기획 완결 군인가족 교육상담 Q&A

부모 곁에 있으려 하는 건 심리적 안정 때문

입력 2020. 05. 18   15:11
업데이트 2020. 05. 1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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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애착


애착 욕구에 적절히 반응해주면
신뢰감 느끼고 세상 긍정적 인식
말보다 신체 접촉으로 형성
자주 안아주고 눈 맞춰줘야 

 
Q. 4세 자녀를 둔 군인가족입니다. 집에 있을 때 아이가 제 옆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심리적 안정을 위해 아이가 부모 근처에 있으려고 하는 것이므로 아이의 애착 욕구에 충분히 반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애착(attachment)은 부모와 같은 주요 보호자와 아이가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유대와 심리적 연결을 의미합니다. 심리학자 존 보울비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고아가 된 아이들을 조사하면서 애착 형성이 아이들의 신체·정서·행동상의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애착은 생후 6개월부터 형성됩니다. 영아는 태어난 직후에는 낯선 사람과 부모, 즉 애착 대상을 구별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나 미소 짓기, 쳐다보기 등 친사회적 반응을 보입니다. 생후 6개월 정도부터 영아는 부모와 떨어져 있지 않으려 하고 애착 대상이 옆에 없으면 불안해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이 시기에 아이는 부모를 심리적 안전기지로 삼아 기어 다니면서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고 부모에게 다시 돌아오는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2세 말께 인지발달로 인해 아이는 부모가 언제 다시 돌아오는지 등을 예측할 수 있어 분리로 인한 불안은 줄어듭니다.

3세 이후부터 부모의 감정·동기를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아이는 부모 행동에 따라 자기의 애착 행동 목표를 수정합니다. 아이가 부모와 가까이 있고 싶어도 바쁜 부모를 보면 울지 않고 기다리기도 합니다. 부모 외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애착을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이므로 아이 스스로 애착 형성을 원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친사회적인 행동을 하면서 애착 관계를 확장해 갑니다.

아이를 안아주고, 눈 맞추고, 미소 지어주고, 가까운 거리에서 편안하게 손을 잡는 등 신체접촉을 해주는 것이 아이의 애착 형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는 붉은털원숭이의 애착 형성 실험을 통해 애착에서 신체적 접촉의 중요성을 밝혔습니다. 할로는 원숭이 우리 안에 두 개의 원숭이 인형을 놓아두었습니다. 한 인형의 몸통에는 철사를 감아놓고 우유가 나오는 젖병을 연결해 놓았고, 다른 인형의 몸통은 부드러운 천으로 감싸 놓았고 젖병은 없었습니다. 새끼 붉은털원숭이는 철사를 감아놓은 원숭이 인형의 우유를 먹는 때를 제외하고는 부드러운 천으로 감싸놓은 원숭이 인형에게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애착 형성은 가까운 사람과 연결되고 사람들과 지속적인 정서적 유대를 가능하게 하여 정서적·사회적 발달에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아이의 애착 욕구에 적절히 반응해 준다면, 아이는 내가 필요해서 신호를 보냈을 때 부모가 적절히 답신해 준다는 신뢰감을 발전시키게 됩니다. 이런 신뢰감을 바탕으로 아이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세상을 탐험할 용기를 가지게 됩니다. 특히 아이에게 하는 말보다 신체적 접촉으로 아이가 애착을 형성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고 아이를 자주 안아주시고 아이와 눈을 맞추어 주시기 바랍니다.

<도승이 성균관대 교수 한국심리측정평가학회 회장>
상담 질문 이메일 professordoqn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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