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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철책 경험, 나만의 자산 될 것”

김상윤 기사입력 2020. 01. 29   17:22 최종수정 2020. 01. 29   17:38

[6.25전쟁 70주년 특별기획] 긴장과 평화의 경계를 걷다

DMZ 철책 너머로 보이는 백마고지 전경. 6·25전쟁 당시 최대의 격전지로 27만5000여 발의 포탄이 떨어져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고지 모양이 백마처럼 변했다고 한다.

지난해 4월 동반 입대해 육군5사단 표범연대 통일대대 불사조중대에서 뜨거운 형제애와 전우애로 최전방 GOP 철책을 지키고 있는 23세 일란성 쌍둥이 김진완(형·오른쪽), 진우 일병 형제.

● 육군5사단 표범연대 불사조중대 일란성 쌍둥이 김진완·진우 일병

형 제안 동반입대 후 GOP복무 자원
간부·전우들로부터 ‘에이스’ 호칭


육군5사단 표범연대 통일대대 불사조중대에는 뜨거운 형제애와 전우애로 최전방 일반전초(GOP) 철책을 지키는 쌍둥이 형제가 있다. 지난해 4월 동반 입대한 23세 일란성 쌍둥이 김진완(형)·진우(동생) 일병 형제다.

두 사람은 언뜻 보면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쉽게 구별되지 않는다. 그만큼 외모도 성격도 참 많이 닮았다. 단 1분 차이로 태어나 평생을 가장 친한 친구로 믿고 의지하며 함께 성장해 왔기 때문.

GOP 복무를 자원해 뜻깊은 군 생활을 만들어 보자고 먼저 제안한 사람은 형 김진완 일병이다. 고교 시절, 학군사관(ROTC) 출신 역사 선생님으로부터 폭설이 내렸던 GOP에서의 생생한 추억담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분신과 같은 동생과 함께라면 힘든 GOP 근무를 이겨내고 평생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의기투합한 형제는 동반입대 후 GOP 복무를 자원한다. 그리고 당당히 면접에 합격해 최전방에 설 자격을 얻게 된다.

형제는 간부와 전우들로부터 ‘에이스’로 불리고 있었다. 임무도, 생활도, 전우 관계도 특별히 모범적인 용사만이 얻을 수 있는 자랑스러운 칭호다. 특히 쌍둥이 형제처럼 자대 전입 몇 개월 만에 에이스에 오른 사례는 흔치 않다고 한다. 생활관을 쓰고 있는 한 동료 병장은 “GOP 복무를 자원한 용사들 대부분이 우수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친구들이 가끔 있다. 쌍둥이 형제가 딱 그렇다”고 설명했다.

쌍둥이 형제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두 사람은 쑥스러운 듯 서로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형은 동생이, 동생은 형이 군 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형은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영상감시병, 동생은 야외 초소에서 경계를 서는 경계병이다. GOP 부대의 특성상 이렇게 근무형태가 다르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해도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할 기회가 생각만큼 많지 않다. 그러나 두 형제는 가끔 근무교대 중 마주칠 때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 순간 모든 피로가 싹 사라지는 느낌이란다.

서로 격려하며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은 모든 GOP 부대원들의 공통점이다. 일반적으로 전방부대는 군기가 세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 형제의 공통된 생각이다. 임무가 힘든 만큼 전우 사이는 더없이 돈독하다는 것. 이렇게 GOP의 전우들은 서로서로 가족이 돼준다. 그 힘으로 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최전방의 생활을 이겨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서로 닮아간다.

동생 김진우 일병은 “우리 형제뿐만 아니라 최전방 복무를 자원한 용사들은 강한 책임감과 자부심 등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며 “또한,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감대와 유대감이 점점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두 형제는 “GOP에서 복무하는 용사들은 남들과 다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방지역 병사들보다 휴가를 좀 더 길게 나갈 수 있다는 것일까? 형제는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민국 최전방 철책을 지키는 특별한 경험, 그 자체가 가장 큰 혜택입니다. 쉽지 않은 임무를 완수하며 기른 강한 근성과 책임감이 전역 후에도 나만의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군 생활입니다. 겁내지 말고 과감하게 최전방 복무를 지원하세요. 그리고 저희 형제처럼 군 생활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되길 바랍니다.”


● 6·25격전지, 이젠 화해의 지대로 사상 첫 DMZ 유해 발굴 


국군 두 차례 사수한 화살머리고지
유해 261구 유품 6만7000여 점 발굴


지난해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진행된 사상 첫 DMZ 유해발굴 현장의 모습.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일대에 있는 화살머리고지는 백마고지 남서쪽 약 3㎞ 지점에 있는 해발 281m 고지다.

화살 머리처럼 남쪽으로 돌출된 모습에서 고지 이름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아군 GP에서 북측 GP를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다.

정전협정 직전인 1953년 중공군은 국군이 확보 중인 화살머리고지 일대를 탈환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고, 이에 국군은 두 차례의 방어전투를 치르면서 고지를 사수했다.

이 고지는 6·25전쟁 70주년에 특히 큰 의미가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 지난해 남북 분단 이래 사상 처음으로 비무장지대(DMZ) 유해발굴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남북 공동유해발굴은 추진되지 못했지만, MDL 이남 우리 측 지역에서만 유해 261구와 유품 6만7000여 점이 발굴됐다. 특히 한반도 평화정착 및 9·19 군사합의 이행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군의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준 것도 중요한 성과다. 지난해 연말에는 이 고지에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기념관까지 세워졌다. 국방부는 올해도 DMZ 유해발굴을 더욱 확대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백마고지는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에서 북서쪽으로 약 12㎞ 지점에 있는 해발 395m의 고지다. 6·25전쟁 당시 고지 주인이 24번이나 바뀐 최대의 격전지로 꼽힌다.

고지 이름도 치열했던 전투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396m 고지에 27만5000여 발의 포탄이 떨어져 산의 높이가 1m가량 낮아졌고, 모든 초목이 불타 산등성이가 허옇게 변했다. 이렇게 달라진 지형이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백마가 누워있는 듯한 형상이어서 백마고지란 이름이 붙었다는 것.

백마고지 일대에는 중공군에 맞서 승리를 거둔 ‘김종오 장군 기념관’과,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두 손 모은 모습이 형상화된 ‘백마고지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위령비 너머는 DMZ다.

백마고지~화살머리고지를 아우르는 ‘철원 DMZ 평화의 길’은 지난해 6월 1일 민간에 공식 개방됐다. 6·25전쟁의 격전지 일대가 평화의 길로 변모한 것이다. 15㎞에 이르는 이 구간에는 화살머리고지를 관망할 수 있는 비상주 감시초소(GP)가 포함돼 있다. GP 시설이 민간에 개방된 것은 남북 분단 이후 이곳이 최초였다. 현재는 운영이 잠시 중단된 상태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문제가 해결되면, 운영이 재개될 예정이다. 


글=김상윤/사진=조용학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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