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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이야기] 포항급, 작지만 다재다능… 반잠수정 격침 등 30년 맹활약

윤병노

입력 2019. 05. 31   17:13
업데이트 2019. 06. 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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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군함이야기 <46> 포항급 초계함


날렵하고 매끄러운 선체, 스피드·펀치력·안정성을 모두 잡은 국산 함정.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한반도 전 해역을 누비고, 작은 크기에도 대양까지 진출한 ‘포항급 초계함’. 우리 해군은 1980년대 초부터 6차 사업에 걸쳐 총 28척의 초계함(PCC·Patrol Combat Corvette)을 건조했다. 1차 사업으로 탄생한 동해급 초계함 4척은 후속 함정을 대량 건조하기 위한 시험함 성격이 강했다. 이에 따라 해군은 동해급 이후 건조된 24척의 초계함을 포항급으로 분류했다.   


포항급 초계함인 목포함이 독도 근해를 항해하고 있다. 사진 = 해군본부
포항급 초계함인 목포함이 독도 근해를 항해하고 있다. 사진 = 해군본부


동해급 이후 건조된 24척 초계함
전장 10m 길어지고 100톤 증가
2000년엔 휴대용 대공 미사일 설치 

 
1986년 NLL 침범 北무장선박 격침
호송·구조·국제관함식 참가 등
국민 보호하고 우리 해군 위상 높여


  
사업별로 무장·전투체계 달리 장착

해군은 동해급 초계함을 건조하는 동시에 2차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1차 사업 초도함인 동해함이 진수되기 이전에 4개 조선소와 2차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기본설계는 동해급과 차별화했다. 1차 사업인 동해급은 외형이 ‘항아리’ 형태였지만 2차 사업(포항급)부터는 울산급 호위함(FF·Frigate)과 유사한 선형으로 건조했다. 포항급은 동해급보다 전장이 10m 길어지고, 톤수는 100여 톤이 증가했다. 함정의 안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안정기(Stabilizer)도 탑재했다.

2차 사업으로 건조한 초계함은 4척이다. 이들 함정은 1984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순차적으로 취역했다. 포항함·군산함·경주함·목포함이 주인공이다. 이어 1993년 7월 6차 사업까지 김천함·충주함·진주함·여수함(3차), 진해함·순천함·익산함·원주함·안동함·천안함·부천함·성남함·제천함·대천함(4차), 속초함·영주함·남원함·광명함(5차), 신성함·공주함(6차)이 취역했다.

포항급 초계함은 오랜 기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별로 전투체계와 무장을 달리 장착했다. 2차 사업 함정에는 76㎜ 함포 1문, 30㎜ 함포 2문, 엑조세(Exocet) 함대함 미사일 2발을 장착했다.

3차 사업 함정에는 엑조세 대신 40㎜ 함포를 탑재했다. 함미의 30㎜ 함포는 76㎜ 함포로 교체했다. 4차 사업으로 건조한 함정들은 하푼(Harpoon) 함대함 미사일 4발을 추가했다.

포항급 초계함은 폭뢰와 어뢰발사기를 장착해 기본적인 대잠 능력을 보유했다. 2000년에는 휴대용 대공 미사일 미스트랄(Mistral)을 설치했다.


     
폭넓은 활동 범위로 다양한 분야서 활약

포항급 초계함은 참수리급 고속정(PKM· Patrol Boat Killer Medium)의 지휘함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대 속력이 32노트(시속 약 60㎞)에 달했다. 이를 위해 독일 MTU사(社)의 디젤엔진 2기와 미국 GE사의 가스터빈 엔진 1기를 탑재했다. 저속 때는 디젤엔진, 고속 땐 가스터빈 엔진을 사용해 기동했다. 포항급 초계함은 성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대량으로 건조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활동 범위도 가장 넓었다.

포항급 초계함 1번 함인 포항함은 1986년 동해 최전방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북한 무장 선박을 격침했다. 경주함은 1996년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이 동해안에 침투했을 때 현장 대응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군산함과 목포함은 1998년 속초에서 전개된 북한의 유고급 잠수함 인양작전에 투입돼 작전 성공에 일조했다.

1998년 12월 여수 앞바다에서 펼쳐진 북한 반잠수정 격침 작전에서도 포항급 초계함의 활약이 컸다. 광명함과 남원함은 고속으로 도주하는 북한 반잠수정을 끝까지 추격해 함포를 명중시켰다.

1999년 6월 15일 발발한 제1연평해전에서는 전방 해역을 굳건히 지켰다. 특히 천안함은 교전이 벌어지자 기습 공격하고 도주하는 북한 어뢰정을 집중 사격해 큰 피해를 입혔다. 이 과정에서 천안함도 몇 발의 기관포탄을 맞았다.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밤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 승조원 104명 중 58명은 구조됐지만 46명이 전사했다.
  
국민 생명·재산 보호 앞장

원주함은 2002년 하와이 근해에서 개최된 환태평양(RIMPAC·RIM of the PACific·림팩)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넜다. 1200톤의 작은 몸집이었지만 포항급 초계함으로는 최초로 하푼 함대함 미사일을 발사해 미국 퇴역 구축함을 명중시켰다. 이 외에도 포항급 초계함은 호송·구조 임무, 전투탄 실사 지원, 해군 국제관함식 참가, 함정 공개 행사 등을 통해 우리 해군의 위상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섰다.

30년 넘게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온 포항급 초계함은 2009년 6월 30일 포항함을 시작으로 전역 또는 퇴역하고 있다. 이들 함정은 해군8전투훈련단 소속 예비역 훈련함으로 분류되거나 외국과 지방자치단체에 양도됐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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