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해안선따라 1만5000km 안보대장정

그리운 고향 언제 가려나... 공연히 손끝만 그곳에 머무네

김상윤

입력 2016. 11. 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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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고성


‘북위 38도’ 북과 가장 가까운 통일전망대, 엄숙한 긴장 감돌아

내년 3월 목표 높이 30m ‘해돋이 통일전망타워’ 신축공사 한창

6·25전쟁 출격한 최초의 전투기 ‘F-51D 무스탕’ 완벽 복원도

 

 

공군18전투비행단이 최초 도입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한 F-51D 무스탕 전투기.

 

 

국방일보가 올 한 해 걸어온 안보대장정의 길, 목표한 1만5000㎞는 달성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 북한이 점거 중인 한반도 북부의 해안선을 담지 못했다는 미완성의 아쉬움이다. 지난 17일, 걸음이 닿는 해안선의 끝점에 있는 통일전망대에 섰다.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해 저 멀리 말무리 반도와 해금강, 구선봉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앞은 북한이다. 더는 걸음을 이어갈 수 없다. 금강산 끝자락을 향한 그들의 시선에서 말로 표현 못 할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통일전망대와 351고지 전적비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통일전망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전망대로 북위 38도 지점에 세워졌다. 연간 100만 명의 방문객이 들러 분단의 아픔과 망향의 슬픔을 달래고 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상징적인 장소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지금은 중단된 금강산 육로 관광로가 보이고, 그 뒤로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 구선봉과 바다 위의 금강, 해금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여기에 하얀 백사장, 동해의 푸른빛이 더해져 천혜의 절경을 이룬다.

그러나 이곳은 안보 관광지인 동시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남북 대치의 현장이다. 전망대에서 관측되는 남북의 최전방 초소와 GP, 관측소 등 다양한 군사시설은 우리의 분단 현실을 새삼 느끼게 한다. 최근 계속된 북한의 군사도발로 인해 가라앉은 엄숙한 분위기가 전망대 일대를 감돈다.

현재 고성 통일전망대에서는 고성군이 주도하는 해돋이 통일전망타워 신축 공사가 한창이다. 지금은 이 공사로 인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내년 3월 30m 높이의 3층 구조 건물인 타워가 준공되면 남북이 만나는 접점의 풍경을 더 멀리, 그리고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통일전망대에는 351고지 전투 전적비와 함께 현재 대한민국에 총 5대만 남아있는 F-51D 무스탕 전투기가 전시돼 있다. 무스탕은 6·25전쟁 당시 승호리 철교 폭파작전, 평양 대폭격작전 등 대표적인 항공작전을 수행한 역사적인 기종이다. 얼마 전 문화재청은 ‘3·1 독립선언서’와 함께 공군사관학교·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무스탕 전투기를 정식 문화재로 등록했다. 공군 최초의 전투기로서 우리나라 공군력을 근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351고지 전적비와 함께 서 있는 무스탕 전투기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 위풍당당한 모습이 상징하는 호국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무스탕 복원, 조국수호 의지를 되살리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현재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F-51D 무스탕 전투기는 총 5대다. 5대만 남아있는 이유는 대부분이 퇴역 후 미국에 반환됐기 때문이다.

공군18전투비행단은 지난 7~10월 4개월에 걸쳐 대대적인 무스탕 복원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5대의 무스탕 가운데 강릉기지의 무스탕 한 대는 완벽히 도입 당시의 제 모습을 되찾았다. 복원은 간단한 작업이 아니었다. 부대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역사자료를 참고했고, 수많은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았다.

예상외로 바로잡아야 할 오류가 많았다. 기체 도장은 회색이 아니라 은색이었고, 태극마크는 크기와 색이 달랐다. 기체 번호도 ‘18’이 아닌 ‘101’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대는 잘못된 도장과 무장 형태를 모두 바로잡고, 균열 부위를 세심하게 보강했다. 이 과정에서 기체에 새겨진 유명한 문구인 ‘신념(信念)의 조인(鳥人)’도 삭제됐다. 최초 도입 당시인 1950년 7월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18전투비행단의 조종사들은 복원된 무스탕을 통해 조국애와 군인정신을 느끼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듯 무스탕 복원작업은 대한민국과 공군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 사료를 보존했다는 의미를 지닐 뿐만 아니라, 빨간 마후라의 고향인 강릉기지의 역사와 선배 전우들의 조국수호 의지를 현대에 되살렸다는 면에서 더욱 높이 평가된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사진 < 한재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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