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미세먼지 나쁜 날에도 하루 3번 10분씩 환기해야

입력 2019. 12. 16   16:11
업데이트 2019. 12. 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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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미세먼지가 나쁠 때 실외운동해도 되나요?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의 건강 유지 측면을 고려해 일반인이 실외운동을 해도 건강에 해롭지 않은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정했다.  필자 제공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의 건강 유지 측면을 고려해 일반인이 실외운동을 해도 건강에 해롭지 않은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정했다. 필자 제공

“왜 여성들의 폐암 발생률이 높을까?” 내 주변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도 폐암에 걸린 여성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 간접흡연, 라돈 등 화학물질 등을 요인으로 본다. 그런데 최근에는 실내 미세먼지가 주범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많다. 국제암연구소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미세먼지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3년 3월 24일 발표된 중국의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도 이를 증명한다. 요리를 자주 하면서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여성이 그러지 않은 여성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3.4~8배나 높았다는 것이다. 조사에 참여한 여성 폐암 환자들은 모두 비흡연자였다. 그러니까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밀폐된 주방에서 요리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폐암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2019년 11월 11일 주관한 ‘국민건강콘퍼런스’에서는 실내공기 관리에서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동주택이 많은 나라이며, 특히 최근에 지어진 공동주택 형태는 환기가 잘 안 되는 구조가 많다. 또 도로변에 위치한 공동주택의 경우 환기를 잘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여기에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문을 닫아서 환기를 잘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실내공기가 나빠지고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것을 바로잡고 환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건강 콘퍼런스’를 연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환기하는 것이 좋을까?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가 좋거나 보통인 날뿐만 아니라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일정 시간 환기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예컨대 미세먼지 농도가 좋거나 보통인 날은 하루 3번, 한 번에 30분 이상 환기한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도 하루 3번 한 번에 10분씩 짧게 환기하도록 했다. 장시간 실내 환기를 하지 않는 경우 이산화탄소·폼알데하이드·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축적되므로 건강에 더 나쁘다는 것이다. 특히 음식물 조리 후 30분 이상 환기는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이런 권고에는 여러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 과학적인 배경이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 공기정화장치가 없는 실내와 외부 중 어느 곳이 더 안전할까? 의학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실내는 조리나 청소시간을 제외하고는 실외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낮다고 말한다.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주의보 이상(PM2.5 75㎍/㎥ 2시간 이상 지속)인 경우 실내가 실외보다 안전하다는 것이다. 다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하루에 짧은 시간이라도 환기는 필요하다는 걸 알아두어야 한다.

어머니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학교 내 환기는 어떻게 하고 공기청정기는 어떻게 활용하는가?”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창문을 닫고 공기정화장치(기계식 환기설비,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다만 가동 전 반드시 공기정화장치에 설치된 필터가 교체주기가 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또 수업시간 중 최소 1회에 10분 정도 환기는 필수적이다. 공기청정기의 경우 일부 세척 가능한 필터는 필터의 먼지를 제거하고 재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보건용 마스크는 장기간 사용이나 세척 후 사용은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저하되므로 재활용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지나칠 정도로 야외활동 자제를 권고해 왔다. 그러나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무조건 운동을 줄이기보다는 국민의 건강 유지 측면을 고려했다. 따라서 일반인이 실외운동을 해도 건강에 해롭지 않은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정했다. 이러한 기준은 미세먼지에 대한 지나친 걱정으로 신체활동을 필요 이상으로 줄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에서 정한 것이다. 앞으로 미세먼지로 인해 실외활동을 제한하는 생활 불편을 어느 정도 해소하게 돼 필자는 좋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미세먼지 농도까지 밖에 나가거나 운동해도 괜찮은 것일까? 이날 답변에 나선 의학 전문가들은 건강한 일반 국민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75㎍/㎥까지는 평상시와 같이 일상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건강하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초과 시 마스크를 착용하되, 50~75㎍/㎥ 구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벼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취약계층(노인·임산부·기저질환자)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35㎍/㎥ 정도까지 평상시와 같은 활동을 하고, 이 수치를 넘어서면 과도한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지금까지 미세먼지가 나쁨이면 실내에서 지내던 필자도 밖에 나가 활동할 계획이다.

일러스트=반윤미
일러스트=반윤미

공기오염도가 높을 때는?

어린이는 취약계층에 속한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는 초미세먼지가 나쁨 단계인 35㎍/㎥ 이상일 경우 건강 취약계층(노인·임산부·기저질환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그러나 어린이들에겐 초미세먼지 농도가 50㎍/㎥까진 마스크 없이 외출이 가능하다고 권고했다.

다만 호흡기질환자는 의사와 상의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이산화질소·오존·벤젠 등의 오염도가 단기기준을 초과하는 상황일 때가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정부에서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건강 취약계층인 경우 운동을 자제하도록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심각한 오염은 운동이 가져다줄 수 있는 건강효과보다는 해로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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