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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문화산책] 홍보와 광고 이야기

기사입력 2019. 11. 21   17:11 최종수정 2019. 11. 21   17:18

최기영 피알비즈 본부장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첼시’ 선수들이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의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홍보일까 광고일까? LPGA에서 뛰는 우리나라 유명 여자 골프 선수들의 모자나 운동복에는 그들을 후원하는 기업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이것은 홍보일까 광고일까?

1950년대에는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치약과 칫솔을 사용했다. 그러나 비싼 가격 때문에 당시 크게 보급되지는 못했다. 그런데 드디어 1952년에 칫솔을, 1954년엔 치약을 ‘락희공업사’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군용보다 3분의 1이나 싸게 판매하면서 우리나라 치약의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한 것이다. ‘락희’는 영문 Lucky를 한자음인 락희(樂喜)로 쓴 것인데, 지금의 LG화학은 이렇게 시작됐다.

하루에 양치질은 몇 번 하는 것이 좋을까? 한때 우리나라는 하루 3번, 식사 후 3분 내, 3분 동안이란 슬로건을 내세운 ‘3-3-3’ 캠페인이 유행이었다. 당시에는 아침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두어 번 정도의 양치질이 보편적이었다. 그런데 캠페인이 전개되면서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하루 세 번의 양치질을 권했고, 신문과 방송에서는 권위 있는 의사들이 이 캠페인에 대한 소견을 얘기하는 등 하루에 세 번 양치질을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난리였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횟수나 시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양치질은 하루에 세 번이 아니라 두 번, 아니면 네 번이 적당하다는 둥, 시간도 식후 3분이 아니라 20분이나 30분 이내에 해야 한다는 등 주장이 엇갈린다.

그렇게 치약과 칫솔이 빠르게 대중화됐지만,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하자 매출은 보합세를 유지하며 더 확대되지 않았다. 기업은 사람들의 양치질 횟수를 늘리면 치약·칫솔의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3-3-3’ 운동이 탄생했다. 그리고 치약·칫솔의 판매는 다시 한번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홍보와 광고는 어떤 역할을 했을까? 아마도 홍보팀에서는 의사를 섭외해 신문에 기고해 달라고 했을 것이다. 광고팀에서는 굳이 그렇게 많은 양의 치약을 짜내지 않아도 되는데, 일부러 칫솔에 듬뿍 바른 치약 광고를 만들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홍보는 불특정 다수의 공중을 대상으로 해당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한편 광고는 그 브랜드의 콘셉트와 부합하는 타깃을 대상으로 제품의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요즘의 광고와 홍보는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그 구분도 모호한 경우가 많지만, 대체로 홍보·광고인들은 이 정도의 정의에는 동의할 것 같다.

영국의 첼시 선수들이 한국 기업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은 홍보에 가깝다. 기업은 첼시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스마트폰이나 전자제품을 고를 때 한 번쯤 그 로고를 상기할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광고와 홍보는 대중의 선택을 받느냐 못 받느냐 하는 긴장되는 성공과 실패의 순간이 항상 기다리고 있다는 점은 공통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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