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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합동 근접항공지원, 승리 열쇠는 소통과 협력

기사입력 2019. 12. 26   15:55 최종수정 2019. 12. 26   16:10

49 (끝) 게임 속 근접항공지원(CAS)

게임 속 공중지원 비중 크고 자주 등장
위력적인 힘 압도적인 변수로 작용
전투기 수적·양적 우세는 선결과제
현대전서도 병과간 협동작전 중요


1990년대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A-10 탱크킬러'. 필자 제공
  

지상전을 주로 다루는 콘텐츠라 하더라도 전투기나 폭격기가 완전히 빠지는 경우는 현대전에서 보기 드물다. 전선에서 직접 적과 맞부딪치는 보병을 향한 화력지원은 포병의 원거리 지원뿐만 아니라 근접항공지원(Close Air Support)도 존재한다. 지상과 공중에서 이루어지는 하모니로 만들어지는 근접항공지원은 게임 안에서는 어떻게 등장할까?


하늘에서: 공격기들의 화려한 공중지원

밀리터리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에는 얼핏 화려한 도그파이트 중심의 공중전만 등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지상지원 임무들이 적지 않게 등장하며 재미도 상당한 편이다. 비행 시뮬레이션의 인기가 사그라든 요즘에는 주력 장르가 아니지만, 전성기였던 초창기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적 대공포화를 뚫으며 시도하는 지상지원은 비행 시뮬레이션의 주력 콘텐츠 안에 들어갈 정도의 비중을 자랑했다.

화려한 3차원 기동으로 창공을 누비며 적의 꼬리를 잡는 전투기들의 도그파이팅 같은 맛은 없었지만, 이들의 지상지원 임무 또한 그저 폭탄이나 떨어뜨리고 돌아오는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촘촘하게 박혀 있는 대공미사일 기지를 외곽부터 깎아나가야 했고, 적기들의 방해 속에 표적들을 공격하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임무는 아니었다.

비행 시뮬레이션은 아니지만, 전투기 탑승 시점에서의 항공기 액션 게임으로 이름이 높은 ‘에이스 컴뱃’ 시리즈에서도 지상지원 임무는 가볍게 다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작인 ‘에이스 컴뱃 7’에서는 임무의 대부분이 지상지원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어 공중전을 원하는 플레이어들로부터는 작은 원성도 들을 정도였다. 그러나 쉴 새 없이 오가는 무전교신의 급박함으로 만들어내는 상황 연출 속에서 ‘에이스 컴뱃 7’의 지상지원 과제는 지루할 틈 없는 액션으로 가득 차며 근접항공지원에 대한 공중에서의 시각을 적절하게 포착해 낸다.

‘F-15 스트라이크 이글 Ⅱ’의 지상지원 장면.

지상에서: 공중지원에 힘입어 밀고 나가는 보병들

1인칭 슈팅 액션 게임인 ‘모던 워페어’에는 ‘킬스트릭’이라는 기능이 들어 있다. 플레이어가 일정 수 이상의 킬을 기록하면 획득할 수 있는 특수 기술인데, 이 중에는 근접항공지원이 포함돼 있다. 멀티플레이어 레벨 15 이상에서 5킬을 기록하면 활성화되는 ‘정밀공습’ 킬스트릭에는 목표를 지정하면 A-10 2대가 날아와 제대로 된 기총소사를 보여준다. 공중으로부터의 엄폐가 없는 상황에 놓인 적은 스치기만 해도 즉사 판정이 떨어질 정도로 위력적인 항공지원은 게임 중후반부의 압도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유명한 ‘콜 오브 듀티 4’의 건십 공중지원 임무도 빼놓을 수 없다. 흑백의 열영상 화면을 보며 지상을 향해 다양한 화력을 쏟아붓는 이 장면 또한 압도적인 공군력에 기반을 둔 근접항공지원의 사례로 여러 게이머 사이에서 회자되는 장면이다.

또 다른 인기 FPS(1인칭 슈팅 액션 게임)인 ‘배틀필드 V’에서는 아예 플레이어가 직접 공중지원기에 탑승해 지상전을 지원할 수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근접항공지원에 나서는 플레이어들은 2차 대전기의 공습 방식을 그대로 체험하게 된다. 독일군 소속으로 슈투카를 타고 굉음을 내며 급강하 폭격으로 적진을 유린하거나, 영국군 소속 스핏파이어를 타고 적의 공중지원을 차단할 수 있다. 공군 단독작전이 아니라 지상군과의 긴밀한 연계 없이는 별 효용이 안 날 수 있기에 팀원 간 적절한 커뮤니케이션과 상황 파악이 필수다.

‘콜 오브 듀티 4’의 건십 공중지원 임무. 지상의 보병과 교신하며 몰려오는 적들을 압도적인 화력으로 분쇄하는 장면은 한편으로는 CAS의 위력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섬뜩한 화력의 무서움도 안겨주었다.   필자 제공

전략도상에서: 협력과 연계를 통해 만드는 전략의 시너지로

상공의 항공기 시점, 실제 근접항공지원의 엄호를 받는 지상군 시점을 모두 얘기했다면, 이제는 도상에서 전략의 우위를 논하는 관점도 다뤄야 할 것이다. 이 부문에서 근접항공지원의 효과를 제대로 겪어볼 수 있는 게임으로는 ‘하츠 오브 아이언 Ⅳ’가 있다.

2차 대전기를 배경으로 두고 주요 열강부터 추축군, 기타 군소 국가까지 다양한 시점에서의 대전 개입이 가능한 ‘하츠 오브 아이언 Ⅳ’에서 공군의 역할은 크게 전략/전술폭격과 제공권 점유 그리고 근접항공지원으로 구분된다. 대형 폭격기들이 적 후방의 교통과 시설을 타격해 전략적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비롯된다면, 실제 지도상에 그어진 전선의 교착을 뚫어내는 지원 역할은 근접항공지원이 담당한다.

플레이어는 적절한 생산시설의 투자를 통해 공군 장비를 생산하고 교리를 개발해야 한다. 개전 전까지 구축한 장비들은 개전과 동시에 주요 비행장에 배치되며, 각각 위에서 언급한 여러 임무에 투입된다. 예비 항공기 없이 전 기체를 전투에 투입하면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곧 출격 횟수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곧 항공전력의 열세를 가져오게 된다.

제공권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입하는 근접항공지원 또한 막대한 피해를 강요당한다. 따라서 지상에서의 공중 우세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저 근접항공지원기나 전술폭격기만 잔뜩 뽑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 단위에서의 수적·양적 우세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제시된다.

물론 이런 선택이 쉬운 것은 아니다. 국가별로 항공기 기술의 우열이 구분돼 있고, 제한된 자원과 인력을 지상 병력과 어떤 비율로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남기 때문이다. 근접항공지원의 강력함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여기에 소모되는 막대한 금속자원과 석유자원이 부족한 형국이라면 대규모의 항공지원대 운용은 꿈속의 일로만 머무르기 십상이다. 게다가 항공에만 집중하다 지상군이 밀리기 시작하면 비행장 방어마저 불가능해져서 항공지원은 말로만 쉬운 ‘적절한’ 지점에서의 운용을 요구하며 플레이어의 생각거리를 더 만들어낸다.

갈수록 더 많은 장비가 다양한 경로를 통한 공방을 만들어내는 현대전에서 공-지 합동은 고전적인 협력전이면서 동시에 오늘날까지도 가장 강력한 효과를 드러내는 병과 간의 협동작전이기도 하다. 게임을 통해 근접항공지원 참가 병과들의 세세한 모습부터 전체적인 작전의 흐름까지를 살펴보며 느끼는 공통적인 지점은, 서로 다른 병과 간에 이루어져야 하는 두터운 의사소통과 협력이다. 전장이 복잡해질수록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함께 커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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