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거친 파도·칼바람에도 동해 수호 문제없다...해군의 겨울나기

윤병노

입력 2014. 11. 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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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1함대 양만춘함 동계대비태세 현장을 가다


점검 또 점검, 장비 가동률 100%월동 안전대책 완벽

지자체와 제설장비·물자 현황 공유 대민지원체계 구축

 

겨울철 동해는 5~6m에 달하는 거친 파도와 살을 에는 듯한 북풍이 몰아친다. 또 1~2월에는 폭설까지 내리는 등 작전임무 수행에 걸림돌이 많은 해역이다. 해군1함대는 지난달 31일 이러한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월동준비를 마치고, 물샐틈없는 작전태세에 돌입했다. 최근 동해에 작전배치한 3200톤급 구축함 양만춘함(DDH-973) 승조원들의 동계 대비태세 구축 현장을 취재했다.


 


 



 # 전투·무기체계 무결점 정비 ‘구슬땀’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지난 7일 오전 동해 군항. 출항을 앞둔 양만춘함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부두에 정박해 있었다. 전날 밤부터 쏟아진 비로 군항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함 내부는 각종 장비를 점검하는 승조원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함정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룸에서는 추진기관 부사관 김제호·박귀영 하사가 가스터빈 덮개를 열고 가스터빈 날개에 낀 기름때 제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몸을 가눌 수 없는 좁은 공간 속에서도 물·기름 등이 새는 곳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박 하사는 “겨울철 높은 파도를 헤치고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평소 세심한 관리가 필수”라며 “함정의 심장이 멈추지 않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점검 또 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기체계를 담당하는 무장부사관들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장부사관들은 빗줄기도 아랑곳없이 30㎜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골키퍼’(Goalkeeper)와 127㎜ 함포를 비롯한 무장 정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영하 기온에도 함포가 이상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전자장비와 유압장치 부동액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무장사 최성용 중사(진)는 “사격이나 냉각장치 작동 후에는 반드시 포신을 가장 낮은 각도로 내려 내부에 남아 있는 해수와 청수를 제거해야 한다”며 “수많은 전자장비로 이뤄진 함정은 항온·항습이 무엇보다 중요해 무결점 정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정의 눈 역할을 하는 견시병 방한 대책도 철저하다. 견시병은 항해 중 유일하게 외부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노출된다. 양만춘함은 견시병의 임무수행 보장을 위해 방수기능을 갖춘 방한복과 장갑·안면마스크 지급을 완료했다.

 견시병 이준호 일병은 “고속 항해 중 맞바람을 맞으면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갈 때도 많다”며 “그러나 함장님과 직별장 등 간부들이 특별히 신경 써 주신 덕분에 방한 대책을 완벽히 갖춘 만큼 동해의 칼바람이 두렵지 않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송상래(대령) 양만춘함장은 “우리 승조원들은 작전환경 변화에 부합한 대비태세와 임무수행 능력 배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필승해군, 국민의 사랑과 신뢰에 부응하는 정예해군 확립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안전 관계관 교육 등 사고 ‘제로화’

 해군 전투력의 핵심은 함정이다. 함정은 레이더·음파탐지기(소나)를 포함한 감시 장비와 함포·유도탄·어뢰 등 공격무기, 기동을 위한 기관·지휘통신체계를 결합한 복합 무기체계다. 또 승조원들이 24시간 살을 맞대고 생활하는 보금자리다. 따라서 해군의 월동준비는 함정이 언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전투력을 유지·발휘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렇다고 육상 분야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육상부대 역시 동계 작전대비태세 구축에 전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1함대사령부는 지난달 22일 장비·물자·안전 등 20개 분야에 대한 월동계획을 수립해 시달했다. 이어 10일부터 15일까지 추진실태를 확인·점검할 예정이다.

 매년 쏟아지는 눈 폭탄에 대한 대책도 갖췄다. 함대는 1~2월 폭설에 대비해 제설장비·염화칼슘 등 제설물자를 100% 확보·배치했다. 더불어 난방·급수설비 취약분야 보수공사를 완료했다. 강설이 집중되는 울릉도 118조기경보전대에는 제설차량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해군 함대 최초로 ‘안전학교’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함·육상부대 안전을 담당하는 장교·부사관 교육으로 동계 ‘안전사고 제로화’ 기틀을 마련했다.

 이원영(중령) 군수참모는 “함대 함정과 육상부대는 동계 작전태세 확립을 위한 제대별·분야별 월동준비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며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와 제설장비·물자 현황을 공유하고 통신체계를 점검하는 등 재해·재난 때도 신속히 대민지원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협조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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