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軍동아리

겨울왕국 캐릭터서 이모티콘까지 피큐어가 되살아 난 듯...

노성수

입력 2015. 09. 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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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공군11전투비행단 스컬피공예 동아리


‘끈기에 집중력’ 더하니 무한 창작품이 내 손  안에‘겨울왕국’ 캐릭터서 이모티콘까지

 

 


 


 

 

 “말로만 듣던 피규어를 군대에서 직접 만들어볼 줄이야….”

 애니메이션과 온라인 속에서나 접하던 피규어들이 병영에 깜짝 등장했다.

 머릿속으로 상상한 아이템을 능숙한 손놀림으로 뚝딱 탄생시킨 작품들이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곳은 공군11전투비행단(이하 11전비) 스컬피공예 동아리 현장이다.

 ‘군대 가면 머리 굳는다’는 옛말이 틀렸음을 입증하듯 장병들의 꿈과 감각으로 무한한 창작의 세계가 펼쳐지는 병영 현장으로 찾아가 봤다.

 

 

 

 

 

 

● 장병 손으로 꿈이 꽃피는 병영

 ‘스컬피공예는 점토를 이용해 정교한 형태의 피규어를 제작하는 것을 일컫는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피규어는 사실 뛰어난 작품성이 있음에도 다소 비싼 가격 탓에 가까이 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컬피 공예는 장병들의 정서 함양을 위해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실시하는 병영문화예술체험교육 중 하나로, 민간 전문단체의 협조를 얻어 진행되고 있다.

 공군11전비는 매주 한 차례 일과 시간 후 2시간씩 조형미술 스컬피공예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 환경 속에서 성장한 신세대 장병들은 특별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이 마냥 흥미롭기만 하다.

 사실 스컬피공예는 작품은 화려하지만, 끈기와 정성이 깃든 과정 없이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 어렵다. 작품 제작을 위한 스케치부터 시작해, 기본 틀을 제작하고 굳히는 작업을 거쳐 표면을 정리하고 색을 입혀 완성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정을 동반해야만 ‘작품’의 탄생을 맛볼 수 있다.

 뛰어난 손재주로 숙련 단계에 오른 최병률 상병은 “입대 전 미대에 다니는 친구가 있어 스컬피공예에 관심이 많았는데 입대 후 접하게 돼 기쁘다. 평소 관심이 가던 게임 캐릭터를 내 손으로 만들어 현실에서 마주하는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제작하고 있다. 끈기를 요구하는 제작 과정에서 집중력도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 화려한 캐릭터들이 현실로…연말엔 장병 작품들 전시 계획

 영화 ‘겨울왕국’의 여주인공 엘사,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의 ‘이모티콘’, 애니메이션 ‘미니언즈’의 캐릭터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정교하다. 모두 장병들 손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손재주가 제법 있다고 자부하는 기자도 야심 차게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평소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MUZI’를 선택해 제작에 참여해 봤다. 하지만 제작 초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시간에 쫓겨 서두르다가 작품의 기본 틀을 만들고 표면을 정리하는 과정부터 형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캐릭터 작품은 장병들 손길을 기다리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기자가 서두르는 동안 장병들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전개해 나갔다.

동아리 첫 강의부터 참여해 온 이경훈 상병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을 만들다 보면 마음도 편해지고 병영생활 중에 평정심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동료들이 자신들을 위해 작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지만, 더 의미 있는 곳에 선물하고 싶다. 방과 후 교사로 활동 중인 봉사동아리에서 매주 가르치는 지역 내 학생들에게 직접 만든 피규어를 깜짝 선물로 안겨줄 작정”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군11전비와 단체 매칭을 통해 장병들을 지도 중인 대구 계명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손영범(41) 강사는 “기초단계부터 꾸준히 지도한 결과 이제는 장병들 각자 테크닉이 숙련 단계에 이르렀다. 다소 산만하던 몇몇 장병들도 작품에 몰입하면서 집중력이 향상되는 모습이 엿보인다. 34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나면 한 가지 주제를 정해 장병들의 작품을 준비해 부대 내 또는 지역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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