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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군대’ 기드온 5개년 계획 강력 추진

입력 2018. 09. 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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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이스라엘의 국방개혁


 

이스라엘의 최신 돌핀2급 잠수함 인수식(2016년).

 

지난 7월 27일, 우리 국방부는 ‘평화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강한 군대, 책임 국방’을 구현하기 위한 ‘국방개혁 2.0’의 세부내용을 발표했다. 안보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과 실행력 제고를 통한 실질적 완성을 강조하면서 60여 개의 관련 법령 정비를 조속히 추진하고 필요한 소요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최우선적 과제로 삼는 등 과거 국방개혁이 지연과 축소로 점철됐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와 같이 군을 보유한 세계 모든 나라는 안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국에 맞는 국방개혁을 실시하고 있는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스라엘 군은 1948년 독립전쟁 이후 수년마다 한 번씩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것이 2014년 7월의 가자전쟁(Operation Protective Edge)이다. 당시 군 총참모장 베니 간츠 중장이 지휘한 가자전쟁은 53일 동안 지속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이스라엘에 많은 피해를 줬고, 이후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군 대응태세가 비판을 받으면서 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15년 2월, 새로 총참모장에 취임한 가디 아이젠코트 중장은 취임 일성으로 자신의 임기 내에 완전히 새로운 전략계획 작성을 주문하고 6개월 만에 기드온(Gideon) 5개년 계획 수립을 완료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아이젠코트 중장의 5개년 계획 시행을 지원하면서 3년인 그의 임기를 1년 연장, 현재까지도 총참모장직을 수행하면서 개혁을 진두지휘하도록 하고 있다.

기드온 계획의 특징은 먼저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최종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무 전문가들이 목표달성을 위한 방안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총참모장의 지시 후 최초 3개월간 총참모부의 모든 장군이 거의 매일 2시간 이상 모여 현재의 안보상황을 평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군의 모습을 처음부터 새롭게 건설하는 개념으로 토의를 진행했다. 즉, 현재 군이 가진 전력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맞는 필요전력을 도출하고 이를 현재 보유한 전력과 비교해 우선순위를 가지고 단계별 시행을 추진한 것이다. 장군단에서 도출한 필요전력은 전략본부 실무자에게 전달됐고, 약 3개월 동안 군 구조 전문가들이 목표전력과 현 보유전력을 분석, 국방개혁 로드맵을 작성했으며 2015년 8월에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드온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위협세력과 관련해 주변 국가(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등)가 아니라 비정부단체, 즉 테러단체(하마스, 헤즈볼라 등)에 초점을 맞추고 여기에 이란 핵 위협을 동시에 고려했다는 것이다. 군 운용의 핵심목표로 억제, 조기경보, 방어, 결정적 승리 등 4개를 제시한 기드온 계획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대비태세’로, 모든 지휘관들에게 개혁의 내용을 교육하고 조직변화와 혼란 속에서도 완벽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현재의 관료주의적이고 타성적인 군 문화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견 간부의 의식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해 지휘관 교육체계를 재정립한 것이다.

둘째, 효율적 군 운영을 위해 ‘인력 감축’을 실시했다. 중·대령 100여 명과 소장 4명을 줄이는 등 1100여 명의 인원을 1차 감축하고 추가로 2400여 명을 줄이고 있는 중이다. 이를 통해 실제 전투에 필요한 부서에만 인원을 집중하고 기타 지원부서는 아웃소싱을 기본으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참고로 이스라엘 군 전체 소장의 수는 감축 전 20명 수준이며, 전체 병력 수는 17만6000명임).

 

총참모장 아이젠코트 2015년 수립

테러단체·이란 핵 위협 동시 고려

의식개혁·효율적 군 운영 등 혁신

5년간 전 예산 배당 탄력적 운용



셋째, ‘부대개편’으로, 2개 여단과 5개 포대, 3개의 포병지원대 및 F-16 비행대대를 줄이고 대신 F-35 비행대대를 증편해 장거리 전략폭격 능력을 확보했으며, 북부 도심지역에 위치한 군부대를 남쪽 사막으로 이동, 통합함으로써 국토 활용의 효용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넷째, 남군 복무 기간 단축(36 → 30개월)에 따라 부족한 전투병력 충원을 위해 기존 카라칼 남녀혼성 국경수비대 이외에 2개의 혼성대대를 추가 편성했으며, 기존에 병역의무가 없었던 정통파 유대인의 입대를 유도하는 등 다양한 병무행정을 진행 중이다.

다섯째, 전력보완으로, 새로운 전장인 사이버전 수행을 위해 IT 자원과 인력을 통합해 사이버 사령부를 설립하고, F-35 도입으로 공중우세를 유지하며, 경제수역 방어를 위해 미사일 초계함을 도입하는 한편, 이란을 겨냥해 3단계 다중방어 시스템인 능동 대공방어체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이 모든 계획을 5년 내에 달성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미리 5년간의 전 예산을 배당받아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어떤 부서의 통합이 필요하다면 과거에는 3년간 나누어 배당하던 예산을 일시에 투입해 더 효율적이고 신속한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눈여겨 볼 점이다. 이제 3년 차에 접어든 기드온 계획에 대해 이스라엘 국회와 언론 등에서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인력 감축을 급격히 진행해 현장에서 많은 애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군사대비태세에 문제가 있다는 국방부 옴부즈만의 2018년 7월 발표는 기드온 계획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표현해준다. 하지만 이스라엘 방위군은 이를 잘 보완해가면서 기드온 계획을 중단 없이 추진할 계획이며, 국방개혁이 완료되면 효율성이 극대화된 작고 강한 군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박 수 철 공군대령
전 주이스라엘 국방무관
현 국군3707부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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