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공수호 최전선, 공군방공관제사령부 중앙방공통제소(MCRC)를 가다
중앙방공통제소(MCRC)는 평소 언론 공개가 철저히 제한된다. 대한민국 영공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KADIZ)의 모든 공중상황 자료가 모이는 핵심 보안 시설이기 때문이다. 국방일보는 29일 2016년 최우수 방공무기통제사 임병진 중위를 비롯한 수많은 작전요원이 24시간 근무하는 대한민국 영공감시의 중심,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SOC) 제1중앙방공통제소(MCRC)를 단독 취재했다.
#한반도 공중상황 한눈에…화생방 터져도 임무 지속
공군은 지역별로 두 곳에 중앙방공통제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본지가 단독 취재한 1중앙방공통제소는 오산기지 지하 벙커 안에서 철통 같은 외벽으로 철저히 보호받고 있다.
까다로운 출입절차를 거쳐 철문을 열자 시설 안쪽에서 일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졌다. 현장을 안내하던 공군방공관제사령부 감찰안전실 표준화평가과 강병국 소령은 “바람을 밖으로 흐르게 하는 양압 장치를 가동 중”이라며 “화생방 상황에서도 공중감시 임무를 지속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통제소 안에 들어서자 수백 대의 공중감시 콘솔 장비가 늘어서 있었고, 콘솔 화면에 눈을 고정하고 있는 수많은 임무요원이 보였다. 화면에는 식별기호가 붙은 수백 개의 점이 끊임없이 점멸하고 있었다. 이 점들은 현재 한반도 영공을 비행하고 있는 아군기, 적성기, 민항기 등을 나타낸다. 강 소령은 “한반도 전역의 공중상황이 한눈에 보이는 이 화면은 1급 비밀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곳의 임무요원은 크게 감시수, 식별수, 방공무기통제사·통제기사로 나뉜다. 감시수가 미상의 항적을 포착하면, 식별수가 항적의 종류를 식별해 아군기, 적성기, 민항기 등 식별기호를 붙인다. 식별된 적기의 모든 움직임은 철저히 감시되며, 우리 영공을 침범한 순간 방공무기통제사가 즉각 요격 관제에 나선다.
#모든 임무 초 단위로 수행…4교대 근무 24시간 가동
이곳의 임무는 초 단위다. 항적 포착, 식별, 교전 통제 등 모든 과정이 단 몇 초 안에 이뤄진다. 눈을 잠시만 돌리면 항적을 놓칠 수 있기에 방심이란 있을 수 없다. 강 소령은 “항적포착은 보통 12초 안에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며, 실제로는 이보다 빠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제소에는 ‘쉼표’가 없다. 통제소는 ‘모닝·애프터·스윙·미드’ 총 4개의 근무시간으로 24시간 운영된다. 요원들은 6시간 근무하고 12시간 휴식하는 일명 4교대 크루(Crew) 근무를 선다. 모닝 근무를 선 사람은 애프터·스윙 시간에 휴식한 뒤 미드 근무에 다시 투입된다. 이렇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무하다 보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피로도 쌓인다. 그러나 모든 요원은 자신의 근무시간, 그저 점멸하는 점들과 씨름하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통제소 천장에는 반사판 수십 개가 달려 있다. 일정한 실내 밝기를 유지, 콘솔 화면의 빛 간섭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공중감시를 저해하는 모든 요소는 요원들의 ‘적’이다. 자연스러운 생리현상도 그중 하나다. 한 요원은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 근무 투입 전 5~6시간 동안 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공수호 최전선 긴장감 가득…모든 상황이 실전
중앙방공통제소는 ‘영공수호의 최전선’이라 불린다. 최근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이후 최전선 근무 요원들은 더욱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적기는 단 몇 분이면 우리 영공으로 넘어올 수 있다. 인위적으로 시행하는 훈련을 제외하고, 화면에서 나타나는 모든 상황은 ‘실제 상황’이다.
이날 중앙방공통제소는 실제 항공기를 동원해 적기를 요격하는 ‘영공침범 대응훈련’을 했다. 적기 역할을 맡은 항공기들이 적의 기동을 묘사하며 영공침범 상황을 연출하면, 방공무기통제사와·통제기사가 아군 항공기를 관제하며 전술조치 및 교전 통제 임무를 수행하는 훈련이다. 훈련은 적기를 모두 격추할 때까지 장시간 진행됐다. 강 소령은 “항공기의 활동이 줄어드는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즉 미드 근무 시간에는 실제 항공기를 동원하지 않고 모의훈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닝 근무에 투입된 2016 골든아이 임 중위는 “방공무기통제사는 적기의 속성과 무장 종류를 빠르게 예측, 아군 항공기에 최적의 항행 정보를 제공하고 유리한 공중전투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하늘을 지키는 잠들지 않는 눈, 골든아이의 이름을 걸고 적기가 감히 우리 영공을 침범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6년 최우수 방공무기통제사 ‘골든아이’ 탄생
지상통제 부문 임병진 중위
공중통제 부문 손진호 대위
공군방공관제사령부 37회 공중전투 요격관제대회 시상식
공군방공관제사령부는 29일 이병권(소장) 방공관제사령관 주관으로 열린 시상식에서 ‘2016년 공중전투 요격관제대회’의 우승자인 공군31방공통제전대 임병진 중위와 공군51항공통제비행전대 손진호 대위에게 합참의장상과 함께 ‘골든아이’ 칭호를 수여했다.
골든아이는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의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탑건’ 칭호와 함께 공군 전투요원 최고의 영예다.
올해로 37회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지난 2~5월 지상통제(MCRC) 부문과 공중통제(E-737) 부문으로 나눠 예선·본선이 진행됐다. 총 42명의 방공무기통제사가 치열한 대결을 펼쳤고, 임 중위와 손 대위가 지상통제와 공중통제 부문에서 각각 최고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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