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윤
[6.25전쟁 70주년 특별기획] 긴장과 평화의 경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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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제안 동반입대 후 GOP복무 자원
간부·전우들로부터 ‘에이스’ 호칭
육군5사단 표범연대 통일대대 불사조중대에는 뜨거운 형제애와 전우애로 최전방 일반전초(GOP) 철책을 지키는 쌍둥이 형제가 있다. 지난해 4월 동반 입대한 23세 일란성 쌍둥이 김진완(형)·진우(동생) 일병 형제다.
두 사람은 언뜻 보면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쉽게 구별되지 않는다. 그만큼 외모도 성격도 참 많이 닮았다. 단 1분 차이로 태어나 평생을 가장 친한 친구로 믿고 의지하며 함께 성장해 왔기 때문.
GOP 복무를 자원해 뜻깊은 군 생활을 만들어 보자고 먼저 제안한 사람은 형 김진완 일병이다. 고교 시절, 학군사관(ROTC) 출신 역사 선생님으로부터 폭설이 내렸던 GOP에서의 생생한 추억담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분신과 같은 동생과 함께라면 힘든 GOP 근무를 이겨내고 평생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의기투합한 형제는 동반입대 후 GOP 복무를 자원한다. 그리고 당당히 면접에 합격해 최전방에 설 자격을 얻게 된다.
형제는 간부와 전우들로부터 ‘에이스’로 불리고 있었다. 임무도, 생활도, 전우 관계도 특별히 모범적인 용사만이 얻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칭호다. 특히 쌍둥이 형제처럼 자대 전입 몇 개월 만에 에이스에 오른 사례는 흔치 않다고 한다. 생활관을 쓰고 있는 한 동료 병장은 “GOP 복무를 자원한 용사들 대부분이 우수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친구들이 가끔 있다. 쌍둥이 형제가 딱 그렇다”고 설명했다.
쌍둥이 형제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두 사람은 쑥스러운 듯 서로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형은 동생이, 동생은 형이 군 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형은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영상감시병, 동생은 야외 초소에서 경계를 서는 경계병이다. GOP 부대의 특성상 이렇게 근무형태가 다르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도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할 기회가 생각만큼 많지 않다. 그러나 두 형제는 가끔 근무교대 중 마주칠 때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 순간 모든 피로가 싹 사라지는 느낌이란다.
서로 격려하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모든 GOP 부대원들의 공통점이다. 일반적으로 전방부대는 군기가 세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 형제의 공통된 생각이다. 임무가 힘든 만큼 전우 사이는 더없이 돈독하다는 것. 이렇게 GOP의 전우들은 서로서로 가족이 돼준다. 그 힘으로 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최전방의 생활을 이겨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로 닮아간다.
동생 김진우 일병은 “우리 형제뿐만 아니라 최전방 복무를 자원한 용사들은 강한 책임감과 자부심 등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며 “또한,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감대와 유대감이 점점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두 형제는 “GOP에서 복무하는 용사들은 남들과 다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방지역 병사들보다 휴가를 좀 더 길게 나갈 수 있다는 것일까? 형제는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민국 최전방 철책을 지키는 특별한 경험, 그 자체가 가장 큰 혜택입니다. 쉽지 않은 임무를 완수하며 기른 강한 근성과 책임감이 전역 후에도 나만의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군 생활입니다. 겁내지 말고 과감하게 최전방 복무를 지원하세요. 그리고 저희 형제처럼 군 생활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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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상윤/사진=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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