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심승배 기고] 군의 개방형 혁신

입력 2019. 02. 08   16:07
업데이트 2019. 02. 08   16:13
0 댓글


심 승 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심 승 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넷이 미국의 방위연구고등계획국(DARPA)의 연구 결과인 알파넷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에는 군의 연구개발이 국가의 연구개발을 주도했고 군의 연구개발에 참여한 민간기업이 혁신적인 기업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민간의 눈부신 기술발전 속도를 군이나 공공에서 따라잡기 어려운 시대가 됐고, 군에서 독자적으로 활용하는 무기체계를 제외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시스템은 이미 민·군의 구분이 없는 시장이 된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군의 개방형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두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협업을 위한 개방형 혁신 플랫폼의 활용이다.

혁신 플랫폼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일종의 환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디지털 역량을 기초로 디지털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과 중국의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는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다. 한국에서도 카카오나 라인이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해당 기업의 제품(서비스)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 세계 개발자들이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해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 군은 2015년에 국방부 오픈소스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매년 군 장병 공개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 교육을 하고 있다. 장병들은 부대 내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온라인 교육을 통해 공개 SW의 기본소양과 전문내용을 수강하고 있다.

앞으로는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구축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군 전체의 협업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군의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 기반으로 전군이 협업해 개발하고, 개발 결과인 소스코드를 군내에서도 깃허브(GitHub)와 유사한 군 저장소를 통해 공유한다면, 군의 소프트웨어 개발 생산성도 높아지고 군의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은 최신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둘째는, 데이터 공유 문화 조성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많은 학습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업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양식의 많은 데이터가 공유 없이 개인의 캐비닛이나 컴퓨터에 보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데이터 공유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데이터를 군 내부의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자료에는 허용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으며, 클라우드 기반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명이 동시에 문서를 작성할 수도 있다.

또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된 데이터는 메신저 기반의 협업 도구를 통해 활용도가 극대화될 수 있다. 업무토의가 필요하면 협업 도구를 통해 온라인으로 토의하고, 토의자료는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를 공유해 토의 참석자들이 실시간으로 조회하거나 필요시 실시간 공동작업도 가능하다. 오픈소스 기반의 협업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반의 공유 문화를 통해 우리 군의 업무역량과 생산성이 향상되기를 기대해 본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