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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 뿌리’ 숨쉬는 그곳서…역사·자긍심 되새기다

이주형

입력 2018. 10. 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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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대창설지 기념표지석을 찾아서


육군 2006년 창설기념 표지석 사업 돌입

올해까지 사단급 이상 78개 등 설치 계획

 

관훈동 ‘해군 모체’ 해방병단  결단식 기념

진해 시무지지비…창설요원 첫 집무 장소

 

‘여의도 공원’ 공군 최초의 비행단 발상지

‘빨간마후라 고향’ 강릉 18전비 창립 비석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그동안 운영되던 조선국방경비대와 조선해안경비대가 각각 육·해군으로 편입, 국군으로 편성됐다. 그리고 1949년 4월 15일 해병대가 창설됐고, 같은 해 10월 1일에는 육군으로부터 공군이 독립해 창설됐다. 이후 각 군의 수많은 부대가 창설되고, 해체되고 또 개편되며 현재에 이르렀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작전 필요성과 효율성 등에 따라 부대들은 주둔지를 옮기게 됐고 급속한 도시화 등 외적 요인으로 인해 당시의 자취들은 대다수가 사라지고 오직 문서에만 원래 위치가 표시될 뿐이었다. 이에 각 군에서는 표지석 등 기념물 설치를 통해 부대의 뿌리를 장병들과 국민에게 알려 부대의 역사와 자긍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우리 군을 되돌아보고 인식하게 만드는 사업을 해 왔다. 70주년 국군의 날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싹을 틔웠던 부대들의 모습을 표지석과 기념비 등 그 흔적들을 통해 알아본다.



육군

뿌리를 찾고자 하는 육군의 노력은 창설 기념 표지석 사업으로 대변된다. 이 사업은 2006년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항공작전사령부, 3·5·6군단 등 6개 부대 표지석 설치를 시작으로 진행됐다. 2003년 당시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지시가 계기였다. 계속적인 현황 파악과 조사 등을 거쳐 매년 5∼7개씩 설치했다. 올해까지 국군 창설의 모체를 이룬 8개 연대와 보병학교를 비롯한 육군 사단급 이상 78개에 대한 표지석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설치된 표지석들은 전국에 다양하게 위치해 있다.

우선 수도 서울을 보자. 수방사(중구 남산 필동 한옥마을), 수도군단(영등포구 문래동), 3군단(중구 남산2동 남산초교), 수기사·7사단(전쟁기념관), 5사단(은평구 수색초교), 9사단(중구 을지로 페럼타워), 52사단(영등포구 문래동), 복지단(용산구 한강로), 사관학교(노원구 공릉동), 보병학교(금천구 독산동), 포병학교(영등포구 당산동), 정보학교(은평구 수색동) 등등. 서울에서 창설된 부대가 이렇게 많다니. 뜻밖의 숫자에 깜짝 놀라게 된다.

제2의 도시 부산은 어떨까? 군수사(부산진구 전포2동), 교육사(부산진구 부산진초교), 3사단(중구 교보생명 중앙동고객플라자), 53사단(연제구 부산시청 앞), 기정단(남구 용호2동), 인쇄창(영도구 대교동), 종합정비창(연제구 거제동), 탄약사(해운대구 좌동), 종합군수학교(해운대구 반여동) 등 역시 적지 않다.

또한 대구에서는 2군사령부(중구 대신동 계성중학교), 70사단(달서구 용산동), 육군대학(서구 달성초교)이, 인천에는 특전사(부평구 구산동), 51사단(계양구 동양동), 103여단(부평구 청천2동), 3공수(부평구 부개동), 9공수(부평구 산곡동)가, 그리고 대전에서는 2사단(서구 둔산 갈마공원) 등이 탄생의 고고성을 울렸다. 광주에는 61사단(북구 삼각동), 1·2·3·5·6 포병여단(서구 포병교), 항공학교(관산구)가 자리를 잡았다.

경기도로 눈을 돌려보자. 일단 3군사령부(용인시 역북리)와 항작사(하남시 초일동), 1군단(평택 성동초교), 5군단(포천 이동 도평향교), 6군단(의정부 가능동), 7군단(부천 오천동) 등이 눈에 띈다. 그리고 30사단(포천 자작동), 32사단(포천 이동), 39사단(포천 이동), 55사단(용인 포곡), 56사단(고양 덕양), 57사단(남양주 별내), 60사단(고양 덕양), 72사단(양주 장흥), 75사단(남양주 진접), 101여단(파주 야돋동산), 7포여단(이천 장호원), 수도포병여단(시흥 매화동), 1기갑여단(가평 마장1리), 2기갑여단(양주 회암동), 5기갑여단(양주 회천), 공병학교(김포 공항동), 학생군사학교(성남 창곡동), 특수전학교(부천 고강동) 등으로 줄줄이 이어진다.

강원도도 부대 탄생의 요람이었다. 1군사령부(인제 남면)를 비롯해 17사단(양구 남면), 31사단(화천 풍산리), 35·50사단(화천 풍산초교), 36사단(인제 산덕초교), 11공수(화천 오음리), 3기갑여단(홍천 남면)이 둥지를 틀었다. 재미있는 것은 양양 및 강릉에서 탄생한 12개 부대의 창설 기념물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사실. 지난 2013년 정전협정 60주년을 기념해 그해 10월 5일 8군단과 양양군이 현 위치인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장산리를 우리 군의 소중한 역사를 간직한 안보유산으로 보전하고자 ‘사단 창설지 안보테마공원’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여기에는 7·8군단과 8·12·15·20·21·22·23·25·27사단, 102여단의 창설 표지석이 나란히 서서 각 부대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이외에도 충청도에서 6사단(충북 충주 문화동), 67사단(충북 증평 연탄리), 26사단(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28사단(충남 논산 연무 경계교장)이, 경상도에서 2군단(경북 상주 함창중고), 11사단(경북 영천 영천향교), 66사단(경북 안동 송현), 201여단(경북 안동 송현동), 3사관학교(경북 영천), 11군단(경남 창녕 고암), 5공병여단(경남 김해 김해공고)이, 전라도에서 9군단(전북 전주 송천동산), 65사단(전북 전주 송천동), 7공수(전북 익산 금마리), 부사관학교(전북 익산 여산)가 존재를 알렸다.

해군2함대 주둔 기념비(인천)    해군 제공

해군

1945년 8·15 광복 직후 손원일 등 70여 명이 해군 창설을 목적으로 조직했던 해방병단(海防兵團)은 우리 해군의 모체다. 이와 관련된 기념물은 두 군데가 있다. 하나는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다. 바로 그해 11월 11일 결단식(창설식)을 거행한 곳이다. 결단식 거행 날짜는 이후 해군의 창설기념일이 됐다. 다른 하나는 해군의 역사가 시작되고 살아 숨 쉬는 진해에 있다. 결단식을 마치고 손원일 제독을 비롯한 창설요원들이 진해로 이동해 첫 집무를 시작한 장소에 그 뜻을 기리기 위해 해방병단(海防兵團) 시무지지(始務之地) 표석을 건립한 것이다.

진해에는 또한 전투병과학교 상징석과 2사관학교 표지석, 특수전부대 표지석, 신병교육대 표지석, 진해해군병원 주둔기념 표지석, 진해고등해원양성소 표지석, 해군대학 주둔 기념 표지석 등이 있어 이 지역에 자리 잡았던 각 부대들의 역사적 의미와 모군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해방병단 시무지지 기념비(진해) 해군 제공



수도권의 관문, 인천으로 눈을 돌리면 2함대 주둔지 기념탑(중구 북성동 월미동산)이 반긴다. 2004년 5월 10일 건립됐으며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 주력부대가 상륙했던 장소에 세워졌다. 해군2함대가 53년 동안 인천 월미도에 주둔했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작전사령부가 위치한 부산에는 3함대사령부 주둔기념 표지석(감만동)이 존재한다. 3함대는 1986년 2월 1일부터 2007년 5월 16일까지 여기에 주둔했다. 2함대와 3함대는 현재 경기 평택과 전남 목포에서 자리 잡고 한반도의 안보와 해양 수호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해군 초창기 시절 인천(1946년 4월 15일)을 시작으로 7개 해안 지역에 창설된 해군기지는 각각 묵호기지 기념 표지석(육군23사단), 묵호기지(묵호경비부) 주둔 기념 표지석(동해시 발안동), 포항기지(포항경비부) 주둔 기념 표지석(포항 항만청), 군산기지대 기념 표지석(군산서초등학교), 목포기지 주둔 기념석(목포근대역사관)으로 이름을 남겼다.

공군 창군60주년 기념탑(여의도공원)  공군 제공

공군

1956년 10월 1일 제1회 국군의 날을 기념해 한강에서는 축하비행 행사가 열렸다. 당시 비행기들이 이륙하고 착륙했던 곳이 지금의 여의도 공원이다. 여의도 공원은 공군 창군 당시 최초의 비행단 발상지로서 1971년까지 공군의 최전방 작전기지 역할을 수행한 역사적·상징적인 장소다. 2009년 공군 창군 60주년을 기념해 이곳에는 높이 13.5m의 기념탑이 설치됐다.

경기도 오산 방공유도탄사령부와 대구의 제1방공유도탄여단에는 창설기념물로 무적철매탑과 필승공군기념비가 있다. 특히 여단의 필승공군기념비는 1991년 7월 1일 육군에서 공군으로 전군되면서 전군 및 창설을 기념하기 위해 부대원의 뜻을 모아 세웠다.

‘빨간마후라의 고향’ 강릉도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 한국전쟁 당시 강릉비행장을 지휘한 김영환 대령이 매번 출격 때마다 빨간마후라를 착용했으며, 그를 선망하던 후배 조종사들 역시 이를 따라 하게 되면서 빨간마후라가 공군의 상징물로 남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戰鬪操縱士의 故鄕, 創設 一九五一年 九月 二八日’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18전비 창립 기념 비석이 있다. 또 부대 안에는 전쟁 당시 강릉기지에 주둔했던 제10전투비행전대의 정문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시설 분야 전문기술지원과 재해재난 긴급복구 지원, 공병장비 야전정비 및 순회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충주의 제91항공시설전대 또한 전대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기념물을 자랑하고 있다. 대리석에는 숫자로 91을 나타내 91전대를 상징하고 탑 하단(원형) 주변에는 역대 지휘관 참모 명단, 탑 밑 부분에는 91전대 순직자 명단이 표기돼 있다.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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