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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다진 ‘국방개혁 2.0’ 전방위 위협 정면 돌파

기사입력 2020. 01. 07   16:50 최종수정 2020. 01. 07   17:33

● 2020년 국방 환경 및 여건 전망


지난 한 해 다양한 양상의 군사위협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전개됐다. 비핵화 협상 고착 국면이 지속되면서 북한의 저강도 전략 도발이 빈번히 발생했으며 남북 간 군사합의는 특별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향후 비핵화 협상의 진전 여부와 정도에 따라 한반도의 군사적 안정성은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 방사포 등 재래식 군사능력 발전에도 대비해 나아가야 한다. 동시에 상황 변화에 따라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고 상호 위협감소와 협력적 안보를 통한 남북 간 긴장 완화의 기회도 활용하는 유연하고 유능한 국방태세의 유지가 요구된다. 한국국방연구원 소속 전문가들이 내놓은 2020년 국방 환경과 여건 분석 및 전망을 통해 우리 국방·안보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1 불안정한 역내 환경

비핵화 협상 불확실성·주변 4강 대립 상존


2019년에는 주변국과의 잠재적 갈등 가능성이 과거와는 다른 정도로 부각됐다.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저공비행으로 우리 군함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중국 및 러시아의 군용기는 통보 없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는 일이 빈발하는 가운데 지난해 7월 23일에는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는 사태마저 발생했다.

일본의 무역 거래 제한 조치는 한·일 및 한·미·일 간 안보협력 기반에 타격을 줬으며 경제영역에서 안보영역으로 국가 간 갈등이 전이되는 새로운 양상을 보였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모두 잠재적으로 한국의 안보와 국방이 대응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새로운 안보·국방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2020년의 국방환경도 2019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비핵화 협상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매우 높으며 주변 4강의 이해관계 대립을 부추길 수 있는 정치·경제·군사적 잠재요인들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안정한 역내 환경에서 우리에게 가해지는 전방위 위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국방태세 유지와 군사력의 내실 있는 발전의 추진이 중요하다.



2 ‘국방개혁 2.0’ 그 후
북·미 핵 협상 살피며 군사합의 진전 위한 준비해야 


전방위 위협 대비 군사력 발전 방안 


국방부는 201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전방위 위협에 대비한 군사력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북한의 핵·WMD 위협에 대한 전략적 억제능력 확보와 핵심 군사능력과 작전대응능력을 구비하는 군 구조 개편 등이다. 둘째는 합참 중심의 사이버 작전수행체계를 정립해 국방 사이버 안보 대응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셋째는 전투력 강화를 위해 전투중심의 인력구조 개편, 예비전략 정예화, 전투부대의 간부 증원을 추진하는 것이다. 2020년에는 이러한 과제가 더욱 구체화되고 가시화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다.

2020년은 또한 국방개혁 2.0 이후의 개혁을 구상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며, 동시에 9.19 군사합의의 실효성을 높여 한반도의 군사적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시기다.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가 올 경우 군사합의서상에 명시된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합의서 이행을 협의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따라서 북·미 핵 협상과 남북관계 진전 여부를 면밀히 살피면서 군사합의 진전을 위해 필요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3 국방인력 감소 대비
급격한 인구 감소·젊은 세대 유입 따라 軍 인력·인사 제도 변화 예상


국방력을 구성하는 인적 구성 요소, 즉 현역·예비군·민간인력 등과 같은 국방인력은 무기체계 등의 물적 구성요소들과 달리 예산 투자를 통해 단기간 내 조정이 어렵다는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바람직한 국방인력정책의 추진을 위해서는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의 환경적 변화 요인을 극복 또는 활용하는 장기적이고 세심한 정책수립이 요구된다. 양적인 측면이란 병력 소요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인적자원의 확보다. 인적자원의 풍부 또는 부족 여부에 따라 인력정책의 선택 폭은 달라진다. 질적인 측면이란 양적으로 제한된 규모의 인력을 보다 우수한 자원으로 획득 및 유지하는 활동이다. 앞으로 한국의 국방인력정책은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기존과 다른 수준의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양적인 측면에서 청년층 인구의 감소로 인해 병력 소요를 채우기 곤란할 정도로 병역자원의 절대적 부족 상황이 실질적으로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하나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더 심각한 인구절벽, 즉 청년층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라는 절대적 제약 요인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범부처 차원에서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2019년 분야별 추진 기본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2020년에는 기본 방향에 따라 부처별 과제의 실행, 즉 국방 차원의 협력과 구체화된 실행 계획에 대한 요구가 강화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방인력정책 차원에서는 병력 소요를 충원하기 위해 필요한 병역자원의 부족 심화에 대비한 실행 계획의 마련이다.

인구구조의 변화로부터 초래될 도전은 예상보다 매우 심각하다. 한국은 출산율을 제고하려는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임기 여성의 평균출산율을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1 미만인 유일한 국가이며, 출생아 수도 30만 명 선 유지를 위협받고 있다. 생산인구는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서 2020년부터 감소세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202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인력 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인구 감소는 경제·사회·교육 등 사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국방 분야의 경우 병역자원 급감으로 나타날 것이다. 추계에 따르면 2018년 35만 명 수준에서 2025년에는 23만 명 수준으로, 2037년 이후에는 20만 명 이하로 급감할 것이 예상된다.

질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절대 인구규모의 감소와 별개로 다문화 출생 인구가 연령별로 약 10%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인구 구성의 급격한 변화 또한 예정되어 있다. 더불어 스마트 기기 활용에 능숙하고 권위와 폐쇄성을 거부하는 젊은 세대들이 사회에 진출함에 따라 기존과 전혀 다른 사회 및 군 조직문화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관은 물론 과거 세대와 다른 역량과 능력을 가진 젊은 세대들에 맞는 군의 인력 및 인사 제도적 변화가 요구될 것이다.


4 소수정예군 건설의 쟁점
드론봇 등 첨단 과학기술 중심 전력구조 개편


이러한 환경에 대비해 국방부는 드론봇, 정찰위성, 중·고고도 무인항공기 활용 등 첨단과학기술 중심으로 전력구조를 개편하여 상비병력 감축에 대응하는 것을 거시적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의 개혁은 단지 계획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양과 질 두 가지 측면에서의 인력환경 변화를 반영함과 동시에 ‘소수정예군 건설’이라는 현 국방개혁 기조의 실질적 구현을 위한 노력과 일치한다. 이러한 노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020년에는 다음과 같은 쟁점들이 주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국방개혁 2.0에 의한 목표연도 병력감축계획이 마련되어 있으나, 안정적인 목표 인력 구조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인력구조의 정비 및 인력운영계획 수립이 요구될 것이다. 지난 시기 국방개혁 계획에 따라 병력감축에 대한 논의가 지속됐으나, 부대개편 지연 등으로 병력 감축 규모와 계획은 반복적으로 수정 또는 지연되어 온 바 있다. 이러한 지연으로 병력의 구체적 형상으로서 인력 구조와 인력운영 계획이 상호 연계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 온 것이다.

둘째, 부족한 가용 병역자원의 확보와 효율적 활용을 위해 병역제도의 세부적 운영계획 수립이 요구될 것이다. 국방부는 2018년 말부터 검토를 추진하여 2019년에는 다양한 노력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부족한 병역자원의 확보를 위해 전환복무의 단계적 폐지 및 다양한 대체복무제도에 대한 지원규모 축소 등을 결정했다. 나아가 사회문화적 가치관과 기준의 변화로 인해 요구됐던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입법, 국제노동기구(ILO)의 국제노동규약 비준에 따른 보충역제도의 정비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9년의 노력은 제도적 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2020년에는 실질적 구현과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셋째, 상비병력 감축에 따른 실질적인 예비군 정예화 필요성이 더욱 대두할 것이다. 과거의 국방개혁 추진과정에서도 상비병력 축소에 대한 대응방안으로서 예비군 정예화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나아가 상비병력 규모의 감축으로 인해 예비군 대상 자원의 감소가 중장기적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가시적인 성과나 뚜렷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적 평가도 존재하나, 예비군의 실질적 정예화는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예비군 대상 자원 감소라는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발전적 방안은 무엇인지 등이 더욱 중요한 쟁점으로 등장할 것이다.

넷째, 병영 생활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복무정책 패러다임 제시와 정착이 요구될 것이다. 최근 들어 병사 휴대전화 허용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병 복무환경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디지털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는 것에 익숙한 청년 세대들의 입대 전 문화 및 환경 특성은 물론 봉급 인상, 생활환경 개선 등은 과거와 전혀 다른 복무환경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통제적 리더십과 복무관리 방식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요구는 더욱 구체화될 것이다.


5 인력 외 국방자원을 둘러싼 과제
기술·제도·조직·시설·무기체계 등 다양한 쟁점 부각


국방자원은 인력, 기술, 제도와 조직, 시설, 무기체계, 재원 등을 망라한다. 인력을 제외한 자원의 경우 다음과 같은 쟁점들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국방 분야에서 ‘기술’은 예전에 비해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아직 출발점에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접목하는 방안을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국방부는 2019년 1월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4차 산업혁명 기반 국방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국방운영(20개 과제), 기술·기반(10개), 전력체계(31개) 분야에서 기본사업 61개를 선정했다. 기본사업은 2020년 국방예산안에 5500억 원,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 4조700억여 원이 반영됐다. 특히 총 수명주기(Total Life Cycle) 관리체계의 제한사항을 해소해 정착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게 제기될 것이다. 이에 필요한 전문조직의 보강뿐 아니라 자료 관리체계 구축, 체계적 관리시스템 보완 등이 요구될 것이다. 아울러 교육훈련과 군수지원분야에서 기술·기반 분야, 전력체계 분야까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되도록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다.

둘째, 국방자원 운영 효율화를 달성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정착이 요구될 것이다. 국방자원 효율화는 인력, 무기체계, 군사시설, 군수지원 등 전 분야에서 요구되고 있다. 예컨대 성과기반군수지원(PBL) 체계는 지금까지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PBL 사업의 확대와 이를 위한 기반체계의 강화, 제도개선 사항 등을 식별해 확대 및 발전의 토대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선 PBL 적용대상의 장비 선정기준 및 추진 절차의 체계화가 요구될 것이다. 수리부속 수요의 예측 정확도 향상과 노후장비의 적정 장비유지비 편성도 운영 효율화의 한 사례이다. 군사시설에 적정 유지보수비를 투입해 중장기적으로 군사시설의 신축 소요를 축소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전투 지원 분야에 민간인력, 자본, 시설, 경영기법 등을 활용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것도 대표적인 효율화 사례다.

셋째,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조성이 더욱 구체적인 수준에서 요구될 것이다. 2020년에도 전국에 방치된 군 유휴시설들을 철거하고, 무단 점유된 공·사유지를 정리해야 하며, 군 공항 이전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해야 한다. 국방개혁 2.0 추진에 따른 부대구조 개편으로 군사시설 재배치가 진행 중이다. 육군은 부대개편 계획에 따라 1000여 개의 주둔지를 700여 개로 줄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 공동화 현상을 최소화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 추진 정책이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넷째, 효율적 국방획득 체계 개선이 요청될 것이다. 무기체계의 전력화 지연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주된 이유는 행정조치 지연, 재원 부족, 연구개발 지연, 소요 수정 등이다. 행정조치 지연은 선행연구, 사업추진 방법 결정, 전력소요 검증, 사업타당성 조사에 따른 사업 준비 미흡, 중기예산 반영 지연 등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이러한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지연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 마련 등이 요구될 것이다.


6 계속되는 국방획득 진화


방위사업청은 2018년부터 ‘국방획득절차 간소화’를 추진해 74개 단계를 71개 단계로 3개 단계 간소화하고, 2019년 11월에 ‘전력소요검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전력소요검증 제도 개선’을 통해 소요검증-사업타당성 병행 추진, 단위소요 약식 검증 추진(4개월), 소요검증 대상 총사업비 기준 상향(1000억 원→3000억 원) 등이 추진되고 있다. 국방획득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의사결정 절차를 단순화하고, 절차 중심의 운영으로 경직된 제도를 기술 발전이나 환경 변화 등이 적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사업 추진 방식도 소요 긴급성, 무기체계의 특성에 따라 유연한 사업추진 방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2020년에는 진화적 획득을 위한 소요 결정 및 사업관리체계 구축과 신속획득제도 발전도 요구받게 될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 안석기·백재옥 책임연구위원
홍우택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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