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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생계 책임 “늘 배고프지만 투정부릴 순 없어요”

노성수 기사입력 2017. 06. 25   14:19

[3] 6·25전쟁 참전용사 3세 다윗 에셰투

기계공학자 꿈꾸며 대학 진학 원하는 중학생 ‘다윗’

학비·교복 등 마련하기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의젓해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재산 몰수…후손에 가난 대물림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6037명의 군인을 대한민국에 파병한 특별한 인연이 있는 나라다.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시내에 있는 한국마을은 6·25전쟁 이후 고국으로 돌아간 참전용사들이 정착한 마을이다. 시간이 지나고 정치적 핍박으로 인해 어려운 생활을 하게 된 참전용사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현재 한국마을은 빈민가가 됐다.

한국마을 입구에는 6·25전쟁에 참가했던 참전용사들이 거주하던 마을이라는 표지로 태극기가 그려진 이정표만이 외롭게 남아있다.

아디스아바바에는 한국마을 말고도 참전용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 한 곳 더 있다. 바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회관이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군인들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 안에는 6·25전쟁과 에티오피아군의 활약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념관과 참전용사들의 넋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지난 3월 30일, 국제구호단체 월드투게더 김요환(전 육군참모총장) 회장이 참전용사회관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멜레세 테세마 6·25전쟁 참전용사협회장,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소속 생존 용사들 30여 명이 함께했다. 김요환 월드투게더 회장은 “6·25전쟁 당시 먼 곳에서 참전해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분들과 가족분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오늘날 자유를 얻었고 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6·25전쟁 참전용사 3세 다윗 에셰투 군의 발은 낡은 신발 탓에  피가 맺혔다.

 

 

 

에티오피아 하와사 라른 지역의 6·25전쟁 참전용사 3세 다윗 에셰투 군의 거주지. 열악한 주거 환경이 어려운 형편을 짐작케 한다.

 

 

 

 

참전용사, 에티오피아 한국마을에 정착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전후 반세기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지만, 에티오피아는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이날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를 직접 만난 김요환 월드투게더 회장은 이제 우리가 살아계신 참전용사들에게 최선의 예우를 다하고, 후손들에게도 끊임없는 도움을 줘야 한다며 참전용사와 후손을 위한 지원과 대한민국 국민의 관심을 촉구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인구의 절반이 빈곤 상태이며 5세 이하의 어린이 47%가 영양실조를 겪는 등 지구촌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다. 6·25전쟁 당시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강대국으로 불릴 만큼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였다. 하지만 정치적인 불안정, 혹독한 가뭄 등 어려움을 겪으며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또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는 공산화 과정에서 대한민국을 도왔다는 이유로 재산을 몰수당하는 등 수모를 겪었고, 가난은 후손에게 대물림됐다.

올해 중학생인 다윗 에셰투(15) 군도 마찬가지. 참전용사 3세인 다윗 군은 아버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다윗 군이 태어나고 아버지가 집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후 다윗 군의 가족은 먹고살 길이 막막해 친척 집을 전전하다 현재는 하와사(Hawassa)라는 지역의 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다. 가족 생계는 다윗 군의 엄마가 한 기업의 매표소 직원으로 일하며 책임지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를 감당하느라 빨래 일을 부업으로 하고 있지만, 임대료를 제외하면 수중에 들어오는 비용은 한 달 700버르 남짓. 이 돈으론 세 식구가 한 달 동안 생계를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다윗 군의 엄마는 “다윗이 어렸을 때 제대로 먹이지 못해서 영양실조에 걸리고 아픈 날이 많았다. 그래서 이모에게 몇 달간 맡기기도 했다”며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용사 3세 다윗 에셰투(오른쪽) 군이 동생과 함께 자신의 집 앞에서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빨래 부업에도 생활비 감당 안돼


성장기 남자아이인 다윗 군은 항상 배가 고프다. 학교에서 점심을 먹지 못하면 저녁 한 끼가 하루에 먹는 전부일 때도 있다. 다윗 군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돈을 주고 급식을 먹거나 도시락을 싸 와야 하는데, 점심 도시락을 챙기지 못하는 날도 종종 있다.

다윗 군은 “친구들이 학교에 점심 도시락을 싸 오거나 급식을 먹는 게 가장 부러워요. 그렇지만 열심히 일하시는 엄마에게 투정을 부릴 순 없어요”라며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장차 기계공학자를 꿈꾸는 다윗 군은 대학에 진학해 기계공학을 공부해서 에티오피아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소망이다. 하지만 대학은커녕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학비는 물론이고 교복·학용품·가방 등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다윗 군에게 참전용사인 외할아버지 메하리 멩게스투(Mehari Mengestu·강뉴부대 1기·별세) 씨에 대해 묻자 어머니께 외할아버지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외할아버지가 6·25전쟁 참전 당시 귀를 크게 다치셨고, 이후 고국에 돌아와서도 많이 힘들어하셨단다.

67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젊음을 바쳤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그의 가족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가난의 대물림과 전쟁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생면부지인 대한민국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젊음을 희생했던 6·25 참전용사와 후손가족들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가족을 도와주세요

<후원방법>

문의: 02-429-4044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902-052203
예금주: (사)월드투게더
금액: 월 1만 원 이상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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