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인터뷰] 정일식 잠수함사령관·제임스 피츠 미7잠수함전단장

안승회

입력 2019. 10. 28   17:44
업데이트 2019. 10.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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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건 이상 합의 도출
협력·기술 공유로
미래 수중전 대비 

 
70년 한미동맹 굳건
긴밀하게 소통하며
‘파이트 투나잇’유지



정일식(소장·사진 왼쪽) 잠수함사령관과 제임스 피츠(James Pitts·소장) 미7잠수함전단장이 지난 24일 해군제주기지 접견실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50차 한미 잠수함전회의(SWCM)에서 만난 두 사람은 ‘깊이 잠수할수록 우정도 깊어진다(Deeper the water, Deeper the friendship)’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양국 간의 우정과 화합을 다졌다. 한미 잠수함부대를 각각 이끌고 있는 정 사령관과 피츠 전단장으로부터 양국 간 교류협력이 갖는 의미와 부대의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26년간 이어진 한미 잠수함전회의(SWCM)가 이번에 50차를 맞았다. 한미의 정례적 회의를 통한 교류협력의 의미는?

“우리 해군은 지난 30여 년간 잠수함을 운용하면서 무사고 안전항해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전투력으로 디젤잠수함 운용의 모범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성장 과정에 SWCM을 비롯해 한미의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교류협력이 있었다. 이는 우리 잠수함부대 발전에 큰 도움이 됐다. 우리 잠수함 전력의 하드웨어는 독일 기술력에 기반하지만,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동안 작전운용·교육훈련 등 여러 방면에서 미 해군과 협력이 이뤄졌다. 초창기에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교류와 협력을 근간으로 우리 경험을 축적하고 스스로 잠수함 운용술과 전술을 발전시키면서 SWCM을 상호 호혜적 수준의 회의체로 격상시킬 수 있었다.”


-한미 잠수함 승조원들은 국가는 다르지만 직무 특성상 서로 동질감을 느낄 것 같은데.

“한미는 물론 전 세계의 잠수함 승조원들은 특수한 근무환경에서 비롯된 동질감을 느낀다. 외부와 단절된 수중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잠수함은 항상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고, 근무 여건 또한 열악하다. 이러한 이유로 잠수함 근무는 대표적인 3D(Dirty·Difficulty·Danger) 직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극소수의 잠수함 승조원은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욱 강해지고 동료들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한다. 보이지 않는 수중에서 가장 전략적인 임무를 수행한다는 특수성을 토대로 승조원들은 공동의 정신을 공유한다. 바로 꿈이 있고, 역동적이며, 자존감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는 잠수함 승조원이 갖는 새로운 3D(NEW Dream·Dynamic·Dignity)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한미 잠수함부대의 향후 교류협력의 중점과 비전은 무엇인가?

“한미 잠수함부대는 지난 50회의 회의를 통해 500건 이상의 합의 내용을 도출했다. 이를 토대로 한미 잠수함부대는 작전전술, 교육훈련, 상호군수지원 등 전 분야에 걸쳐 포괄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앞으로 계속될 회의 역시 미 해군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다. 특히 잠수함 탈출, 구조능력 향상을 포함한 양국의 잠수함 안전 시스템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전작권 전환과 연계해 미래지향적인 잠수함작전과 전구대잠전 수행을 위한 연합작전체계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수중 무인체계 기술을 공유해 미래 수중전을 대비할 것이다.”



-SWCM이 50차까지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SWCM은 한미 잠수함부대의 동맹을 굳건하게 만드는 좋은 기회다. 심해에서 근무하는 전 세계 잠수함 승조원 커뮤니티는 규모는 작지만 매우 끈끈하게 연결돼 있다. 잠수함 승조원들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교육훈련을 거쳤으며 전투능력과 잠수함 운영 능력을 갈고닦아 개개인의 능력과 팀워크를 높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 있다. 한미 잠수함부대는 이러한 승조원들의 공감대를 토대로 수많은 토의를 진행했다. 이는 잠수함 승조원들의 전투능력을 높이고, 긴급 상황에서 생존 및 구조 능력을 배양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밖에도 두 부대는 SWCM을 통해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시행했을 뿐만 아니라 SWCM이 잠수함 작전과 전술을 발전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더불어 SWCM은 한미 공동의 이익과 동맹국들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지역 안정과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표명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7잠수함전단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한국 잠수함부대와 교류하면서 느낀 소감은?

“한미동맹이 매우 굳건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진해를 방문해 장보고함과 안중근함을 둘러보고 잠수함 훈련시설을 견학했다. 올해 6월에는 한국 해군잠수함사령부를 괌으로 초청해 두 척의 잠수함 모함 중 하나인 에머리 S.랜드(USS Emory S. Land)함을 함께 방문했다. 이러한 교류활동을 하면서 정일식 사령관과 매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또한 한미연합지휘소훈련 시 우리 장교를 진해의 잠수함사령부에 파견했고, 한국 측에선 요코스카의 우리 부대로 장교를 파견해 연합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는 계속해서 한국 해군과 협력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한미 잠수함부대의 향후 교류협력의 중점과 비전은 무엇인가?

“우리의 비전은 한반도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것이다. 한미동맹은 지난 70년간 유지돼 왔다. 우리는 앞으로도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한반도에 최신 기술과 능력을 가져올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다. 향후 한미 잠수함부대는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잠수함 작전과 안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통합하는 방법을 모색해 ‘파이트 투나잇’ 태세를 유지할 것이다.” 글=안승회/사진=조종원 기자


안승회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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