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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어서 먼지 나면…“피부의 적이다”

기사입력 2019. 10. 21   17:06 최종수정 2019. 10. 21   17:12

<89> 미세먼지, 피부와 상극이다



2019년 3월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강타했다. 이때 피부에 묻은 미세먼지를 씻어내기 위한 클렌징폼·오일·비누 등이 포함된 세안제 부문 매출이 58% 급증했다(올리브 영 집계). 왜 여성들이 클렌징 제품군에 관심을 가지게 됐을까? 바로 미세먼지가 피부에 매우 나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화장품 중에서 클렌징 제품은 에센스·로션·크림 등 피부관리 제품과 달리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제품으로 분류됐다. 이 이야기는 값비싼 클렌징 제품을 구매하려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거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고가 클렌징 제품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고객들이 늘었다.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비싸도 좀 더 좋은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럼 정말로 미세먼지가 피부에 나쁜 것일까?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종희 교수팀은 피부질환이 없는 건강한 자원자 188명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PM2.5)가 얼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14일 동안 매일 관찰했다. 그랬더니 초미세먼지 노출이 잦아질수록 얼굴 피부 주름이 늘어나더라는 것이다. 초미세먼지가 모공을 뚫고 들어가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실증 실험을 통한 첫 연구로 유럽피부과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JEADV’ 2019년 3월호에 발표됐다.

의학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피부에 주는 영향이 다양하다고 말한다. 먼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킨다. 사람의 모공 크기보다 초미세먼지의 입경(粒徑)이 작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 피부가 외부에 노출되면 1개의 모공에 2개 이상의 미세먼지가 침투하게 된다. 모공 속에 침투한 미세먼지는 피부의 호흡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이로 인해 여드름·피지 등 각종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는 것이다.

둘째로 피부 아토피에 영향을 준다. 아토피는 피부 장벽이 약해져 생기는 질환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아토피가 더 심해지고, 미세먼지 수치가 약한 날 아토피 증상이 악화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피부가 더 건조해지고 피부 장벽이 더 약해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민감성 피부 증가와 미세먼지의 연관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세먼지에는 PHA라는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이 물질은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얼굴에 기미·잡티 등과 같은 색소 질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미세먼지는 피부 노화를 가져온다. 미세먼지는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화 산소를 만든다. 활성화 산소는 정상 세포를 손상해 피부 노화를 불러온다. 또 미세먼지 표면에 흡착된 물질이 콜라겐을 분해해 노화를 빠르게 진행시킨다고 한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서성준·박귀영 교수와 진단검사의학과 이미경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에서 밝혀졌다. 미세먼지가 피부 각질세포의 노화를 유도하는 인산화 효소를 활성화해 피부 염증 및 노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사람의 각질세포와 섬유아세포를 배양, 미세먼지 물질을 처리해 표피 염증과 피부 노화 관련 인자들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미세먼지가 각질세포에서 인산화 효소를 자극하고 염증 반응 물질의 발현을 증가시키더라는 것이다. 한편, 피부 진피의 콜라겐 분해를 촉진해 주름 생성 등의 피부 노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는 ‘유럽면역피부과학회지’ 및 ‘국제분자의학저널’ 최신호에 각각 실렸다.

미세먼지가 피부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 교수팀의 연구결과 밝혀진 사실이다. 연구팀은 겨울철 서울 시내에서 미세먼지를 모아 실험실 실험 및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실험실 실험에서 미세먼지를 배양된 인체 표피의 각질형성세포에 처리했다. 그랬더니 용량에 비례해 세포독성이 나타나 피부염증 발생이 증가했다. 세포를 손상하는 활성산소종도 발생했다. 또한,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보니 세포 내에서 먼지 입자가 발견됐다. 이것은 미세먼지가 피부에 직접 침투했다는 증거다. 특히 피부 장벽이 손상된 경우 미세먼지가 각질형성세포를 통과해 표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실제로 관찰됐다.

조소연 교수는 피부관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피부 안으로 미세먼지가 직접 침투하고 이에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최초로 확인했습니다. 피부 장벽이 정상인 경우에도 모낭 안까지 미세먼지가 유입되므로 미세먼지가 심한 때는 매일 샤워를 해 미세먼지를 깨끗이 씻어내야 합니다. 특히 피부 장벽이 약해진 아토피피부염 환자, 당뇨 환자, 노인 등의 경우 미세먼지 노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반기성 케에웨더 예보센터장>



[팁]외출 후에는 반드시 두피관리해야

피부만큼 중요한 것이 머리의 두피다. 머리가 빠져 고민인 필자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두피 관리에 신경을 쓴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모공을 막고 두피에 달라붙게 되면 두피 호흡을 멈추게 되고 두피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고 한다. 두피 호흡이 멈추게 되면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머리가 빠지는 탈모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두피에 지루 피부염 등 염증이 있을 경우 피지와 함께 미세먼지가 뒤엉킨다. 이들은 떨어지지 않고 남아있을 가능성이 커 염증과 가려움증의 원인이 된다. 염증은 탈모의 원인이 되므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두피염증 치료를 해주고, 외출 후 돌아오면 반드시 머리를 깨끗하게 감아줘 두피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일러스트=반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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