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북한의 군사동향과 한반도 안보

윤규식

입력 2013. 12. 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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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규식 국방정신전력원 교수



 

 

 

 김정은이 집권한 지 2년이 됐다. 북한의 경제난은 더욱 심화되고, 외교적 고립 속에 국제사회의 지원은 급감했다. 3차 핵실험과 한반도 전쟁소동 때문이다.

김정은은 경제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민생고는 외면한 채 평양의 상위 1% 계층을 위한 오락시설 건설에 여념이 없다. 올해에만 능라인민유원지, 문수물놀이장, 미림승마구락부, 해당화관을 완공했고, 마식령스키장 건설도 막바지 단계다.

 그러나 상류층 달래기와는 달리 평양 이외의 지역에서는 사상교육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불과 6개월 동안에 정권 보위의 핵심 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경찰)를 세 차례나 방문할 정도로 내부 단속에 열심이다. 음란영상물을 제작했다는 이유로 은하수관현악단 9명과 남한 드라마와 영상물을 유통시켰다는 죄로 주민 80여 명을 공개처형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정권은 민심과 군심(軍心)을 얻기 위해 당세포비서대회와 3대혁명소조원대회, 13년 만의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 20년 만의 ‘보위일꾼대회’도 개최했다. 11월에는 김정은이 훈련 중 사망한 해군 장병들의 묘지를 직접 참배했다. 훈련 도중 숨진 사건을 외부에 알린 것도 이례적이지만, 북한 최고 권력자가 훈련 중 사망한 병사 묘지를 참배한 건 더 파격적인 행보다. 군의 바닥 민심을 다지면서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였을 것이다.

 2013년의 북한은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다. 자고 나면 군 수뇌부가 바뀔 정도의 잦은 고위직 교체로 진급과 강등이 반복됐고, 그 과정에서 서열파괴와 벼락출세가 상당했다. 그러면서 경제난 속에서도 3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은 물론 개량 방사포의 생산과 공격형 헬기의 NLL근접 배치 등 재래식 전력의 증강도 계속했다.

 한편으로 북한은 한국에 대해서는 연초부터 도발위협으로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다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전격적으로 남북대화에 나섰다. 개성공단 정상화 이후에는 이산가족상봉 행사와 남북 회담을 일방적으로 무산시키고 ‘선제공격’을 위협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혼란은 김정은 정권이 내부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집권 2년 만에 권력 실세인 장성택을 처형하고, 당·정·군 주요 간부 절반을 교체했으며, 공안기관을 이용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체제가 동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정은 정권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외부 세력의 위협’을 과장해 내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할 것이다. 바깥의 적을 만들어 체제의 위기를 회피하는 방식은 평양의 전매특허다. 당연히 외부의 적은 남한과 미국이다. 미국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없으니, 북한의 총구는 한국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

 북한 군사력 증강의 궁극적인 목적은 한반도 무력통일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국지도발을 통해 체제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려는 의도도 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정정(政情)이 불안해진 지금, 북한의 군사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할 때다.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 정치학 박사  윤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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