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철마·쌍마·유니콘…부대 애칭 말의 용맹함과 강인함, 역동성 담아 장병, 한 치 빈틈없는 조국수호 각오
2014년 갑오년(甲午年)은 청마(靑馬)의 해다.
행동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사람과 의사소통이 원활할 정도로 영리한 동물인 말은 역동적이고 활발한 에너지를 연상시킨다. 말은 강력한 힘과 스피드, 행운과 선구자 등을 상징하고 예로부터 십이지 동물 가운데 상상의 동물인 용, 조류인 닭과 함께 하늘을 날 수 있는 신성한 서수(瑞獸)로 그려졌다. 서양에서도 청마는 행운의 상징인 ‘유니콘’이라는 전설이 있다.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청마띠의 해’이기에 ‘말’을 부대 상징 동물로 사용하는 육군 부대의 각오도 남다르다. 부대 장병들은 용맹스럽고 역동적인 말과 같이 한 치의 빈틈도 허용치 않고 조국 방위의 최선봉에 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8일 육군에 따르면 말이 상징인 부대는 9사단(백마부대)과 75사단(철마부대), 11사단 천마대대, 51사단 철마연대, 55사단 쌍마연대, 항작사 2항공여단 유니콘대대, 특전사 천마여단, 3군수지원사령부(삼마부대) 등이다.
9사단은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전략적 요충지인 강원 철원의 백마고지에서 중공군 3개 사단에 맞서 대승을 거두며 ‘백마부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백마고지 전투가 승리로 끝나자 철원부터 김화를 거쳐 평강까지 철의 삼각지대를 지켜낸 사단에 ‘상승백마’란 칭호를 하사했고 그 이후부터 백마부대로 불리게 됐다.
부대가 주둔한 정발산 자락 일대도 전체적으로 말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대 곳곳에서도 부대의 상징물인 ‘말(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사단 본청 개선문 옆에는 말 조형물인 ‘백마부대의 상(像)’이 용맹한 자태로 서 있다.
높이 50㎝ 규모의 작은 말 두 마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양의 이 조형물은 1966년 6월 1일 베트남 파병 전 그동안 부대가 받은 각종 트로피와 상패를 녹여 만들어 그 의미를 더했다. 또 높이 3m 규모의 돌로 만들어진 ‘백마상(白馬像)’은 80년 사단 본청을 신축하면서 만들었다.
이 외에도 74년 5월 28일 백마고지 전투에서 장렬히 산화한 삼용사의 넋을 기리고자 건립한 ‘백마고지 삼용사상’과 6·25전쟁에서 전사한 선배 전우의 넋을 기리고자 83년 10월 1일 건립한 ‘백마대첩비’ 등의 조형물들이 부대의 전통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수도권 방호의 책임부대인 75사단은 철마부대로 불린다.
사단은 지역의 명산인 철마산의 정기를 받아 ‘철마부대’라는 애칭을 사용하게 됐다.
사단 중앙현관에는 가로 204㎝, 세로 73㎝ 규모의 나무로 만든 ‘철마부대의 상(像)’이 있다.
8마리의 말이 철마산을 배경으로 역동적으로 질주하는 모습을 조각한 이 조형물은 사단의 위용과 자부심을 나타내기 위해 지난 2012년 제작했다.
장병들이 정신교육을 하는 부대 정신교육관의 한쪽 벽면에도 사단의 진취와 상승을 의미하는 대형 말 그림이 있다.
특히 사단은 그동안 ‘75’를 나타내는 부대 표지를 사용해 오다 올해 청마의 해를 맞아 31년 만에 힘찬 말을 탄 군인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사단 마크를 개정해 부대 애칭의 의미를 더했다.
신동래(중위) 홍보문화장교는 “부대 마크 중앙에 위치한 철마 장군상은 임진왜란 당시 조국수호의 선봉에 있던 기사를 형상화해 그 정신을 이은 철마인의 긍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51사단에도 철마연대가 있다. 김용일(대위) 정훈과장은 “철마는 패하지 않는 강인한 백전백승의 말을 의미한다”며 “부대 창설 당시 배후에 위치한 철마산의 정기를 이어받자는 의미에서 부대명칭을 철마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전사에는 천마여단이 존재한다. 부대 관계자는 “천마는 하늘나라 상제가 타고 다니는 말로, 말 중에서 가장 빠르고 책임감이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며 “천마의 양 날개는 공수부대의 특성을 잘 나타내주며, 천마의 위용은 지상뿐만 아니라 바다와 공중 등 어떠한 공간과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하는 특전사의 모습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11사단 천마대대도 ‘하늘을 나는 말’을 부대 상징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 향토방위를 통해 책임지역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55사단 쌍마연대의 상징도 ‘말’이다.
부대가 위치한 장소가 조선시대에 교통의 요충지이자 중앙관료가 말을 교환하던 장소였다는 이유로 ‘쌍마부대’라는 애칭이 붙었다.
또 항공작전사령부 유니콘대대는 부대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매일 아침 기상 체조 후 “한번 유니콘은 영원한 유니콘!”이라는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부대 관계자는 “유니콘은 실존하지 않는 신화적 동물로 어떠한 적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부대의 용맹스러움을 상징한다”며 “지난 1988년 항공기 도입 당시 미국 보잉 사에서 유니콘의 기상과 같은 강인함과 행운을 갖는 대대가 되라는 의미로 유니콘 대대라는 애칭을 제안해 그때부터 부르게 됐다”고 밝혔다.
수도방위의 핵심지역에서 군수 지원을 통해 야전부대의 완벽한 작전수행을 돕는 3군수지원사령부의 상징도 ‘세 마리의 말’이다. 부대가 위치한 장소가 조선시대에 말을 목축하고 훈련시켰던 군수 요충지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삼마(三馬)부대’라는 애칭이 생겼다. 이준인(중위) 정훈공보장교는 “세 마리의 말은 군수의 3대 기능인 보급과 정비, 수송의 임무를 상징한다”며 “충직ㆍ근면하고 역동적인 말처럼 맡은 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겠다는 부대원들의 의지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육군75사단장 박노식 준장 -부대마크 바꿔 ‘필승철마정신’으로 강군 육성
“부대의 상징이기도 한 말의 해를 맞아 ‘적과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는 철마부대, 잘 쏘고 잘 뛰는 철마부대 육성’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올 한 해를 영예롭게 빛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육군75사단 박노식(준장·사진) 사단장은 2014년을 철마부대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철마의 기상으로 전투형 강군 육성을 위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나가는 것은 물론, 지역민과 화합하고 대군 신뢰도 증진을 위해서도 힘쓰는 부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사단은 올해 진취와 상승의 아이콘인 ‘청마(靑馬)의 해’를 맞아 조국수호의 선봉에 선 필승철마정신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사단마크를 개선하기도 했다.
박 준장은 “새로운 부대마크에는 수도권 방호의 책임부대로서 지난 31년 동안 전략적 요충지를 수호해 온 철마부대의 필승정신이 함축돼 있다”며 “부대마크 개정을 계기로 지금 당장 싸워도 이길 수 있는 실전적 전투 사단 육성과 더불어 지역민과도 하나 되는 철마부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우리 사단은 체계적인 특급전사 육성을 위해 특급전사 개인 인증제와 부대 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장병들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계발에 정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갑오년 새해에도 장병 모두가 창끝 전투력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실전적인 교육훈련과 특급전사 육성에 매진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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