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나라가 율곡사업을 시작한 지 40년이 되는 해다. 모든 장비와 무기를 미군의 군사원조에 의존해 왔던 40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방산 불모지에서 웬만한 장비와 무기는 모두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이제 자주포(K-9), 항공기(T-50), 잠수함을 수출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요즘 방산비리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의 혈세로 추진되는 방위산업이 문제가 있거나 비리가 있다면 반드시 밝혀내 엄중 문책하고 시스템도 바꿔야 마땅하다.
그러나 개인적인 비리를 방위산업 전체의 문제로 규정해 여론을 호도하고 ‘마녀사냥식’으로 비판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방산 종사자들은 오늘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처럼 탄력을 받고 있는 국내 방위산업이 동력을 상실하고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첫째, K-2전차의 국산 파워팩 문제다. 순수한 국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K-2전차의 파워팩은 성능면에서 독일제 파워팩에 크게 뒤지지 않으며 까다로운 군의 작전요구성능(ROC)을 모두 통과했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는 독일제 레오파드Ⅱ는 6초, 프랑스 르클레르 전차는 5초라며 우리의 파워팩은 20~30년 전의 전차보다도 가속성이 떨어진다고 매도하며 ‘고물딱지’ 취급을 했다.
전차의 가속성을 측정하는 방법은 ‘스톨(Stal) 출발’ ‘공회전 출발’ 두 가지가 있다. 언론이 제시한 데이터는 기준이 모호하다. 국산 파워팩의 가속성은 스톨출발 때 6초대이고 공회전 출발 시 8초대다. 그래서 외국산 전차에 비해 성능이 그렇게 차이 나지 않으며 미미한 차이는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둘째, 통영함의 음탐기(소나)의 비리 문제다. 통영함 음탐기는 재미 교포가 대표로 있는 미국 기업에서 만든 미국산이다. 그런데 장비 도입과정에서 기대성능이 나오지 않았고, 너무 비싸게 구입했으며, 구매과정에서 뇌물 수수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이것은 방산비리가 아니라 외국 무기 부정 도입 사건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통영함의 음탐기가 2억 원에 구입한 평택함 것과 같은데 41억 원에 구매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평택함의 음탐기는 40여 년 전인 1968년 영국에서 도입했다. 제조사도 다르고 성능도 다르며 40여 년 전 2억의 가치는 지금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방산비리를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반드시 밝혀 일벌백계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난 11월 23일 사상 최대 규모의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이 출범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방산비리 척결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전반에 대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잘못된 부분은 도려내고, 바꿔야 할 것은 과감히 바꿔야 한다.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자주국방을 위한 안보산업으로서 기본에 충실하면서 글로벌 산업으로서 ‘방산한류’의 열풍을 만들어 국민들의 먹거리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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