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첨단시설에 ‘진료중심’ 선진 軍병원 자리매김

김가영

입력 2014. 02. 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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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열전<151>해군해양의료원


1946년 진해해군병원으로 창설 지난해 5월 현 위치로 이전·개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첨단 의료설비는 물론 물리치료실 면회실, 야외정원까지 갖춰

 

 

 

 

 손때 하나 묻지 않은 출입문을 밀고 들어가자 환하고 깔끔한 병원 로비가 나타났다. 널찍한 실내와 곳곳에 걸린 액자, 적절히 배치된 휴식 공간이 안온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깔끔하게 디자인된 창구에서 진료받기 위해 절차를 거치고 있었다. 외양으로만 봐서는 대도시 대형 종합병원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경남 창원 진해구 자은동에 자리 잡은 해군해양의료원(이하 해의원).

 1946년 진해해군병원으로 창설돼 7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해의원은 지난해 5월 30일 부대역사에서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았다. 현재 위치로 이전, 개원하면서 29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축면적 1만5203㎡의 최신 건물과 첨단 의료시설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인 병원은 수술실과 MRI·엑스선기·고압산소치료챔버 등 첨단 의료설비는 물론 물리치료실과 면회실·대강당·매점·야외정원까지 갖추고 있다.

 17일 병원을 찾은 해군작전사령부 해난구조대 최경재(22) 상병은 “시설이 너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모든 진료와 검사를 한 건물 안에서 받을 수 있어 진료받기가 예전보다 훨씬 수월하다”면서 “곳곳에 정원과 쉼터가 있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의원 구성원들은 좋은 시설을 갖춘 것에 만족하지 않고 ‘시설+α’를 통해 ‘진료중심의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진료상담실을 신설한 것이다. 진료상담실은 외래 환자들이 진료를 받으면서 갖게 되는 각종 궁금증을 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 서울대병원이 환자 진료 만족도 향상을 위해 마련한 제도인데 계급 간의 위계로 인해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질문하기 어려워하는 장병들에게 꼭 필요한 제도라 생각해 도입했다.

영관급 간호장교가 상담을 실시해 증상에 따른 진료과목 안내와 질환·검사·수술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하는데, 병원 이전 후 지금까지 총 1042건의 상담이 이뤄졌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또 접수창구에 간부를 배치해 친절도를 높이고 병원 이미지를 개선하는가 하면 각 진료실마다 대기환자 표시 시스템을 도입해 진료 대기시간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하루 네 번 군항지구로 진료 셔틀버스를 운영해 환자들이 편리하게 병원을 오갈 수 있도록 했다.

 물리치료실의 전문성을 향상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간호장교가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인 물리치료실에 전문요원(물리치료사)을 신규 배치해 기존 온열·전기·초음파 치료에 더해 운동치료실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군에서 많이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 환자들의 효과적인 재활치료가 가능해진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이에 더해 지난해 9월 24일부터 진해보건소의 협조를 얻어 군 최초로 매주 두 번씩 운동처방사에 의한 맞춤식 운동요법을 적용한 운동치료 교실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의무지원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스트레스·절주·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는 등 건강증진 사업을 활성화하고 장병 심폐소생술(BLS)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대한심폐소생술협회가 인증한 BLS 제공 자격증도 발급하고 있다.

 다른 군 병원에서는 볼 수 없는 해의원만의 특별한 임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모든 군 병원의 임무는 인근 부대에 대한 ‘의무지원’이지만 해의원에는 여기에 더해 ‘해양의학 연구 및 적성훈련’이라는 고유 임무가 있는 것. 이를 위해 잠수의학 전문 교육기관인 해양의학지원소를 부속기관으로 두고 잠수의학 등 해군 특수의학에 대한 연구와 잠수의무요원 양성·보유교육, 잠수관련 질환 치료 등을 수행하고 있다. 올 12월에는 인공 풍랑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해양시뮬레이션센터’를 완공, 험난한 바다의 환경을 구현함으로써 훈련생들이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층 현대화된 시설을 활용해 진해지역 잠수부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등 대민지원에도 박차를 가해 군 장병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도 친근한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터뷰]“임대호 중령/해군해양의료원장-지난해는 병원 시설 정착을, 올해는 의료의 질 향상을

 

 “병원 시설이 좋아지면 환자들의 기대감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첨단시설에 걸맞게 탄탄한 진료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진료중심의 병원을 만들겠습니다.”

 임대호(중령·OCS 89기) 해군해양의료원장은 지난해가 신축 이전한 병원의 시설과 설비를 정착시킨 해였다면, 올해는 진료 시스템을 가다듬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 단계가 바로 의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관리 수준이 최상급임을 검증받는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획득하는 것.

 “이미 수차례 회의를 통해 기본적인 404개 인증 항목에 대한 자료를 모두 작성했습니다. 최종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단계까지 준비한 만큼 예산을 확보하는 절차만 마치면 내년쯤 인증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 번 인증을 받게 되면 5년마다 정기적으로 병원 수준을 확인받아야 하는 만큼 우리 병원이 정말 좋은 병원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진료상담실을 운영하고 물리치료실의 전문성을 향상하는 등 환자들이 믿고 찾을 뿐만 아니라 만족할 수 있는 병원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임 원장은 이런 노력과 첨단시설이 미군의 인정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병원을 신축 이전한 후 일본 요코스카 미 해군병원 원장과 부원장, 미 해군 진해근무지원단 의무대장이 여러 차례 우리 병원을 방문해 병원 수준을 높이 평가하며 미 해군들도 진료해 줄 수 없겠느냐고 문의해 왔습니다. 미 해군을 진료할 경우 진료비 정산을 위한 근거가 없어 현재 규정을 고치고 있습니다. 행정적인 절차를 마치고 우리 병원이 군 병원 중 최초로 미군들을 진료하게 된다면 미군으로부터 우리 군 의료시스템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미군의 의료지원을 받던 나라에서 의료지원을 해 주는 나라가 되는 의미 있는 첫 사례가 될 겁니다.”

 “몇몇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우리 군 병원이 실제 역량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 임 원장은 “그런 오해와 편견을 잠재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영 기자 < kky7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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