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후송항공대 ‘메디온부대’ 창설식·훈련현장 르포
1일부로 본격 임무 돌입
신고 앱·절차 간소화
항시 비상대기 후송시간 단축
의무후송항공대가 지난 1일 창설식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창설식에서 김영식(중장) 항공작전사령관은 “군 내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출동해 안전하게 환자를 전문의료기관으로 후송하는 골든타임의 수호자 역할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의무후송항공대는 이날 의무사령부 응급환자지원센터, 국군수도병원과 유기적으로 연계한 응급환자 후송훈련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한 우리 군의 선진 의료 현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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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21사단 예하 모 부대 환자발생
육군21사단 예하 최전방 부대에서 복무하는 김 모 상병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 부대 간부가 황급히 스마트폰을 꺼내 ‘군 응급환자 신고 앱(App)’을 구동하고 ‘응급전화’ 버튼을 눌렀다.
# 의무사 응급환자지원센터 신속 확인
전방에서 응급전화 버튼이 눌림과 동시에 의무사 응급환자지원센터의 전화벨이 울렸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조우람 대위는 환자발생 장소와 상태, 성명, 소속, 계급 등 핵심정보만을 신속하게 확인했다.
조 대위가 통화를 마치자 옆자리의 간호장교 권기숙 대위가 의무후송항공대와의 다자직통전화를 연결했다. 이 전화는 의무후송헬기가 배치된 기지 3곳과 동시에 통화가 가능하다. “응급환자발생. 포천·춘천·용인 의무후송항공대 나오셨습니까? 양구 21사단에서 의무후송 요청입니다!”
신고접수부터 출동요청까지 걸린 시간은 5분 남짓. 의무후송항공대 창설과 함께 항공기의 출동 여부를 응급환자지원센터가 직접 지시하게 됨으로써, 과거 항작사와의 협조요청 등 복잡했던 행정절차가 크게 줄어 대응 시간도 짧아진 것.
# 환자발생 5분 뒤, 의무후송항공대 용인기지
“용인대기실입니다. 탑승장소 대암산. 착륙장소 국군수도병원. 환자상태 10분 전 발작증세. 현재 의식 혼미로 뇌출혈 의심 알겠습니다!”
의무후송항공대 용인기지 지휘통제실에서 대기 중이던 작전장교 김병희 대위가 의무사 조 대위가 전달하는 내용을 임무접수카드에 받아적었다.
곧이어 의무후송대기실에 요란한 비상벨이 울리자 비상대기 중이던 의무후송팀원들이 항공 후송용 응급처치세트(EMS-Kit)를 장착한 KUH-1 수리온 헬기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의무후송팀은 군의관과 헬기조종사, 응급구조사, 정비요원 등 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기지별로 3팀씩 총 9팀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비상벨이 울린 뒤 헬기가 이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분. 합동참모본부 예규에는 늦어도 20분 내에는 반드시 이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환자발생 25분 뒤, 환자탑승 지점
환자발생 부대 군의관이 헬리패드에 도착해 구급차에서 들것에 실린 환자를 하차시킬 즈음 로터 소음과 함께 수리온 의무후송헬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의무후송항공대는 대부분의 전방지역에서 환자발생 1시간 내에 인근 군 병원까지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접근이 가장 어려운 태백·삼척 등의 지역에서 환자를 태우고 수도병원까지 이송하는 임무도 2시간 남짓이면 가능하다.
수리온이 착륙하자 의무후송팀 군의관들이 환자를 헬기 내에 단단히 결합시켰다.
다시 날아오른 수리온이 수도병원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 병원 도착까지 약 20분. 군의관 이창규 대위와 응급구조사 권현빈 중사가 환자상태 모니터링 센서 연결을 위해 부산히 움직였다. 이들은 김 상병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시나리오 하에서 신속하게 산소마스크를 씌우는 등 이동 중 환자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다.
# 환자발생 50분 뒤, 국군수도병원
수리온 의무후송헬기가 수도병원 헬리패드에 안착하자,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신경외과 전문의, 간호인력으로 구성된 의료진들이 달려와 환자를 인수한 뒤 신속히 준비된 수술실로 옮겼다. 수도병원에 환자를 인계함으로써 의무후송항공대는 이날의 훈련 임무를 완수했다. 부대는 장병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디든 가장 빠르게 날아가기 위해 끊임없는 교육훈련으로 실력을 갈고 닦겠다는 각오다.
김구현(중령) 의무후송대장은 “의무후송항공대는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한 기동력과 응급처치 능력을 발휘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인터뷰] 의무후송항공대장 김구현 중령
“갈 수 없던 전방 부대들… 이젠 항공후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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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후송헬기에 장착된 장비들은 지상 병원의 응급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공중의 응급실이라 할 수 있죠.”
김구현(중령·사진) 의무후송항공대장은 EMS(emergency medical services·응급의료서비스) 키트를 갖춘 수리온 헬기에 대한 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특히 “수리온은 앞·뒤 랜딩기어 간 거리가 4.5m에 불과해 UH-60의 절반 수준”이라며 “이는 작은 헬리패드에도 착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열악한 착륙환경 때문에 기존에는 갈 수 없던 다수의 전방 부대들에 대한 항공후송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김 의무후송항공대장은 “향후 2018년에 최고의 응급구조 장비를 모두 갖춘 전용헬기가 도입되면 전 세계에서도 손꼽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무후송항공대에는 현재 6대의 수리온 헬기가 배치돼 있으며, 그 가운데 3대에 대한 EMS 키트 설치를 마쳤다. 나머지 3대는 7월 말까지 장착을 완료한다. 내년에는 춘천 2대, 용인·포천 각 1대의 수리온이 배치되며, 2대는 정비와 훈련을 위한 예비기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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