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IT트렌드 따라잡기

체험 위해 5시간 줄서고 이벤트 상품 동나고…PC 게임 살아있네!

입력 2017. 11. 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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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온라인 게임의 부활





‘라디오는 10년 내 사라질 운명이다.’ 1970년대 후반 컬러TV가 등장하면서 나온 말이다. 단지 음성밖에 들리지 않는 아날로그틱한 라디오와 달리 화려한 영상까지 제공하는 컬러TV에 모든 사람이 마음을 빼앗길 것은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라디오는 건재하며 팟캐스트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TV의 위상까지 위협 중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게임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등장하면서 사라질 운명처럼 보였던 온라인 게임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e스포츠라는 확실한 우군까지 대동하고 “쏴라있네”라고 소리치는 중이다.




지진에도 ‘지스타 2017’ 역대 최다 관람객

온라인 게임의 화려한 부활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지스타2017’이다. 개막 전날 포항 지진과 이에 따른 수능 연기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3% 늘어난 22만5000여 명으로 역대 최다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그 이유가 온라인 게임의 선전 덕분이라는 평가다.

특히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빛나는 블루홀 ‘배틀그라운드’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 돌파 등 기네스 세계기록 7개를 자랑하는 게임답게 ‘배틀그라운드’ 부스 앞에는 관람객들이 몰려 발걸음을 옮기기 어려울 정도였다. 현장에서 맛볼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체험을 하기 위해 게이머들이 무려 5시간이나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현장에서 생중계됐던 e스포츠 ‘카카오게임즈 2017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도 전 세계 4000만 명의 게이머가 동시에 시청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관람객들로 꽉 들어찬 현장 매표소 모습. 지스타 조직위 제공


뜨거운 흥행 열기 초대형 PC방 변신

지스타의 터줏대감 넥슨이 운영한 부스는 초대형 PC방을 방불케 했다. 무려 588명이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 존에 하루 2만 명 넘는 게이머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선보인 ‘피파온라인4’를 누구보다 먼저 즐기려는 게이머들의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차세대 엔진 기반으로 실제 선수들의 모션 캡처와 경기장, 관중, 현장음, 해설까지 실제 축구를 경험하는 듯한 현장감은 게이머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 시즌 전에 정식 출시될 예정인 ‘피파온라인4’는 다음 달 첫 번째 비공개 시범테스트를 통해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레이싱 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원작의 특징인 과격한 드리프트와 슈퍼카로 ‘질주 쾌감’을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게이머들을 매혹했다는 평가다. ‘니드포스피드 엣지’는 다음 달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e스포츠 팬들도 운집… 대회 생중계

올해 e스포츠 진출을 선언한 액토즈소프트도 빼놓을 수 없다. 12개국 12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오버워치’ ‘하스스톤’ ‘철권 7’ ‘마인크래프트’ 등 ‘WEGL 파이널 2017’의 종목별 경기를 쉴 틈 없이 진행해 나흘간 12만6000여 명의 게이머를 끌어모았다. 특히 너무 많은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준비된 이벤트 상품이 일찌감치 동나 긴급히 다시 수급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아프리카TV·트위치TV·유튜브·카카오TV·네이버 등을 통해 생중계된 각 대회의 방송들도 전 세계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 위상 되찾을까

우리나라는 한때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통했다. 1996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탄생시킨 데다 세계 최초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성장하면서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자리 잡자 종주국의 위상은 급격히 흔들렸다. 하지만 이번 지스타를 통해 반등의 기회가 찾아왔다. 다시 오기 힘든 절호의 기회를 맞은 한국 게임업계가 라디오처럼 “쏴라있네”를 함께 외칠 수 있을까.


<이국명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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