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의 통제 원천 내면에서 나올 때
무한히 도전해나가는 힘 생겨

Q 지난 회에 자율성을 이야기하면서 자기결정이론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자기결정이론을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A 자기결정이란 환경에 따라 행동하고 자신의 환경을 통제하고자 하는 내적 욕구를 의미합니다. 자기결정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환경에 의해 통제 받기보다 스스로 선택권을 가지고, 환경에서 더 유능하고자 하며, 사회 환경에서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즉, 인간은 자율성(autonomy), 유능성(competence), 관계성(relatedness)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고, 이 욕구들이 충족될 때 성취하려는 동기가 높아지고 도전적이 됩니다.

자기결정이론의 세 가지 욕구가 잘 충족된 경우가 방탄소년단(BTS)입니다. BTS는 발표곡들이 유튜브 3억·4억 뷰를 기록하고, 빌보드 1위, 미국 3대 음악시상식에 모두 참석하는 등 한국 또는 아시아 가수들이 할 수 없던 영역에 도전해 성공을 이루고 있습니다. BTS는 자신들의 삶과 성장에 대한 진솔한 노래로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키고 유엔에도 초대돼 연설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BTS)을 키운 방시혁 프로듀서는 이전에 아이돌을 관리하던 방식인 외적인 통제를 거부하고 BTS 멤버들의 내적 동기를 존중해 주었습니다. 그는 멤버들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멤버들의 연습과 레슨을 외적 통제하에 진행하지 않고 필요한 피드백만 주고, 연습생일 때에도 휴대폰이나 소셜미디어 사용도 제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가지 전제 조건은 멤버들이 음악을 좋아해야 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유능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멤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잘해내고자 하는 유능성 욕구로 인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했습니다.

휴대폰 사용의 통제를 받지 않다 보니 BTS 멤버들은 다른 젊은이들처럼 자연스럽게 SNS를 접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면서 BTS 멤버들과 팬들 간에 하나의 사회가 만들어지고 서로 연결돼 있다는 관계성 욕구가 충족되고 있는 것입니다.

방탄소년단은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는 자신들의 고민을 노래하면서 인종, 국가 상관없이 전 세계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공감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BTS 멤버들도 자기를 과시하는 곡과 가사를 써왔다고 합니다. 방시혁 프로듀서가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써오라고 했고, 그러다 보니 청소년의 고민인 성장과 자신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들이 탄생한 것입니다.

자기결정이론은 행동의 통제 원천이 그 사람의 내면으로부터 나올 때 무한히 도전해 나가는 힘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본인이 BTS 멤버들의 내면에 이미 있는 것을 꺼내주는 가이드의 역할을 했다고 했습니다. BTS 멤버들이 가진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욕구를 잘 충족시키면서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한 훌륭한 자기결정이론의 예시입니다.  <도승이 성균관대 교수 한국심리측정평가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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