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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명까지 탈출 구명구, 조난 승조원엔 ‘구세주’

기사입력 2016. 06. 19   15:22

<22> 잠수함 침몰 시 승조원 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중)

독일서 설계…자체 부력 탱크 장착

공기 공급 없이 8~9시간 생존 가능

맨몸 탈출은 기압차로 감압병 우려

 

 

  한국 해군의 잠수함 구조함인 청해진함의 항해 장면.

 

 

잠수함 구조함(ARS: Submarine Rescue Ship)의 역할

잠수함 구조함은 침몰 잠수함 발생 시 현장에 투입돼 제반 구조 작전을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침몰 잠수함 인근 해역의 항공기, 수상함의 소나와 소나부이로 침몰 잠수함의 위치가 개략적으로 파악되면 잠수함 구조함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소나와 ROV를 이용해 침몰 잠수함의 위치를 최종 확인하고 위치 표시 부이를 설치하며 이후 현장에서 구조작전을 지휘한다.

미국·영국·일본·중국·러시아·프랑스·이탈리아·스웨덴 해군 등이 잠수함 구조함 또는 구조정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 해군도 1996년 말 청해진함을 건조, 1998년 6월 동해에 침몰한 북한 유고급 잠수정을 공기백(Air Bag)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인양했다. 미국 해군은 2척의 잠수함 구조함을 운용하다가 이미 퇴역시켰으며, 심해구조정(DSRV: Deep Submergence Rescue Vehicle)을 운용했으나 이들도 취역한 지 오래돼 모두 퇴역했다.

잠수함 구조함은 심해 구조용으로 레스큐 챔버(SRC: Submarine Rescue Chamber)나 DSRV를 적재하고 있으며, 탈출 시 고압에 노출된 승조원을 치료하기 위한 감압 챔버(Depression Chamber)도 보유하고 있다. 잠수함 구조함이나 구조정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의 해군은 민간 회사에서 운용하는 구조함에 구조를 의뢰하며 인접 국가 해군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잠수함 침몰 시 승조원 탈출 및 구조 방법

맨몸(Escape)탈출/비상 탈출복 착용 후 자유상승(Free Ascent)

침몰한 잠수함에서 승조원들이 외부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수면까지 탈출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맨몸으로 올라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비상 탈출복을 착용하고 올라오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잠수함일지라도 유사시 승조원이 탈출할 수 있는 탈출실(Escape Trunk/Tower)이 있다. 탈출할 때는 탈출실의 압력을 외부 수압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탈출실 해치(수직통로)를 열어서 탈출한다. 탈출실을 통한 탈출이 불가능하고 함 내 압력의 증가 속도가 빠를 경우 잠수함 해치를 열고 바로 탈출하기도 한다. 잠수함 탈출 해치에는 스커트(Skirt)가 설치돼 있어서 해치 내부로 해수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므로 호흡을 하면서 탈출할 수 있다.

맨몸 자유상승은 1851년 2월 1일 독일 발트해의 킬 만에서 최초로 성공했다. 브란트타우허(Brandtaucher)란 잠수정을 개발한 빌헬름 바우어(Whilhelm Bauer)와 동승 승조원 2명이 수중시험 도중 수심 18m에 침몰했는데 이들은 맨몸으로 무사히 탈출했다.

맨몸 탈출 시 가장 큰 장해 요인은 몸이 잠수함의 침몰 심도에 해당하는 수압을 받다가 수면으로 갑자기 올라오면서 급격하게 압력이 감소해 감압병(Decompression sickness)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감압병은 잠수병이라고도 하는데 잠수 중 인체에 과다하게 축적된 질소가 수면으로 급상승하거나 짧은 시간에 반복 잠수를 할 경우 잠수부의 몸속에서 질소 방울로 변해 신경세포를 압박하거나 혈액순환을 방해함으로써 발생하는 질병이다. 국내에는 감압병 치료 설비가 몇 군데밖에 없는데

그중 하나가 진해 해군해양의료원에 있다. 한국에서는 1979년 3월 5일 최초로 감압병 치료를 시작했다.

승조원들이 수면으로 올라올 때 수압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면서 신속하게 부상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비상 탈출복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도 수심 30m 이상에서는 상당히 위험하지만 훈련을 잘 받은 경우 180m 정도에서도 탈출할 수 있다.

수면으로 상승 시는 통상 2.4m/sec의 속도로 올라오는데 이때 계속 숨을 내쉬면서 올라와야 한다. 갑작스럽게 상승하면 심한 압력 차이로 잠수병에 걸릴 수 있으며 잘못하면 허파가 터져 즉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수심 30m에서 탈출하는 경우 수면에 오르면 허파의 공기가 3배로 팽창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숨을 내쉬어서 공기 양을 줄이지 않으면 허파 손상으로 생명을 잃게 될 수도 있다.

1916년 10월 9일 코펜하겐에서 덴마크 잠수함 디커렌(Dykkeren)이 적함과 충돌, 침몰했는데 9명의 승조원 중 3명이 비상 탈출복을 착용하고 수심 8.5m에서 무사히 탈출했다. 그러나 훨씬 뒤인 1927년 12월 17일 미 해군 잠수함 S-4는 함선과 충돌한 후 31m의 수심에 침몰했는데 승조원 모두가 사망했다. 이 사고를 교훈 삼아 미국은 개인탈출용 몸센 렁(Momsen Lung)과 여러 사람이 함께 탈출할 수 있는 매캔 레스큐 챔버(McCann Rescue Chamber)를 개발했다. 필자가 잠수함 탑재 무기어뢰 편에서 간단히 언급했듯 1944년 10월 24일 대만 해협에서 미 잠수함 탱(Tang: USS-306)이 자기가 쏜 어뢰에 맞아 수심 55m에 침몰했다. 이때 몸센 렁을 착용하고 전부 어뢰발사관에서 13명이 탈출했는데 그중 5명이 생존한 기록이 있다.



잠수함 선체 일부에 부착된 구명구(救命球·Rescue Sphere)로 탈출

독일 IKL(Ingenieeur Kontor Lueck)사가 설계하고 HDW(Howaldtswerke Deutshe Werft)사에서 건조해 인도 해군에 인도한 Type 209급 1500톤 잠수함에 구명구가 설치됐다. 독일이 1964년 이후 세계 각국에 140여 척의 잠수함을 수출했지만 구명구를 설치한 잠수함은 인도 외에는 없다. 이 구명구는 자체 부력 탱크를 가지고 있으며 한 번에 40명의 승조원을 탈출시킬 수 있고 외부 공기 공급 없이 8~9시간 동안 생존이 가능하다. 구명구가 수면으로 떠오르면 통풍 마스트를 올리고 해상 상태가 잔잔하면 상부 해치도 열 수 있다. 구조함이 도착해 4노트의 속력으로 예인하거나 크레인으로 구조함 갑판에 인양해 승조원을 구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구조 시스템이다. 다음 회에 계속

 

<문근식 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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