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그것이 알고 싶다

실습용 교육용 실표적...영광의 임무는 계속된다

맹수열

입력 2016. 01. 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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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퇴역 함정 어떻게 되나


해군, 은퇴 함정 상태 따라 4가지로 분류

예비역 훈련함정, 교육생 실습용으로 사용

우방국에 양도돼 다시 현역으로 재탄생

또 다른 예비역인 치장함정은 밀폐·관리

퇴역 관리전환함정은 안보교육관 등으로

폐처리함정은 실사격표적이나 고철 처리

 

 

 

 

 

해군작전사령부 8전투훈련단 예비역함정 관리대대에 정박 중인 경주함(위)과 김천함(아래)을 해군 부사관들이 정비하고 있다.

 






군 생활을 마친 장병들은 예비군과 민방위를 거친 뒤 국방의 의무를 완전히 끝내게 됩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꺼낸 이유는 문득 이런 궁금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무기체계는 어떻게 될까?"

우리 군의 무기체계 가운데 사람의 이름이 가장 많이 명명된 것은 다름 아닌 함정입니다. 율곡이이함, 양만춘함, 최영함 등 해군의 배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위인들의 이름을 많이 차용하고 있죠. 사람 이름을 딴 장비라….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지는 않으시나요? 그렇다면 해군 함정들도 전역을 할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 함정도 전역, 혹은 퇴역을 합니다. 우선 전역과 퇴역의 차이를 이야기해보죠. 아시는 것처럼 전역은 현재까지 복무하던 역종(役種)에서 다른 종으로 바꾸는 것을 뜻합니다. 현역에서 예비역으로 바뀐다고 설명하면 이해하기 쉽죠. 퇴역은 현역에 있다가 완전히 물러나는 것을 말합니다. 주로 군 생활을 오래 한 간부들의 경우 퇴역을 하는 경우가 많죠. 보다 넓은 뜻에서 현역에서 물러나는 모든 이들은 전역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함정의 전역·퇴역에 대해 알아볼까요? 가장 최근의 예를 들면 지난달 31일 1500톤급 호위함(FF) 서울함과 1000톤급 초계함(PCC) 김천함이 은퇴를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두 함정의 운명이 갈립니다. 서울함은 퇴역, 김천함은 전역을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함정의 일생을 살펴보겠습니다. 함정은 소요제기부터 건조 완료까지 통상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립니다. 건조된 배는 진수식을 갖고 해군에 인수된 뒤 취역식과 전력화 과정을 거쳐 군함으로 거듭납니다. 해군 함정은 영해수호는 물론 대민지원, 해외파병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되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그 수명이 다하는 법. 선령이 다한 함정이 현역에서 물러나는 기간은 평균 30년 정도라고 합니다. 앞서 얘기한 서울함·김천함도 이런 수순을 거쳐 은퇴하게 된 것이죠.



그렇다면 은퇴한 군함은 어떻게 활용될까요? 해군은 현재 은퇴 함정을 상태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예비역 함정인 예비역 훈련함정과 치장함정, 퇴역 함정인 관리전환 함정과 폐처리 함정이 그것이지요. 폐처리 함정은 말 그대로 폐처리, 즉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함정을 말합니다. 해상 실사격에서 표적으로 사용되거나 아예 고철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관리전환 함정의 경우 함포나 엔진 등 다시 쓸 수 있는 장비들을 재활용한 뒤 지방자치단체 등에 무상으로 대여되고 있습니다. 함상공원, 안보교육관 등으로 재탄생돼 지역 관광명소 및 국민 안보교육 임무 등 또 다른 임무를 수행하게 되죠. 강원도 강릉시 통일공원에 전시된 구축함(DD) 전북함 등 현재 13척의 함정들이 11개 지자체에서 '제2의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비역 함정은 사람으로 치면 예비군인 셈입니다. 예비역 훈련함정과 치장함정 등 예비역 함정은 전시 언제든 다시 재취역해 실전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경남 해군 진해기지에 위치한 8전투훈련단 예하 예비역함정관리대대에 소속된 예비역 훈련함정은 이곳에서 병사·부사관·장교 등 각 교육생들의 실습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군사·외교적 목적에 따라 개발도상국이나 우방국 해군에 양도돼 그 나라의 바다를 지키기도 합니다. 현재 콜롬비아에서 '나리뇨함'이란 이름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초계함 안양함이 대표적인 예지요. 지난달까지 36척의 함정이 콜롬비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7개 나라에서 위용을 뽐내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습니다. 치장함정은 예비역 훈련함정과 달리 밀폐·관리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12일 '전역 함정들의 예비군 부대'라고 할 수 있는 예비역함정관리대대를 찾았습니다. 대대는 예비역 함정의 성능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정비 및 수리를 주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교육함의 장비 운용 및 정비실습도 지원하고 있고요. 또 함정을 양수하기 위해 찾은 각 나라 군인들에게 실무 장비운용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장을 보니 굉장히 많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더군요. 얼핏 '예비군 부대니 편하지 않을까'라는 편견은 이곳을 직접 찾으면 바로 깨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석철(중령) 대대장은 "예비역 함정은 전시 혹은 위기 고조 시 언제든 전장을 누빌 수 있도록 관리가 지속돼야 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우리의 임무는 막중하다"며 "언제든 작전에 투입돼 주어진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철저한 정비 및 관리 유지를 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함정은 단순한 무기체계가 아닙니다. 조선소에서 태어나 취역한 뒤 30여 년간 바다를 수호하는 것은 물론 은퇴 뒤에도 조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함정들은 해군 장병들은 물론 우리 군 모두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전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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