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광복70주년 60만 장병들과 나누고 싶은 우리 민족사 이야기

‘고조선’은 ‘고대조선’, ‘기원전’은 ‘서기전’으로 써야

입력 2015. 08. 18   15:50
0 댓글

<9> 역사 용어, 무엇을 잘못 쓰고 있는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하고 지내왔다. 그런 가운데 자신을 비하하거나 정체성을 훼손하는 역사 용어를 무심코 쓰는 경우가 많았다. 부끄럽고 안타까운 현상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먼저 우리 민족이 최초로 세운 나라 이름부터 정확히 부르고 있는지 살펴보자. 국사 교과서 첫머리에 우리 민족이 최초로 세운 나라는 ‘고조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삼국유사’에 따르면 단군왕검이 처음 세운 나라는 ‘조선’이지 ‘고조선’이 아니다. 그런데 조선(朝鮮)은 한자 이름이다. 처음 나라를 세울 때 한자가 쓰이고 있었다는 근거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한자로 이름을 정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한자 이전의 나라 이름은 ‘아사달’이었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아사달로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여럿 있다. 그 가운데 단군왕검이 최초로 세운 나라 ‘조선’을 다른 ‘조선’들과 구분하기 위해서는 시대 개념을 알려주는 ‘고대’를 붙여 ‘고대조선’으로 호칭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다음은 연도 표기의 문제다. 신문과 방송, 심지어 국사 교과서마저도 ‘B.C. 몇 년’을 말할 때 ‘기원전 몇 년’이라고 쓰고 있다. 매우 잘못된 것이다. ‘서기’는 ‘서력기원’의 준말이다. 이를 ‘기원’이라 함은 잘못이다. 한국인이 굳이 ‘기원’이라는 말을 쓴다면 그것은 ‘단군기원’ 또는 ‘단기’여야 할 것이다. 지금 굳이 ‘단기’를 쓰자는 얘기가 아니라 서력기원은 ‘서기’이고 서력기원 이전의 연대는 ‘서기전’으로 표기함이 옳다는 말을 하고자 함이다.

 기자와 위만은 우리 민족의 조상이 아니라 중국인들이다. 이들이 고대조선의 변방으로 망명해 와 고대조선의 제후국으로 활동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사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고대조선 지역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기자조선, 위만조선으로 표기했다. 그것을 사대주의 학자들이 무심코 따라 부름으로써 시정되지 않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기자와 위만이 세웠다는 나라를 굳이 인정한다면 ‘기자의 나라(箕子國)’와 ‘위만의 나라(衛滿國)’일 뿐이지 기자조선이나 위만조선은 있을 수 없는 호칭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조선이라는 호칭과 함께 마치 우리 역사의 중심에 들어서서 고대조선 역사를 이어간 것처럼 해석함으로써 우리 역사가 중국인들의 지배하에 출발해서 전개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우리의 실수를 절대 놓치지 않고 가져다가 소위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만들어 한국의 역사는 북쪽은 중국의 식민지, 남쪽은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시작됐다는 터무니없는 역사 왜곡을 했던 것이다.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 것인가?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