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빛낼 불사조 용사들<4·끝> 수영 최규웅 병장
국군체육부대서 되살아난 천재성
세계군인체육대회 ‘금·은’ 성과
두 번째 올림픽은 군인정신으로
“후회없는 레이스 펼쳐 군에 보답”
한국 수영은 이번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박태환의 출전 여부를 놓고 치열한 갑론을박을 펼쳤다. 이러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올림픽 무대를 위해 흔들림 없이 준비해온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한국 평영의 최강자’ 국군체육부대 수영팀 최규웅 병장이다. 박태환과 함께 한국 남자수영의 대들보로서 지난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최 병장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지난 25일 리우 현지로 떠나기에 앞서 막바지 훈련 중인 최 병장을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났다.
첫 올림픽 아쉬움 뒤로…두 번째 기회를 열다
박태환의 등장으로 국민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세계 수영의 변방이다. 국제수영연맹이 이번 리우올림픽 출전자격으로 제시한 A 기준 통과기록을 충족한 국내 남자 선수는 단 2명. 박태환과 최규웅 병장뿐이다. 최 병장은 지난해 2015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평영 200m에서 수립했던 2분11초30의 기록을 인정받아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사실 4년 전 런던올림픽은 최 병장에게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최 병장은 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 열린 2011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수영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해 수많은 화제를 모았다. 당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7위에 오르며 박태환을 잇는 한국 남자수영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러나 처음 경험한 올림픽의 벽은 높았다.
최 병장은 “올림픽은 정말 큰 무대였다. 세계선수권 이후 불과 1년 만에 선수들의 기량이 엄청나게 향상돼 나타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최 병장은 자신의 기록에도 못 미치는 2분13초57을 기록하며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입대 후 ‘제2의 박태환’ 꼬리표 떼다
첫 올림픽에서 높은 벽을 실감하자 최 병장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토록 좋아하던 수영도 하기 싫어졌다. 국내 최강의 자리는 유지했지만, 세계 정상을 향한 목표는 멀게만 느껴졌다. 이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최 병장은 입대를 선택한다.
입대는 곧 최 병장에게 ‘제2의 선수생활’을 여는 계기가 됐다. 남자 수영선수로서는 전성기를 맞는 시점인 25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국군체육부대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시스템 속에서 최 병장은 ‘수영천재’의 기량이 되살아났고, 드디어 세계 군인올림픽인 ‘2015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평영 100m와 200m에 출전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한다.
더 이상 ‘제2의 박태환’이 아닌 ‘세계 1인자 최규웅’으로 이름을 당당히 새긴 것이다. 최 병장은 “‘과연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나의 마음가짐이 입대 후 ‘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며 “나 스스로 기량이 절정에 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운동시간이 기다려졌다”고 말했다.
한국 수영의 또 다른 ‘희망’…평영 200m 결선 진출 도전장
일본을 비롯한 유럽세가 득세하는 세계 남자평영 200m에 도전장을 내민 최 병장의 목표는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하는 것. 만약 이 목표가 달성된다면 한국 수영으로서는 메달 못지않은 값진 성과다.
오는 8월 9일 펼쳐지는 리우올림픽 남자평영 200m 예선과 준결승을 통과하면 다음 날인 10일, 대망의 결승전에 오르게 된다. 세계기록은 일본의 아키히로 야마구치가 보유하고 있는 2분7초01로 최 병장이 세운 지난해 기록과는 3초가량 차이가 난다. 기록상으로는 세계 정상과 거리가 있지만, 경기 당일 최고의 컨디션과 강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도전이다.
그동안 최 병장은 국군체육부대에서 혹독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하루 14㎞가 넘는 물살을 헤치며 올림픽 무대를 기다려왔다.
최 병장은 “이번 레이스에 내 수영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문을 연 뒤 “오는 9월 28일 전역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나를 다시 일으켜준 군에 보답하고 싶다. 대한민국 국군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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