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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승 국방광장] 진정한 해병과 민주시민 육성

입력 2015. 11. 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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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에서 31년8개월간 근무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정신이었다. “싸워 이겨야 한다” “주어진 임무는 반드시 완수한다” “불가능은 없다” 등등이 늘 나와 함께했던 정신이었다. 지금도 31년 전 함께 근무했던 소대원들을 만나고 있다. 옛 소대원들은 현역 때 정신을 아직도 간직하며 살아가는 영원한 해병들이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적에 의한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었다. 그러나 지원율은 더욱 높아지고, 해병대를 향한 젊은이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았다. 수많은 훈병들과의 대화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바꿔보고 싶은 욕망에 해병대를 선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연 어떻게 해야 이 젊은이들에게 자신들의 소망을 조금이나마 성취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인가’는 나의 끊임없는 화두였다.

 교육훈련단장으로서 훈병교육에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째는 강인한 전사를 육성하는 것이며, 둘째는 민주시민으로 육성하고, 마지막으로 골수 해병대로 키운다는 것이었다. 강인한 전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철저한 교육훈련이 필요하고, 사람의 정신을 단련하는 데 육체적인 훈련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강한 훈련을 시키며 군인정신뿐만 아니라 민주시민의식, 해병대 정신도 같이 배양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시민의식과 해병정신 함양을 위해서는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이란 옛 선조들의 가르침을 따랐다.

훈병교육 6주 동안 주별로 ‘극기주’ ‘명예주’같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는 좋은 글귀를 선정해 하루에 수십 번 목이 터져라 복창하게 했다. 6주 동안 60여 개의 명언을 암기·복창하며, 또한 모든 행동에 적용·실천함으로써 신념화시켜 나갔다. 더 나아가 눈만 뜨면 볼 수 있도록 훈련소 전 지역을 훈병들이 암송하는 글귀로 도배하고, 많은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식사나 교육 때 끊임없이 듣고 보게 했다. 특히, 군 생활뿐만 아니라 전역 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정신자세를 교육하는 민주시민의식 배양은 개개인의 미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훈련소 신병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민간인에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군인으로, 민주시민으로, 또한 영원한 해병으로 인간을 개조하는 것이다. ‘신병훈련 6주 가지고 뭐 그리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도 있겠지만 군 생활 전체와 훈병들의 앞날을 위해 씨를 뿌린다는 신념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남의 간섭을 제대로 받지 않고 자란 우리 젊은 세대들도 사회에 나오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 군에서 우리 젊은이들은 사회성을 배우고, 정신을 수련해 개인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첫걸음을 떼는 곳이 신병훈련소다. 신병훈련소가 신병을 정신적으로 완전히 녹여서 새롭게 만들어 내는 인간 개조의 용광로가 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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