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김철환기자의 군복의 품격

간호장교 복장, 기품+위엄 多갖춘 ‘천사의 옷’

김철환

입력 2015. 01. 14   18:01
업데이트 2019. 03. 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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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군복의 품격 <2> 간호장교


분홍색, 연두색, 무지개색 등 간호복 색상이 다양해지면서 ‘간호사=백의의 천사’라는 공식도 무색해졌다. 하지만 평시에는 장병들의 건강을, 전장에서는 장병들의 생사를 책임질 우리 군의 간호장교들은 여전히 새하얀 백의를 입고 천사의 소임을 다 하고 있다. 

간호장교 군복이 가진 품격을 살펴봤다. 글·사진 = 김철환 기자


 

간호장교의 복장은 단정한 느낌의 하얀색 간호복 상의와 바지 또는 하얀색 치마로 구성된다. 바지와 치마는 편의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선택해 입을 수 있다. 활동의 용이성을 위해 상의는 밖으로 내어 입도록 돼있다. 겨울에는 보온을 위해 간호복 위에 초록색 카디건을 추가로 입을 수 있다. 신발은 일반적으로 효도화라고 알려져 있는 신발과 비슷한 디자인의 일반형 간호화와 샌들형 간호화가 보급된다. 


간호복 상의 옷깃 양쪽에는 일반적인 군 근무복과 같이 계급장을 부착하도록 돼있다. 또 오른쪽 가슴에는 흰옷과 대비되는 검은색 명찰과 간호병과 휘장. 왼쪽에는 대한간호협회에서 보급하는 ‘간호사 휘장’을 단다.

간호병과 휘장은 평화와 의료를 상징하는 고대 그리스의 신 헤르메스의 지팡이 ‘카드케우스’를 형상화한 것으로, 의무병과 휘장과 거의 유사하지만 하단에 간호장교임을 표시하는 ‘ㄱ’이 표기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간호사 휘장에는 평화와 건강을 나타내는 비둘기 날개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랑을 의미하는 하트, 간호사임을 증명하는 ‘Registered Nurse’의 머리글자 ‘RN’이 새겨져 있다. 동계에 카디건을 착용할 때는 간호복 상의에 부착하는 이러한 명찰과 휘장류를 반드시 카디건으로 옮겨 부착해야 한다.


백의에 피가 묻으면? 과산화수소수!


국군수도병원 305병동 선임간호장교인 신영혜 대위는 “민간병원에서는 이제 백의보다는 환자를 돌보기에 편한 복장으로 간호사복이 변해가는 추세”라면서 “국군수도병원의 경우에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서는 효율적 근무를 위해 사비로 민간병원과 비슷한 느낌의 간호복을 단체로 구매해 입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계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병원 간의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간호복이 흰색을 벗어나 심미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다양한 색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간호장교의 경우에는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의 친절함과 함께 병사들에 대한 통제력을 갖춘 군 간부로서의 기품도 갖춰야하기에 정장과 같은 느낌의 흰색 간호복이 여전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 대위는 “환자를 정성껏 돌보는 것이 간호사의 역할이지만, 입원한 병사들이 흡연이나 휴대전화 사용 등 우리 군의 규범을 어기는 행동을 할 때는 군 간부로서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행 간호복은 간호장교가 간호사와 군인 간의 역할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느낌을 피력했다.

이에 덧붙여 신 대위는 “간호복이 흰색인 만큼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특히 치료와 채혈 등의 과정에서 피 또는 체액이 묻었을 경우 위생상 문제가 있는 것은 물론 환자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곧바로 여벌 간호복으로 갈아입고 오염된 옷은 세탁한다”고 말했다.


깔끔 유지…최소 두 벌 이상 구비


간호장교들은 일반적인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들다고 알려진 핏자국도 손쉽게 지우는 비법을 가지고 있다. 바로 혈액을 녹이는 과산화수소수를 사용하는 것. 신 대위는 “과산화수소수는 약국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면서 “그걸로 피를 닦아낸 뒤 세탁기에 돌리면 금방 깨끗하게 지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간호장교들은 깔끔한 옷차림을 유지하기 위해 세탁을 하는 노력에 더해 모든 간호복 품목을 최소 2벌 이상씩 갖추고 있다. 또 잦은 세탁으로 옷이 금방 상해서 1년에 평균적으로 1~2벌 이상의 추가 구매 소요가 발생한다고 한다.

간호장교의 복장 가운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가장 많이 나오는 품목은 ‘간호화’다. 간호화의 경우 많이 걷고 오래 서있는 간호사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나, 착용감과 통풍 등에서 보급화가 민간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져 아쉬움이 많다고 한다. 더욱이 보급화는 수명이 1년 남짓으로 내구성도 상용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이 때문에 간호화의 경우 간호장교들이 상용품을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호장교의 주 업무는 우리 군에서 발생한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다. 진료와 수술의 주력은 군의관이 담당하지만, 몸이 아픈 장병들이 쾌유할 때까지 의사들의 지침에 따라 24시간 관리해주는 것은 간호장교의 역할이다. 군병원 간호장교는 이를 위해 민간병원 간호사와 마찬가지로 3교대 근무를 서고 있다.

신 대위는 “사소하지만 환자들이 주사를 맞고 나서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고 말해줄 때 간호사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군 전투력 향상을 위해 24시간 아픈 장병을 돌보고 있는 간호장교들의 노력이 좀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국군수도병원 305병동 선임간호장교 신영혜 대위가 입원한 병사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일반 병원의 간호복이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하는 중에도 간호장교 간호복은 ‘백의’의 멋과 기품을 유지하고 있다.
국군수도병원 305병동 선임간호장교 신영혜 대위가 입원한 병사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일반 병원의 간호복이 다양한 색상으로 변화하는 중에도 간호장교 간호복은 ‘백의’의 멋과 기품을 유지하고 있다.


간호장교의 품격 높은 간호복이 입고 싶다면?


간호장교들의 품격이 넘치는 흰색 간호복을 입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군의 간호장교가 되는 방법은 두 가지.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거나 4년제 간호대학을 졸업한 후 간호장교를 지원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군에서 전문사관 모집 시 지원하면 되며 대학성적과 학력, 경력, 면접 등을 통해 당락이 결정된다. 어느 쪽이든 ‘돌봄’과 ‘존중’, ‘배려’ 등 기본적인 간호철학이 성격에 내재돼 있는 편이 간호장교로 근무하는 데 유리하다. 


국간사 출신인 신영혜 대위는 “고교 시절부터 국간사에 입학해 간호장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학업은 일반적으로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과 똑같지만, 군인으로서 일정 체력을 갖고 있어야 하기에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등을 열심히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미래의 간호장교들에게 조언했다.


김철환 기자 < droid00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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