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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처럼 통 크게는 못 해도 기부천사, 마음먹기 달렸죠

입력 2015. 12. 0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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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스마트한 기부 앱



 

 

 ‘내가 가진 재산의 몇 %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놓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일단 생활비가 빠듯한 데다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 재산의 무려 99%를 기부로 내놓은 30대 초반의 부부가 있다. 2004년 페이스북을 설립해 10여 년 만에 세계 7대(2015년 포브스 발표 기준) 부호의 자리에 오른 마크 저커버그(31)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프리실라 챈(30)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하버드대 캠퍼스 연인으로 유명한 저커버그 부부는 최근 딸 출산 소식을 알리는 페이스북 공개편지로 “오늘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딸이 자라기를 바란다”며 “살아있는 동안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부부가 약속한 액수는 무려 450억 달러(약 52조2720억 원)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약 51조 원)와 비교될 정도의 막대한 규모다.

 

 

 

필요 없는 물건도 소중한 기부로

 저커버그 부부의 ‘통 큰 기부’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일반 네티즌들에게는 한편으로 ‘좌절’을 느끼게 하는 뉴스이기도 하다. 자신이 가진 재산의 99%는커녕 10%도 기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만큼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처자식과 부모·형제를 챙기고 노후도 준비해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만 잘 챙겨도 큰돈 들이지 않고 저커버그 못지않은 ‘뜨거운’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바자 기부 애플리케이션인 ‘도너도넛’이 대표적이다. 이 앱은 옷·액세서리·책 등 중고 물품에서 영화 예매권, 커피 쿠폰, 농수산물까지 자신에게 필요 없는 모든 물건을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판매자가 팔 물건을 가격과 함께 올리면 구매자가 도너도넛에 금액을 입금하고 물건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입금받은 돈은 판매자가 홀트아동복지회·한국국제봉사기구 등 도너도넛에 등록된 20개의 기부단체 중 하나를 선택해서 기부할 수 있다.



돈 한 푼 없이도…

 쇼핑만 즐겨도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앱도 있다. 무료 기부 앱 ‘위시플렉스’에서 매주 한 번씩 IT·생활·패션 등의 상품 10개를 위시리스트에 담으면 된다. 추첨을 통해 최대 90% 할인 기회와 함께 기부머니 500원을 받을 수 있다. 받은 기부머니로 원하는 후원 프로젝트를 선택해 도우면 된다. 가출청소년·시각장애인 돕기, 유기견 구하기, 네팔 아동 학용품 지원 등 후원 프로젝트 종류도 다양하다.

 서울시에서 만든 ‘모바일 서울’ 앱도 빼놓을 수 없다. ‘사진 속 서울’ 코너에서 매월 주제에 따라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등록하는 소통형 기부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을 등록하면 100원, 좋아요(♥)를 클릭할 때마다 10원씩 기부금을 적립해 준다. 적립된 기부금은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난민 어린이에게 식사와 식수를

 전쟁 등으로 고통받는 난민을 도울 수 있는 앱도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굶주리고 있는 난민 어린이를 지원할 수 있는 기부 앱 ‘셰어 더 밀(Share The Meal)’을 한국을 비롯한 16개국에서 최근 선보였다. 난민 어린이들이 하루 아침·점심을 먹을 수 있는 돈인 500원을 후원하는 방식이다. 터치를 통해 하루(500원)에서 1년(18만2500원)까지 원하는 기간을 선택해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하면 된다. 기부된 금액으로 난민 어린이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듯 기부에 동참해보면 어떨까. 유니세프 ‘탭 프로젝트(Tap Project)’는 앱에 접속한 뒤 시작 버튼을 누른 다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지 않은 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10분 단위로 후원 기업이 아프리카 아이 한 명에게 하루 동안 필요한 깨끗한 물을 지원해준다.

 저커버그와 같은 ‘통 큰 기부’는 아니더라도 따뜻한 마음을 보여줄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재산의 99%는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과 작은 정성을 쏟을 마음만 먹으면 된다. 저커버그처럼 “오늘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자라기를 바란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자.

이국명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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