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몽골로 떠난 이유, 그리고 떨림과 설렘의 출발
2012년 본지를 통해 세계 일주 무전 여행기를 연재했던 무한도전 청년 이동진(27) 군이 을미년 새해 새로운 도전기로 장병들을 찾았다. 뜨거웠던 지난 2014년 8월, 몽골의 대초원 2500㎞를 말을 타고 횡단하며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생생한 현장을 국방일보 지면을 통해 매주 금요일 소개하게 된 것. 장병들 가슴에 열정을 심어 줄 63일간의 여정을 소개한다.
대학교 4학년, 진로 고민 속 나를 찾기위한 도전 결심
모래폭풍·우박·비바람이 몰아치는 몽골대륙 횡단하며
이 땅의 청년들에게 꿈과 도전 전해줄 영상 기획·제작
지난해 봄, 대학교 4학년 1학기
졸업을 앞두고 나는 여러 젊은이들과 같이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취업과 꿈 사이에서 갈등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도저히 판단할 수가 없었다. 대학을 준비하던 고3 때의 갈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꿈을 향한 길을 선택해야 할지,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졸업 직후 바로 취업해야 할지 정확한 대답은 아무도 내게 내려 줄 수 없었다. ‘이동진! 너 스스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나 자신에게 계속해서 주문을 외쳤다.
대학 졸업 앞두고 꿈같은 도전 계획
대학을 다니면서 7년간 히말라야 등정, 독도 수영횡단, 아마존 정글 마라톤, 미국 자전거 횡단, 세계 일주 등 도전을 했다. 도전은 하면 할수록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이 생겨났다.
결국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던져봐야만 함을 깨달았고, 그것이 말과 연관된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장악했던 칭기즈칸이 떠올랐다. 그가 그랬듯이 말을 타고 대지를 달리다 보면 그처럼 사사로운 선택이 아닌, 아주 큰 대의를 갖고 삶을 선택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또 몽골이 고산, 툰드라, 사막, 초원의 4개 극한지역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는 더욱 그 땅에서 도전하고 싶어졌다.
“그래! 말을 타고 몽골 대륙을 횡단하자!” 동시에 그동안 도전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것이 떠올랐다. 어렵게 시작한 도전들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 많은 사람에게 -특히 청소년과 청년들- 보여준다면 그들이 삶에서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도전하겠다는 꿈을 심어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 기록을 영화로 찍기로 결심했다. 아마도 그것은 내 마음 한구석에 깊이 간직돼 있던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 때문이었을 것이다. 연기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다큐 제작물의 주인공이 되자. 준비할수록 더욱 확신이 갔다. “인생이 바로 영화가 아니겠는가. 무조건 제작하자!”
나는 말을 타고 몽골 동쪽 끝 초이발산에서 서쪽 끝 얼기까지 총 2500km를 달리겠다는 기획을 했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영상으로 남기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스스로 기획자와 제작자가 되기로 작정했다.
나는 말을 타고 달려본 적이 없었다. 또한 영화 제작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고, 몽골어를 할 줄 모를 뿐만 아니라 몽골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비용이 얼마나 필요하고 어떻게 마련할지, 함께 갈 사람을 어떻게 찾을지 아무것도 몰랐다. ‘몽골에서 말을 타고 횡단하며, 그 과정을 영화로 찍겠다’는 생각 외에는 그 무엇도 준비된 게 없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이 있었다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게 도전이란 가슴, 머리 그리고 온몸으로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정말 힘들고, 심지어 무모해 보이며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하는 것들을 이뤄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 삶의 도전에 대한 정의였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이번 도전을 성공해 내고 싶었다. 이 도전이 내 대학생활의 마지막 도전이겠기에 크게 성장하기를 바랐다.
고민은 짧게…몽골로 출발
어떤 일을 하기로 결정하면 시작하는 순간까지의 고민 시간이 짧을수록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해 실제로 말 횡단을 한 분을 만났다. 지난 몇 년 전 말 원정대를 이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감이 오지 않았고 그분들이 했던 방식을 따라 하기에는 내가 처한 현실이 많이 달랐다. 결국 나만의 방법을 찾아 나섰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청춘여담’의 이은지 대표의 도움을 받아 기획서가 완성됐다. 그러나 떠나기로 작정한 날까지 2주가 남을 때까지 실제 아무 마련된 것이 없었다.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축복이 있다는 말을 깨닫는 사건이 생겼다. 여행대학의 류광현 형으로부터 제주도 성읍랜드를 운영하며 30년 간 말을 키워 온 권재웅 형님을 소개받았고, 다음날 우리는 의기투합해 함께 떠나기로 했다. 그때부터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떠나기 일주일 전, 형님의 목장으로 전지훈련을 갔다. 또 서울예대 광고학과 출신의 20대 청년 강정우, 이대환 군과 동행하기로 했다. 동시에 사진작가 이민성 씨가 합류해 팀이 결성됐다. 후원자가 없어 자비를 털어 횡단비 겸 제작비 2500만 원을 마련했다.
출발 4일 전 코오롱스포츠 마케팅팀 양유석 과장을 통해 2000만 원 상당의 장비를 지원받게 됐고 출발 3일 전 비행기 표를 구매, 하루 전 첫 미팅을 했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지 반년 만의 일이다.
2014년 8월 15일 오전 7시, 한국을 떠나는 몽골행 비행기에 떨림과 설렘으로 몸을 실었다. 그렇게 우리 다섯(말 횡단자 2명, 영화감독 2명, 사진작가 1명) 청년은 63일간의 2500km 몽골 대륙 승마 횡단 및 다큐 제작 도전을 시작했다.
지금부터 전 세계 그 누구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모래폭풍, 우박, 비바람, 눈보라가 몰아치는 몽골 대륙 2500㎞의 숨 막히는 살아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청년모험가·작가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