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국방부 인성교육 영상콘텐츠
‘고민상담소 청춘톡톡’에 출연
장병들의 고민 해결사로 나서
20대 젊은이들은
자기중심적 삶 살아온 세대
갈등 해결 교육 필요
군 안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어
초기 5명이었던 전문상담관
이제 380여 명… 보람 느껴
이동귀(49)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상담심리 전문가지만, 책만 파고드는 학자는 아니다. TV·신문 뉴스는 물론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 등 다양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도 출연, 전문가로서 각종 사회 현상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꾸준히 대중과 호흡해왔기 때문이다. 이달 초부터 국방부가 생활관 내 IPTV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인성교육 영상콘텐츠 ‘고민상담소 청춘톡톡’에도 출연, 장병의 고민 해결사로 나선 이 교수를 만났다.
강한 정신력의 간부 밑에 강한 병사 있다
“우리 군의 인성교육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시의적절하기까지 합니다.”
국방부가 장병 인성교육을 위해 ‘고민상담소···’를 포함한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제작·보급하는 정책에 대해 “의미 있고 신선한 시도”라고 평가한 이 교수는 군 내에서의 인성교육이 전투력 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환영했다.
“그동안 군은 장병들의 의식주 수준을 높이고 선진 무기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군 복무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 전우에 대한 존중과 배려 같은 인성이 부족하면 막대한 국방예산을 투입해도 그 효율이 떨어집니다. 전투력도 마찬가지죠. 강군은 신체적으로도 잘 훈련돼야겠지만, 장병 각자가 지금 자기 일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만들어집니다. 전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전에서 ‘돌격 앞으로!’를 외쳤을 때 엄호도 안 해주고 일부만 달려나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국 좋은 인성이 뒷받침돼야 싸워 이기는 군대가 될 수 있다는 것. 인성교육이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는 요즘 젊은이들의 사고방식, 생활 태도와 맞닿아 있다.
“현재 입대하는 20대 젊은이들은 다른 사람과의 교류보다 자기 본위의 삶을 살아온 세대입니다. 당연히 더불어 생활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나 연습이 부족합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해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 능력도 부족한 편입니다. 기성세대 중에서는 ‘인성을 교육까지 해야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 교육이 필요합니다.”
간부의 인성교육 우선되어야
앞으로 우리 군의 인성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 교수는 ‘선(先) 간부교육’을 강조했다.
“군사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간부가 많은 병사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간부의 인성교육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들도 요즘 젊은이인 만큼 소통에 취약한 경우가 많은데 서로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님을 깨닫는 소통의 리더십,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정신적으로 강한 간부 밑에 강한 병사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휘관의 역할이 중요하지요. 지휘관이 어떤 생각과 의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그 부대의 병영문화가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인성교육 콘텐츠로 장병들과 만나고 있지만 사실 이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병영생활 전문상담관 제도를 정착시키며 우리 군과 인연을 맺어왔다. 초기에 5명이었던 전문상담관이 이제 전 군에서 380여 명이 활동할 정도로 확실히 자리 잡은 것에 대해 “대단히 큰 보람을 느낀다”는 이 교수는 병사들에게 “군에서의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군에서 경험한 조직, 사회 나가면 큰 자산
“먼저 여러분이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군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것이 고역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사회에서는 경험이 많을수록 성공 가능성이 커집니다. 군에서 조직사회를 경험해보는 것은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에 비해 크게 유리합니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일할 때 그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죠. 체력을 단련하거나 자신을 이기는 경험, 그동안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도 소중합니다. 성장 지향적으로 군에서의 시간을 보낸 사람과 아무 생각 없이 지낸 사람은 첫 출발에선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전역할 때는 큰 차이가 생깁니다. 그렇다면 이제 결정하십시오. 주어진 이 시간을 허비하겠습니까? 아니면 군에서의 시간을 통해 성장하겠습니까?” 글=김가영/
이동귀 교수는?
▲서울대 심리학과·동대학원 졸업, 미국 미주리대학 컬럼비아교 대학원 상담심리학 박사 ▲미국 퍼듀대 교육학과 조교수,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장, 한국상담심리학회 부회장 등 역임 ▲저서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 『청소년 자살 행동 치료프로그램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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