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회
8 해군작전사령부 7기동전단 세종대왕함 훈련 체험 - 임 미 소 프로 골퍼
2008년 취역한 세종대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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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훈련에 앞서 전입신고
초겨울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 이날 부산작전기지에 들어서자 우람한 자태를 드러내며 정박해 있는 세종대왕함이 눈에 들어왔다. 갑판은 함정 이곳저곳을 정비하는 승조원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장기간 출동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승조원들은 다음 임무 수행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임 위원은 “해군 여러 부대를 가봤지만 이렇게 큰 군함은 처음 본다”며 세종대왕함 일일 승조원 체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장을 안내한 김태성(소령) 전투체계관은 “세종대왕함 승조원들은 대한민국 최초이자 최강 전력인 이지스 구축함을 운용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전투태세 완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정 해군 동정복을 갖춰 입은 임 위원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장훈(대령) 세종대왕함장에게 전입신고를 했다. 장 함장은 “세종대왕함은 취역 후 지난 10여 년 동안 강도 높은 훈련으로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국의 영해를 수호하는 첨병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해왔다”며 “세종대왕함 일일 승조원으로서 성실한 자세로 각종 훈련을 체험하고, 해군 장병들의 노고를 널리 알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종대왕함 도입은 우리 해군의 수준을 선진국 해군에 필적할 정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세종대왕함은 5인치(127㎜) 함포, 128셀의 수직발사대, 청상어, 해성, 전자전시스템, 30㎜ 골키퍼 등 다양한 무기체계를 갖췄다. 특히 세종대왕함의 우수한 광역 대공 방어능력을 눈여겨볼 만하다. 세종대왕함은 2009년 4월 5일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 직후 탐지한 것을 시작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 때마다 이를 탐지, 추적하는 주력 전력으로 활약해 왔다. 2009년 8월 25일에는 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발사되는 순간부터 지상 100㎞의 대기권을 벗어난 후까지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추적했다.
총원 전투배치
견시·조타수 체험…1000㎞ 밖 유도탄 항공기 탐지
신고를 마친 임 위원이 정복에서 근무복으로 갈아입는 사이 함정 스피커에서 “총원 전투배치” 방송이 울려 퍼졌다. 세종대왕함에 전방 미확인 공중물체 발견 상황이 부여된 것. 훈련 상황이었지만 승조원들은 큰 소리로 ‘전투배치’를 따라 외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임 위원도 함교를 향해 힘껏 달렸다. 좁은 통로를 지나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도착한 함교는 이미 부여된 임무에 따라 자리한 승조원들로 가득했다.
“키 왼편 15도 210도 잡아!” “양현 앞으로 20!”
부력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한 임 위원이 함정 기동 방향과 속력을 지시했다. 함교 당직사관 임무를 맡은 임 위원은 전투지휘실(CCC)의 전투 수행 임무 지시에 따라 함을 움직였다.
세종대왕함은 전투지휘실을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승조원들이 전문성을 발휘해 전투 임무를 수행한다. 이지스함의 상징이기도 한 팔각형 모양의 SPY-1D 레이더로 최대 1000㎞ 밖 유도탄과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고, 10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해 2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이 레이더는 기존 고정방식 레이더에 비해 운용 폭이 넓어 공군작전과 연계, 한층 두터운 대공 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임 위원은 함교 당직사관 외에도 견시·조타수 등 다양한 직책의 임무를 체험하며 함교 전투 임무 매뉴얼을 익혔다. 오지은(대위) 갑판사관은 “세종대왕함은 200여 명의 승조원이 한 몸처럼 움직이기 위해 다양한 전투상황을 가정해 임무 숙달 훈련을 반복한다”며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출동할 수 있는 완벽한 전투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포 장약탄 장착
30㎏ 옮기는 승조원들 대단
전투배치 훈련을 마친 임 위원은 함정 탄약고로 자리를 옮겼다. 탄약고에는 함정 주포인 5인치(127㎜) 함포탄이 적재돼 있다. 함수에 설치된 5인치 함포는 20여 ㎞의 사거리와 분당 20여 발의 발사속도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임 위원은 함포 장약탄 장착 훈련을 체험했다. 함포탄을 멀리 날려 보내는 추진체 역할을 하는 장약탄은 무게가 10㎏에 이른다.
안전장구를 갖춘 임 위원은 정호석(상사) 무장부사관의 도움을 받아 장약탄을 5인치 포 드럼으로 이송하는 장치에 장착했다. 임 위원은 “장약탄 하나를 들기도 버거웠는데 무장사들이 30㎏에 달하는 함포탄을 능숙하게 옮기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무거운 함포탄에는 세종대왕함 승조원들의 조국 영해를 수호하려는 굳건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세종대왕함은 함포통제시스템(GWS·Gun Weapon System)의 정밀한 사격통제 능력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격을 할 수 있다. 효과적인 해상화력지원과 지상작전지원이 가능한 비결이다. 2010년 7월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 세종대왕함이 다국적 해군 함정 19척 중 최우수 함정인 탑건(TOP GUN)함으로 선정되며 함포통제시스템의 우수성을 세계로부터 인정받기도 했다.
김용우(대위) 무장관은 “세종대왕함은 평소 지속적인 함포 상태 진단과 포 운용 요원 대상 팀워크 훈련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무장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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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침수 대비 훈련
“훈련! 승조원식당 A급 화재 발생!” 함정 스피커에서 또 한 번 훈련 방송이 흘러나왔다. 승조원 식당에 화재가 발생한 가상의 상황이 부여된 것. 방송과 동시에 세종대왕함은 손상통제훈련에 돌입했다.
손상통제훈련은 함정이 화재나 침수 같은 위기에 처했을 때 전투력을 복원할 수 있는 승조원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이 훈련은 유류, 전기 화재 등을 진화하는 소화훈련과 선체 파공 등을 메우는 방수 훈련으로 구분된다. 함정 후부수리대로 달려간 임 위원은 소화복을 착용한 뒤 신속대응팀에 합류해 승조원 식당으로 향했다. 신속대응팀은 식당을 중심으로 주변 격실을 차단하고 추가 화재를 막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가는 전원을 차단하는 등 초동조치했다. 이후 식당으로 진입해 화마를 진압한 뒤 이동통풍기를 연결해 남아 있는 연기를 함정 외부로 배출했다. 훈련을 마치고 두꺼운 소화복을 벗은 임 위원의 얼굴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김연지(하사) 보수부사관은 “함정에서의 화재는 큰 인명사고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초동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소화반 대원들은 위험한 곳에 내가 먼저 뛰어들어 동료를 구하겠다는 각오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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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의 심장… 연료·물·전기 통제
마지막으로 임 위원은 기관조종실 임무 현장을 견학했다. 기관조종실은 함정 엔진과 발전기를 비롯해 연료, 윤활유, 해수, 청수 등의 각종 펌프와 배선 등을 원격으로 통제하는 곳이다. 함정의 심장 역할을 하는 기관조종실 없이는 출항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또한 승조원들이 필요로 하는 물도, 어두운 함정 내부를 밝혀주는 전기도 사용할 수 없다.
세종대왕함은 연료유·윤활유 계통 고장 처치훈련, 함정 전력 손상 훈련, 타기 고장 훈련 등 다양한 기관과 장비 고장 상황을 가정한 훈련으로 함정의 생존능력을 높이고 있다. 기관조종실을 둘러본 임 위원은 “덥고, 시끄러운 엔진 소리에도 불구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함정이 원활하게 기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장병들이 존경스러웠다”며 “군인은 전투만 하는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원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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