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암, 알면 이긴다

암 예방연구 등 공유… 17년 전 ‘정복의 길’ 스타트

입력 2017. 09. 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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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암 퇴치를 위한 국제공조


아·태 암예방기구

아시아 최대 암 예방 전문 학술기구

2000년 발족…전문요원 교육 등 지원

국립암센터에 본부 사무소 개설

 

아시아 코호트컨소시엄

2005년 공동의장 필자가 주창 결성

한국 국가암통계 ‘국제적 명성’ 자자

 

 

 

 

 

 


암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첫째 노인 인구의 증가, 둘째 암 진단기술의 발달과 조기검진의 대중화, 셋째 흡연이나 여가 활동, 혼인 생활이나 식생활 등 생활 습관의 변화로 서구형 암종이 늘어나는 데 있다. 이런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 한국인의 암에 관한 미래 모습이다.



2011년 10월 국제암퇴치연맹(UICC)의 회장인 에두아르도 카자프 박사는 국제적으로 암 관리의 국제 공조에 관한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암학회 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의미 있는 고백을 해서 주목받았다.



국제암퇴치연맹 회장의 후회

“미국이 1971년 ‘암과의 전쟁(National Cancer Act)’을 선포하고 암 진단과 치료법 개선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면 암을 정복하리라 판단했는데, 그것은 중대한 착각이었다. 암 정복은 치료법 개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국가 단위의 암 예방 관리에 대한 조직적인 노력이 필수 요소임을 그들은 지금에야 깨닫고 있다.”

전 세계 암 정복을 진두에서 지휘하고 있는 NGO 수장인 카자프 박사의 발언은 지금 우리가 암에 관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암시하는 바가 많다.


 

 

 

아·태 암예방기구 출범 ‘공조 서막’

아시아 각국에서 암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부각하기 시작하면서 일본과 한국에서 경험한 암 예방연구 정보와 국가암관리 사례를 아시아 각국이 공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1990년대 말 일본 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아·태 암예방기구는 필자를 포함한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인도, 태국, 몽골,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각국의 암 예방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학술단체로, 2000년 11월 발족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암 예방전문 학술기구다.

국제적 학술교류를 통해 각 회원국에 암 예방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기적 학술대회를 개최해 학술적 연구 결과를 공유하며, 암 예방 전문가와 전문요원을 교육하고, 각종 암 관리 정책과 전략을 수립해 각국에 자문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전문기구다.

아시아 각국의 국립암연구소나 국립암센터는 물론 국제암퇴치연맹(UICC)이나 국제암연구기구(IARC), 세계보건기구(WHO)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 학술단체이기도 하다.

창립 초기에는 태국 방콕에 본부를 두고 있다가 2011년에 한국의 국립암센터로 본부 사무소를 이전 개설했다. 아시아 유일의 암 예방전문 학술지인 아·태 암예방 저널(APJCP·Asian Pacific Journal of Cancer Prevention)을 공식 발간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암 발생이 급증하는 아시아 각국에 원인 규명과 관리대책 수립에 필요한 암 통계를 위한 암 감시체계를 구축하도록 유도 ▲아시아인 특유의 암 위험요인을 규명함으로써 암의 1차 예방에 필요한 정보 도출·공유 ▲선진국을 중심으로 우수한 암 진단법과 치료법 개발 ▲각국이 암 조기검진 제도를 시작하도록 촉구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도모하며 생명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한 호스피스 완화의료제도를 각국이 시작하도록 지원 등이 있다.



한국이 주도하는 암예방네트워크

2005년 필자가 공동의장으로 주창해 결성된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ACC·Asia Cohort Consortium)은 암 예방에 필요한 아시아인 특유의 위험인자와 유전적 소인 발굴을 위해 출범한 대표적인 국제공동연구조직이다.

현재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 방글라데시, 몽골 등 10개국에서 29개 코호트가 참여하고 연구대상자가 100만 명이 넘는 세계적 규모의 연구단체로서, 아시아인의 적정 비만도 산출 등 중요한 연구 결과를 양산해내고 있다.

한국의 중앙 암 등록 사업이 생산해내는 국가암통계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양질의 보건 통계로 국제적 명성이 자자하다. 전 국민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모든 국민이 주민번호라는 고유 식별번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암등록네트워크’도 한국의 국립암센터 그룹이 주도해 아시아 각국의 암 부담과 국가암관리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데 필수적인 암 통계생산을 도와주고 있다.

2005년에는 국립암센터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국립암센터연구소연맹이 결성돼 고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아시아 각국이 협조하고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립암센터 국제 암관리대학원(GSCS) 등과 국제협력 및 ‘국가암관리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이를 통한 국제공조를 한국이 주관함으로써 향후 국제 암 관리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리라 기대한다.


<유근영 국군수도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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