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의 정신교육은 곧 전투력과 직결된다. 따라서 평소에 정신교육을 통해 투철한 군인정신과 안보관을 확립하고 필승의 전투의지를 함양해 최고도의 군기를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정신교육의 중요성에도 창끝 부대 지휘관으로서 느끼는 군 정신교육은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 탓에 소기의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단위부대의 정신전력은 지휘관의 리더십에 많이 좌우된다는 것을 볼 때 지휘관의 관심 부족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또한, 겸임정훈관의 지식과 경험의 부족, 함대 행동으로 인한 바쁜 일정 등 실질적으로 정훈교육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적지 않다. 또 한 가지, 정신교육 콘텐츠가 재미와 상하 간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읽고 생각하는 것보다 보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요즘의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머리와 마음에 가장 쉽게 다가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그간 젊은 현역 장병들의 정신교육을 보며 영화가 그 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3함대는 올 초 장병들의 정신교육을 위해 ‘아메리칸 스나이퍼’라는 전쟁영화를 단체관람 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군인정신이 투철한 미국의 한 저격수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장병들의 안보의식에 잔잔한 감동과 파문을 일으켰다. 한편, 3함대는 지난 6월 24일 개봉한 영화 ‘연평해전’ 역시 단체관람 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국민적 인기를 끌며 현역 장병뿐만 아니라 젊은 층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화를 통해 나라를 위한 희생과 헌신, 전우애 등의 간접경험을 하며 애국심과 안보의식 향상에 잠재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 것이다. 특히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던 8월의 어느 날, 아마도 이러한 분위기가 많은 젊은 세대가 전역을 연기하거나 SNS를 통해 북한 도발의 응징을 다짐하고 댓글을 통한 릴레이식 참전의지를 밝히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6·25전쟁 이후 전면전은 발발하지 않았지만, 아직도 북한의 예상치 못한 도발은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말 그대로의 ‘전쟁’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 현 세대 장병들에게 영화를 통해 전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전우애와 용기, 애국심을 심어주는 것은 정신전력 강화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전쟁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것을 겁내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한 미국의 영화배우 ‘존 랜돌프’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면 이로써 전쟁영화 시청의 첫째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즉, 전쟁영화를 보며 전쟁의 실상, 폐해 그리고 군인의 존재 이유 등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전투의지를 향상할 수 있다면 젊은 현역 장병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정신교육은 없다고 생각한다.
해군3함대는 전쟁영화를 통해 장병들에게 효과적인 교육을 하고자 올해 초부터 전쟁영화 관람을 통한 정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후 장병들의 의식조사 변화를 분석해본 결과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우리는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으로서 일전불사(一戰不辭)의 전투의지와 필승의 군인정신을 함양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국가관·역사관·안보관이 그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영화라는 익숙한 매체가 주제에 따라서 재미와 함께 장병들의 정신교육을 강화해 준다면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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