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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석 시론]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 제정의 의미

기사입력 2020. 03. 10   15:15 최종수정 2020. 03. 10   15:16

김대석 법무법인(유) 화우 고문, 전 방사청 기동화력사업부장

지난 50여 년간 우리나라는 자주국방을 위한 재래식 무기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술의 국산화에 매진해 왔다. 덕분에 우리는 각종 총기, 탄약, 전차, 자주포뿐만 아니라 미사일, 함정, 항공기까지 우리 손으로 만들고 수출까지 이뤄내는 수준으로 국방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지금까지 무기체계 연구개발을 위한 우리의 국방과학기술은 소요 종속적인 구조였다. 군에서 싸우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에 필요한 도구로서의 무기체계 소요를 내주면 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방식이었다.

이 방식은 재래식 무기의 국산화 개발에는 어느 정도 효과적이었지만, 오늘날 첨단기술 기반의 미래 무기체계 개발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었다.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은 바로 이러한 무기체계 개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방과학기술 연구의 목표는 특정 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국방력을 증진하는 데 있었다. 반면, 새로 제정한 법률은 국방과학기술 연구의 목표가 첨단 국방과학 신기술 그 자체가 되어 완전히 새로운 무기체계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새로 제정된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의 주요 내용을 보면, 무기체계를 만드는 국방연구개발과 기술을 개발하는 국방과학기술을 구분했다. 또 도전적인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협약 방식 도입과 연구개발 기관과의 지식재산권을 공동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특히 법 제1조 목적에서 강한 국방과 함께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국방연구개발은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력 건설에 초점을 맞춰 무기체계 국산화 개발에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방위산업 육성 방향도 군의 무기체계 소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능력과 전시 대비 원자재 비축이나 생산시설 유지가 주된 관심사였다. 이러한 근본적인 정책 방향의 변화 없이 최근 수년 동안 방위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 노력은 성과가 제한적이고 한계가 있었다.

또 협약 방식의 국방과학기술 연구개발, 성실 실패제도의 적용 확대, 지식재산권 공동 소유 등 국가 연구개발 역량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획기적인 변화로 보인다.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 제정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국방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방산수출의 도약적 발판을 만들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법률이 제정됐다고 그냥 이루어지는 건 아닐 것이다. 지금부터 이 법을 시행하는 관계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국가적 미래선도 기술 역량을 국방과학기술로 선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야만 국방과학기술의 투자가 안보만을 위한 소비성 지출이 아닌 국가경쟁력을 향상하는 방산수출 주역으로 거듭나는 생산적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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