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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평양] 종전선언…비핵화…한반도 평화시대 연 엄청난 상징적 사건

기사입력 2018. 09. 20   18:23

● 전문가 기고- 김영호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사흘간의 역사적 방북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무사히 귀경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세 번째 만남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북 성과는 크게 형식적/상징적 측면과 내용적/실질적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형식적 측면에서 가장 크게 눈에 띈 것은 능라도 소재 5·1경기장에서 행한 문 대통령의 육성 연설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소개를 받고 단상에 오른 문 대통령이 남한의 최고 지도자로서 15만 명 평양시민을 앞에 두고 민족자결의 원칙하에 전쟁재발 방지, 공존공영, 그리고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두 정상 간의 확약을 직접 천명한 것은 실로 진정한 남북 화해와 평화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엄청나게 상징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서 서명 후 악수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그 다음으로 상징적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것은 마지막 날 백두산 등반을 함께 한 일이다. 판문점 1차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소원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화답한 이 동반 산행은 문 대통령을 비롯한 우리 방북단에 대한 북측의 극진한 대우 수준을 잘 보여주는 대목임과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김 위원장의 기대와 바람을 보여주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상당한 개인적 유대감이 형성됐음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내용적 측면에서 볼 때 이번 방북은 4가지 성과를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양 정상이 실질적인 차원에서 종전선언을 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9월 평양공동선언’ 1조에서 상호 대치 지역은 물론 한반도 전 지역에서 실질적인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적대관계를 해소해나갈 것임을 합의하고, 구체적인 실천적 조치를 담은 ‘군사분야이행합의서’에 서명함과 동시에, 그 이행 점검 및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을 약속한 것은 형식과 무관하게 내용적으로는 종전선언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보다 진전된 조치 이행 약속을 이끌어 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비핵화 문제는 남북보다는 북·미 간의 협상 의제인데도 불구하고,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김 위원장의 육성 언급과 미사일 시험장 및 발사대 폐기를 포함한 보다 구체적인 북측의 조치들을 약속받음으로써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협상의 물꼬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역할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있어 단순한 전달자를 넘어 핵심적 촉진자임을 정확히 잘 보여준 대목인 것이다.

셋째는 이산가족 상설면회소의 설치다. 물론 다른 여러 분야에 걸친 교류와 협력 약속도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내지 상시화를 가능하게 해줄 상설면회소의 설치는 오랜 숙원의 해결임과 동시에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민족동질성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 약속이다. 만약 약속대로 김 위원장의 방북이 연내에 이뤄진다면 이는 분단 이래 북한 최고지도자의 최초 방한임과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의 획기적 전기가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북한 내부의 강한 반대와 우려 속에서도 김 위원장이 그런 결단을 내렸다는 것은 북한을 발전된 정상국가로 만들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강한 의지와 염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울러 우리와 미국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이번에야말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이번 방북이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당연히 아쉬운 점도 있다. 예컨대 북한이 약속한 비핵화 조치들은 대부분 북한의 미래 핵활동과 관련된 것이고 과거 핵활동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남북 간 교류와 경협에 대한 합의 내용이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나 해제 없이는 이행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은 분명 미흡한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문제는 결국 남북보다는 북·미가 해야 할 주된 협상의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제 공은 북·미 협상으로 다시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평양선언에서 약속한 대로 진정으로 비핵화를 향해 과감한 결단과 행보를 계속 보이고, 이에 상응해 북한의 체제보장 및 경제발전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 또한 좀 더 적극적 조치를 취한다면 문제의 해결은 의외로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 부디 어렵게 살려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의 불씨가 다시금 활활 강하게 타오르기를 기대해본다.

 

김영호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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