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입니다. 어딜 가나 ‘커플 지옥 솔로 만세’를 외치고, 봄은 오지 않는다고 말하던 저에게 20년 만에 봄이라고요. 다만, 실수가 있었는지 환상과는 조금, 아주 조금 다르게 백마 탄 왕자님이 장갑차를 타긴 했지만요. 하긴, 아무리 장갑차를 탔어도 달려오는 동안 그쪽에서도 환상이 있었을 테니 전문용어로 쌤쌤~ ^^
그런데 봄이 오니 신경 쓸 게 이만저만이 아니더라고요. 만날 눈곱만 떼고 다니던 얼굴에 그림도 그려야 하고, 1년 365일 같은 옷만 입어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옷 365벌도 모자라고, 기념일이다 뭐다 무슨 날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그리고 매달 300분 남던 전화는 여전히 300분이 남는군요? 헤헤
음. 다른 이들에 비해 조금 특별하게 맞이한 봄은 튼튼한 기반을 잡아 줬다고 생각합니다. 백마 탄 왕자, 아니 장갑차 탄... 그 분... 남자... 사람...? 어휴. 그냥 남친이라 할까요? 남친과 저는 원래부터 친구였는데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하면, 제가 알았습니다. 내 거예요. 찜꽁ㅋㅋㅋ
지난해 9월 4일 저는 이미 군인이었던 남친을 택하고 고난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언제부턴가는 다시 읽으면 잠자다가 발차기로 이불을 날려버릴 새벽 감성에 쓴 편지도 많이 보내고, 혼자서 면회도 다녀왔기에 당연한 결과였을까요. 이미 많은 일이 있었던 터라 사실은 골탕먹여야지 생각했었는데, 무슨 말을 하면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서 말을 잘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전역까지 다 합쳐서 딱 7일 만났습니다. 지금 상병인데 왜 전역까지라고 하는지 이상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 제가 지금 호주에 와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__^ 거기 지금 ‘이제 끝났네! 빠이네’라는 생각, ‘노노’ 합니다. 꾸나에게 악마의 속삭임은 더더욱 ‘노노’ 해요.
그래도 그 7일 동안 면회도 가고, 롯데월드도 가고,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실컷 먹고, 벽화마을 구경도 하고, 63빌딩도 가고, 연극도 보고, 대학로 연극무대 위에서 꽃다발도 받았습니다. 부럽죠? 그리고 저는 또 하나의 특별한 추억을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참으로 무뚝뚝하신 남친님은 알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내일 드디어 200일입니다! 으하하. 저는 한 2년 사귄 것 같은데 이제 200일이래요
멀리 있어서 힘 전하러 달려가 주지도 못하는데 자꾸만 축 처지고 시들시들해지는 게 눈에 보여서 준비한 깜짝 이벤트~ 성공일까요?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하트 하트 합니다. 내 사랑 이도균, 보고 있나? 이제 국방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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