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학(소장) 육군50사단장『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탐험가 섀클턴의 실화 소개…교육자료 활용·토론 기회도 마련
리더십·임무 완수·대비태세 중요성 등 군인의 마음자세 강조
정재학(소장) 육군50사단장은 부대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정하고 올바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지휘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단장은 군인들이 이러한 리더십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재로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를 꼽았다. 또 역사를 통해 대비태세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류성룡의 징비록』, 주어진 임무를 반드시 완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답을 내는 조직』도 그의 추천도서. 주변 간부들에게 이 3권의 책을 선물하며 군인으로서의 마음 자세를 전하고 있는 정 사단장을 만났다.
“남극의 극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함께한 탐험대원 전원을 무사히 귀환시킨 섀클턴 경의 일화를 통해 우리는 솔선수범을 하면서도 권위를 잃지 않는 리더십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정재학 육군50사단장은 도서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부하들을 통솔해 승리를 이끌어 내야 하는 군 지휘관들에게 리더십의 정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이라 소개했다.
최고의 리더십과 팔로어십을 담은 책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는 1914년 남극 횡단에 나선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경이 부빙으로 인해 탐험선 인듀어런스호를 잃은 후 634일간의 모험 끝에 함께한 대원 27명 전원을 생환시킨 실화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책이다.
“섀클턴의 탐험대는 남극지역에 도착하자마자 탐험선이 부빙에 갇혀 수개월 동안 발이 묶입니다. 심지어 배도 가라앉아 버리죠.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섀클턴은 지휘의 흐름을 잃지 않고 솔선수범하며 대원들을 규정대로 이끌어나갑니다. 또 반드시 살아 돌아간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확산시켜, 탐험대가 생사의 기로에서도 시종일관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죠.”
정 사단장은 섀클턴이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비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과 식량이 떨어졌을 때는 자신의 몫인 우유와 비스킷을 나눠주는 자기희생적 자세 등이 탐험대원들에게서 절대적 신뢰를 얻는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들 탐험대가 겪은 모험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엘리펀트 섬에서 사우스조지아 섬까지의 항해를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섀클턴은 최남단 포경기지가 있는 사우스조지아 섬에 가서 구조요청을 하기 위해 본인을 포함한 다섯 명의 정예 대원을 뽑아 조각배에 오른다. 엘리펀트 섬과 사우스조지아 섬 간 거리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3배에 가까운 약 1300㎞. 게다가 남극의 바다는 높이 20m의 파도가 빈번하게 치는 극한 환경이었다.
“남극의 추위 속에서 키잡이 역할을 맡은 대원이 거친 파도를 뒤집어쓰다 보면 나중엔 옷과 물이 얼어서 사람이 얼음동상처럼 돼버리죠. 그런데도 대원들은 섀클턴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갖고 불만 없이 자기가 해야 할 임무를 완수합니다. 위대한 리더십과 팔로어십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정 사단장은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를 읽고 본인이 느낀 바를 정리해 교육 자료로 만들어 참모들에게 교육도 하고 리더십에 대한 토론 기회도 만들어 주고 있다.
“구조 가능성 제로인 상황 속에서도 기강과 규율을 유지하고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낸 섀클턴의 일화를 통해 우리 군인들도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고 부하들의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리더십을 배우길 바랍니다.”
맡은 임무는 완수하는 군인 돼야
이와 함께 정 사단장은 “역사는 반복된다”며 『류성룡의 징비록』도 군인 필독서의 하나로 꼽았다.
50사단이 담당하는 대구·경북지역은 임진왜란 초기 안보를 등한시 하고 대비태세에 소홀했던 군과 국가가 어떤 일을 당하는지를 알 수 있는 많은 유적이 남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기에 이곳으로 부임하는 군인들은 징비록을 더욱 체감하며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정 사단장은 부대 참모 및 직할대장들과 함께 류성룡 선생이 징비록을 집필한 안동 옥연정사와 후학을 양성한 병산서원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다. 류성룡 선생 가문의 장손이 임진왜란과 징비록에 대한 50사단 간부들의 열띤 토론을 지켜보고 그 해박함에 감탄하기도 했다고 한다.
“새로운 교리와 전술을 배우는 것만큼 징비록을 통해 우리의 실패했던 과거를 되짚어봄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군 간부들에게 권하는 마지막 책은 『답을 내는 조직』.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주어진 임무를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군인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임무를 주면 답을 가져와야 합니다. 많은 초임 장교들이 새로운 임무를 맡았을 때 겁을 내며 실행이 어렵다는 부정적인 쪽으로만 생각이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답을 내는 조직을 간부들에게 나눠주고 관련 교육을 하면서 긍정적인 의식을 갖도록 했지요. 이 책에서는 실현 가능한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과 이를 실제 실현해내는 부대원의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책을 마음에 새기는 ‘정독’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 한 권을 적어도 다섯 번은 읽어야 마음과 머리에 새길 수 있죠.”
정 사단장은 ‘독서는 정독(精讀)’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의 독서법은 먼저 한 권의 책을 다 읽은 뒤, 중요한 문장에 밑줄을 치며 두 번째 독서를 한다. 세 번째 읽을 때는 밑줄 친 문장들을 PC에 타이핑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네 번째 독서는 타이핑한 문구들을 암기하는 것이다. 책의 중요한 내용을 숙지한 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전체적으로 읽어보면 그 책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독서를 통해 훌륭한 분들의 업적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군 생활의 자양분이 되는 것이죠.”
정 사단장은 독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휘관으로서 부하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강한 교육훈련’이라고 강조했다.
“군대는 24시간 365일 작전을 하는 조직으로 유사시 최일선에서 목숨을 걸고 적으로부터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합니다. 지휘관이 전장에서 내 부하의 목숨을 지켜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강한 교육훈련입니다. 강하고 고된 훈련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부대원들이 자발적으로 이에 동참토록 하는 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지휘관이 되도록 계속해서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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