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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현 독자마당] 분주함 속에서도 해야 할 일

입력 2017. 04. 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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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3, 4월을 꽤 바쁘게 보냈다. 1분기에는 그나마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연초부터 시작된 분주함이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군수사령부의 집행 예산이 막대하다 보니 매 순간 예산 조기 집행에 신경 써야 했다. 키리졸브(KR) 연습 때는 여느 작전부대 못지않게 몰입했고, 연습 후에는 국방부 종합감사도 받았다. 특히 올 한 해는 군수사의 ‘피플 퍼스트, 싱크 디퍼런트(People First, Think Different)’라는 모토 아래 모두가 노력하고 있어서인지, 노력하는 모두가 퍼스트 피플(First People)이 돼가고 업무는 다채롭게 추진되는 것 같다.

현재를 바쁘게 살더라도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사령관님은 특별강의에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를 화두로 던지셨다. 정보통신기술의 융합과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설명하고 동영상을 보여주셨다. 영상에는 다보스 포럼의 창시자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 박사의 강의가 들어 있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산업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는 슈바프 박사의 주장은 군수사에도 꼭 필요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군수사는 복잡하고 특수한 수상·수중·항공의 입체작전을 수행하는 해군의 최첨단 장비와 무기체계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하기에 기술을 선도해야 할 의무도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야말로 현재까지의 임무와 역할을 넘어 도전해야 할 과제며, 해양 영토를 수호하고 평화를 지키는 더욱 분명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부서장의 소개로 『삼성의 CEO들은 무엇을 공부하는가』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는 삼성그룹이 직면한 경영문제와 정치·경제·사회 이슈부터 역사·문화·예술 등을 막론하고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진행했던 삼성 사장단 대상 명강의 30편이 담겨 있다. 그중 지용희 세종대 석좌교수는 이순신 제독에게서 배우는 승리하는 법을 역설했다. 도전정신과 솔선수범, 철저한 위기관리와 공정성 등 잘 알려진 내용도 있었지만, 이기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싸웠다는 내용이 단연 눈에 들어왔다. 명량해협의 좁은 물목을 전투 장소로 택했던 것, 센고쿠(戰國) 시대의 숱한 전투를 치르며 조총과 칼싸움에 능한 일본군에 대비해 철갑을 덮은 거북선을 만든 것 등이다.

여전히 많은 업무가 우리 앞에 있다. 북한의 집요한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 가능성에 더해 대통령선거 등 여러 현안으로 어수선하다. 이런 어수선함 속에서도 변화의 물줄기를 통찰해 도전하고 실행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고대 로마 전략가인 베게티우스의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는 명언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그리고 미래 전장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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