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단 BCTP(Battle Command Training Program·전투지휘훈련단) 훈련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군단 BCTP는 규모와 임무 면에서 타 군단 훈련보다 비중이 크고 특히 더 힘들다고 평가하는 훈련으로, 내게는 전투지휘훈련단에 전입해 온 후 계획반으로 처음 훈련을 준비하고 시행한 군단급 훈련이어서 유독 더 힘들면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런데 일부 야전부대에서는 ‘게임 논리’ 또는 ‘실 전장과 맞지 않는 훈련’이라는 식의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 같아 많이 속상한 마음이다. 그래서 이번에 ○군단 훈련을 준비하고 시행하면서 느낀 바를 야전에서 근무하는 전우들과 공유하고 싶다.
먼저, 야전부대에서도 그렇겠지만 우리도 훈련 4~5개월 전부터 준비하는데, 이때 훈련부대의 작전계획과 전사는 물론 ‘훈련부대의 훈련성과 달성 방법’까지 고민하며 훈련을 준비하고, 훈련 간에는 북한군의 특징적인 전술 구현을 통해 지휘관과 참모들이 북한군의 기도를 판단하도록 노력한다. 이번 훈련에는 북한군의 공세적인 전술을 구현하고자 작전 초기부터 기갑·기계화부대를 조기 투입해 새로운 위협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BCTP 훈련도 실제 전장과 같이 전세(戰勢)의 흐름을 파악하고 호기를 포착·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로, 도하 공격 시 1차 도하는 실패했지만, 주요 교량을 복구하고 확보한 것이 큰 호기가 돼 이후 복구된 교량을 통해 공격 기세 유지가 가능했다. 공격 기세 유지에 있어서도 선두 제대의 진출에 따른 적시적인 기동 예비의 결전진입으로 공격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실 전장의 측면에서 볼 때, BCTP 훈련이 실 전장이 아닌 ‘컴퓨터 모의’ 상에서 이뤄지므로 “현실적인 제약요소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군단 및 사단급 지휘관들이 전투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결국은 현장의 보고를 토대로 ‘상황판 도식’ ‘ATCIS 전시’ 또는 ‘개인의 구상’ 등의 과정을 통해 전장을 가시화하고 전투하듯, BCTP 훈련 간 사단 및 군단급 지휘관과 참모들이 모델의 전시 하나하나에 집착하기보다는 전장에 대한 ‘통찰력 발휘’를 통해 전투지휘를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이번 훈련 간 훈련부대와 대항군의 사망자는 각각 수만 명 이상 발생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이런 큰 전투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또 이런 점이 BCTP의 장점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사단 및 군단급 지휘관과 참모의 실전적 전투지휘능력 향상을 위해 첨단 컴퓨터 모의기법을 이용해 작전의 성공과 실패를 실전과 유사한 상황에서 경험해봄으로써 취약점을 발견, 훈련 소요를 염출하고 이를 수정·보완하기 위한 훈련이 BCTP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야전의 전우들이 이 글을 통해 BCTP에 대해 이해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하기 바란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