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참전단체 릴레이 탐방 리멤버 솔저스

[참전단체 릴레이 탐방]연재를 시작하며

김상윤

입력 2020. 02. 04   17:34
업데이트 2023. 08. 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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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 70주년, 고령에 접어든 전쟁영웅들의 이름과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25전쟁 제69주년 행사’에서 한 6·25 참전 용사가 기념영상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태극기로 훔치는 모습. 조종원 기자
6·25전쟁 발발 70주년, 고령에 접어든 전쟁영웅들의 이름과 이야기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25전쟁 제69주년 행사’에서 한 6·25 참전 용사가 기념영상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태극기로 훔치는 모습. 조종원 기자

 

 


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쏟아지는 포탄 속에 목숨 걸고 전쟁터를 누볐던 이들이 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긴 세월이 흘렀고, 우리의 영웅들은 이제 백발의 노인이 됐다. ‘리멤버 솔저스’. 이들의 이름과 숭고한 발자취를 기억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보훈이자, 눈부시게 발전한 대한민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의무다.

2019 연말 기준 생존 용사 8만9600명

6·25전쟁으로부터 70년이 흘렀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 무려 일곱 번이나 지났다. 조국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구한 전장의 영웅들도 세월의 흐름만큼은 이길 수 없었다. 이미 많은 전우를 세상에서 떠나보낸 노장들의 머리에는 흰 머리가, 이마에는 주름이 늘어가고 있다.

생존하는 6·25 참전용사의 수는 해가 갈수록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2019년 연말 기준 확인된 생존 6·25 참전용사는 8만9600명으로, 2009년 24만1583명에서 10년 만에 15만 명 이상이 우리 곁을 떠났다. 2018년에는 10만2834명으로 여섯 자리 수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다섯 자리 수에 진입했다.

생존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고령이다. 85~89세가 5만8613명, 90~94세는 2만2974명으로 85세 이상이 전체의 약 93%를 차지한다. 100세 이상의 초고령자도 106명이나 된다. 70대는 단 88명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2019년’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년이다. 너무도 안타깝지만, 우리의 영웅들이 점점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6·25전쟁 70주년은 생존한 참전용사 대부분이 맞이할 마지막 10주기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백발의 영웅들을 만나 그 육성을 듣고, 부족하나마 예우를 다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우리는 자각해야 한다.

참전용사로 구성된 단체 30개 이상 추정


6·25전쟁 70주년인 올해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동시에 ‘보훈문화’를 널리 확산해야 하는 중요한 해다.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보훈 정책은 전 국민의 진심 어린 공감과 감사 속에 추진돼야 그 의미와 효과를 더할 수 있다.

국가보훈처가 법정단체로서 관리하는 대표적인 6·25 참전단체로 ‘6·25 참전유공자회’가 있다. 이 밖에도 참전용사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결성한 다양한 단체가 존재한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보유한 참전단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6·25 참전용사들로 구성된 단체는 3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중에는 회원 수가 비교적 많은 단체도 있고, 생존자가 얼마 남지 않은 아주 작은 단체도 있다.

기록 남기는 일은 시대적 과제

큰 단체의 경우에는 조직화와 단체 역사에 대한 각종 기록 유지가 비교적 잘 돼 있는 편이나, 소형 단체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더 큰 문제는 구성원 대다수가 거동조차 어려운 고령의 노장들이라는 점이다.

기자가 최근 만난 한 참전단체 소속 회원은 “5년 전에는 단체 회원 모임 날이면 수십 명이 모였는데, 작년에는 단 열 명도 모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참전단체에 전화 연락을 했을 때, 참전용사 본인이 아닌 가족이 전화를 받아 ‘건강상 취재나 통화가 불가능하다’고 답하는 일도 부쩍 늘고 있다.

참전용사들의 증언은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의 역사와 같다. 고령에 접어든 참전용사에 대해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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