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이명길의 연애모의고사

존칭·애칭 쓰면 싸울 때 막말 못 할걸요

입력 2016. 11. 1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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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연인 사이, 반말과 존칭 사이


 

 

 



Q :명길 씨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 명길 씨는 편하게 반말을 하고 싶은데, 그녀는 너무 편한 것보다는 존칭을 쓰는 커플이 오래 간다며, 서로 예의는 지키자고 한다. 과연 존칭을 쓰는 것이 연애에 도움이 될까?

1. 반말이 거리감을 없애주고 더 편하다. 2. 존칭을 쓰면 싸울 때 도움이 된다.

3. 둘이 있을 때는 반말을 하고, 남들 앞에서만 존칭을 쓰면 된다.

4. 커플은 무조건 반말을 해야 친해진다.

A :‘만남 템플스테이’에서 받았던 질문이다. 그녀는 연인 사이일지라도 너무 편한 것보다 적당히 예의를 지키는 것이 연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만난 사람들은 연인 사이에 존칭을 쓰자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존칭이 불편하다는 상대와 관계까지 불편해졌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혹시 내가 잘못된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는 그녀. 과연 그녀의 생각이 잘못된 것일까? 연인 사이, 반말과 존칭 중 어떤 표현이 연애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말하면서 시작부터 너무 편하게 지내는 것보다 적당한 존칭과 애칭을 사용하는 것이 행복한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애 초반, 남성들은 효율성을 추구한다. 아무래도 시간과 자원이 한정돼 있어서 최대한 빨리 ‘불편한’ 관계를 ‘편한’ 관계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존칭을 쓸수록 더 많은 시간, 자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기에 “우리 그냥 편하게 반말하자”는 말을 한다. 쿨한 행동 같지만, 사실은 반말로 거리감을 줄이고, 빨리 편한 사이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연애가 시작될 때는 행복해서 반말을 쓰든, 존칭을 사용하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뜨거운 연애 초반을 지나 다툼이 시작되는 중반 이후부터 존칭은 큰 효과를 발휘한다.

오래 만나온 커플이 있다. 평소 서로에게 물 한잔 달라고 할 때도 “미안한데 나 물 좀 줄래요?”라고 하고, 상대가 부탁을 들어주면 “고마워요”라는 말을 하는 커플이다. 서로를 부를 때도 애칭을 사용하는데, 남자는 여자를 ‘예쁘니’라고 불렀다.

존칭과 애칭을 사용한다고 싸우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루는 그 커플이 전화로 다투는 것을 봤는데, 둘 사이의 어떤 일 때문에 서로 화가 많이 난 것처럼 보였다.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오자 남자는 전화를 받은 후 심각하게 이렇게 말했다. “야 예쁘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건 아니지.” “예쁘나, 내 말이 그게 아니잖아.”

조용히 들어보니 여자는 남자친구에게 “멋쟁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라며 화를 내고 있었다.

분명 목소리는 심각한데, 듣다 보니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만약 다른 커플들처럼 ‘야’ ‘너’ 이런 식으로 부르며 싸웠다면 큰 싸움으로 번졌을 텐데, 그렇게 싸우다 보니 얼마 못 가 화해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역시나 두 사람은 곧 다시 친해져서 서로를 ‘예쁘니’와 ‘멋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람들은 편한 사람을 쉽게 생각하곤 한다. 직장 상사처럼 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연인 사이에도 약간의 존칭과 애칭을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이 맞다. 답 2번.


<이명길 듀오 연애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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