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장소가 신뢰에 미치는 영향 삽화=오지혜
Q. 친구 따라 처음으로 클럽에 간 명길 씨. 그곳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그녀를 만났고, 결국 사귀게 됐다. 그런데 데이트를 할수록 마음이 불안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1. 솔직한 마음을 말한다. 2. 그냥 헤어진다.
3. 클럽에 못 가도록 막는다.4. 박수홍과 같은 멋진(?) 클러버가 된다.
A. 한 남학생의 고민이다. 클럽에서 만난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는데, 사랑할수록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다. 특히 그녀가 밤에 외출하거나, 술을 마실 때면 걱정이 된다. 조심스럽게 클럽 가지 말라고 하면 “왜 나를 못 믿느냐?”고 하지만, 이미 혀가 꼬여 있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불안하다. 계속 만나고는 싶은데, 다툼이 늘어나는 상황.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나이트나 클럽에 가는 것을 ‘탈선’으로 생각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땐 그런 곳에서 사랑에 빠지면 큰일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제 클럽이 ‘대중문화’처럼 됐고, 영화나 드라마에 당당히 등장하기도 한다. 방송의 경우 아예 클럽에서 촬영하기도 하며, 심지어 40대 중반의 박수홍 역시 ‘클러버(clubber)’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클럽에 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시대인데, 왜 그는 여자친구가 클럽에 갈까 불안감을 느끼는 것일까? 그것은 처음 만난 장소가 서로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주 천년고찰 흥국사가 주최한 ‘만남 템플스테이’에 강연을 다녀왔다. 청춘 남녀가 함께 108배와 새벽 참선을 하며 자아도 찾고 인연도 찾는 템플스테이다. 만약 그 남학생이 클럽이 아닌 이곳에서 그녀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아마 그토록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클럽에서 만났다고 불행해지거나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작점이 클럽이라면 서로에 대해 더 많은 이해와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경우 연인이 밤에 친구를 만나거나, 갑자기 연락이 안 될 때마다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데, 첫 만남 장소가 신뢰에 영향을 미치면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진다.
그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싸우는 것도, 헤어지기도 싫다면 남자답게 보이려고 애쓰지 말고 솔직하게 마음을 말해야 한다. 무조건 클럽에 가지 말라고 하면 “나 이런 줄 모르고 만났어?”라는 대답이 나올 수도 있으니 여자친구가 클럽에 있을 때 ‘나의 마음’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 좋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애인이 술 마시고 클럽에 갔을 때 걱정되고 불안해서 화가 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사실 내 마음이 이렇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된다.
그 불안함을 이해해준다면 평범한 연애의 가능성이 보이지만, 아니라면 이 연애는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만날 때는 어디서 만나는지도 중요하다. 그것이 신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답은 1번이다.
<이명길 듀오 연애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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