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청년 이동진의 히말라야 등정기<하>
‘이동진의 지구 한바퀴’가 지난 6일자를 마지막으로 약 17개월 63회의 연재를 마쳤습니다. 한 젊은이의 도전과 깨달음에 장병과 독자들의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그와 같이 도전을 꿈꾸는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을 위해 이동진 씨가 군대 전역 후 첫 번째 도전했던 히말라야 등정기와 오지탐사대 뒷이야기 등을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산전수전 겪은 일들은 내 인생의 자양분 전역 앞둔 병사들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
드디어 정상에 오르다
산행 7일 만에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정상 도착 시각은 새벽 5시로 잡았기 때문에 밤샘 산행이 선행돼야만 했다. 저녁식사를 하고 눈을 붙인 우리는 밤 11시가 넘은 시각에 일어나 정확히 12시쯤에 야간 산행을 시작했다. 오로지 각자의 헤드랜턴 만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했다.
무릎까지 쌓인 눈밭에 대원들의 눈 밟는 소리만 들릴 뿐 세상은 고요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 걸음에 세 번의 호흡이 필요할 정도로 고도가 높아졌고, 걷다 쉬기를 무수히 반복한 그때 햇살이 비치기 시작하더니 새벽 5시가 갓 넘은 시간에 우리는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믿기 어려웠지만 우리가 해낸 것이었다. 눈물을 쏟아내는 이도 있었고, 기뻐서 환호하는 이도 있었다. 내 눈앞에 7000~8000m 고봉 수십 개가 들어왔다. 미칠 것 같았다.
마음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데 주변은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다. 바람과 구름이 움직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다.
대자연 속에 나는 아주 미세한 먼지보다 작았지만, 내가 세상에 나온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분명 나에게도 사명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그러나 정상에서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허무가 몰려왔다. 정상 자체가 주는 메시지보다 정상을 오르기 위해 우리가 겪어야 했던 수많은 과정이 내가 얻은 선물이었다. 군 생활 또한 그러했으리. 전역한 순간의 기쁨은 바로 우리가 2년간 겪어야 했던 수많은 나날의 보답이었음을 나는 확신한다.
2010년 8월 10일. 오지 탐사대 대원으로 히말라야 원정을 무사히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나는 이제 믿는다. 등정 과정에서 산전수전 겪었던 일들이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됐고, 그후 나는 나만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군대라는 곳이 어떤 이에겐 불편한 곳이고, 또 어떤 이에겐 편한 곳일 수도 있다. 돌이켜 보면 2년간 나는 많이 힘들고 불편했으며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니 견뎌내는 법과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그랬기에 전역 후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었고, 어느 곳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다.
나는 히말라야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고, 그 이후에도 새로운 환경에 나를 노출시켰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고 아마 내 생이 끝나는 날까지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온 세상에 하얗게 뒤덮인 히말라야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내 가슴 속에 평생 남을 히말라야가 그립다.곤도고르 정상에서 태극기를 들고 있는 사진은 지금 봐도 가슴이 뛴다.
■ 2010년 지원 당시 노하우
▶1차 서류(자기소개서) 준비 방법
- 아웃도어 경험 위주로 작성.
- 오지 탐사대 목적 및 탐사 4대 가치를 중심으로 작성. (오지 탐사대 홈페이지 참조)
- 오지 탐사대에서 자신의 역할 및 대원들 간에 화합할 수 있는 법에 대해 소개.
- 봉사활동 경험 및 산행 경험에 대해 작성.
- 탁월한 글쓰기 능력보다 꼭 하고 싶다는 진실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
▶2차 면접 및 체력 테스트<면접>
- 작성한 자기소개서 내용을 숙달.
- 자신감 있고 열정에 가득한 눈빛과 진심이 담긴 말투.
- 영어 자기소개 1분 준비 및 꼭 선발돼야 하는 이유 영어로 준비.
<2010년 당시 면접 내용>
- 자기소개해보시오.
- 팀원의 사기가 떨어졌을 때 자신의 장기로 파이팅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 인생의 좌우명은?
- 팀원 간 불화 시 해결 방안은?
-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 영어로 자기소개 1분/ 오지 탐사대에 꼭 선발돼야 하는 이유?
(그 외 인터넷 블로그 등을 참조하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음)
▶3차 아웃도어 리더십 테스트
- 2박 3일간 한팀이 돼 산을 오르내리면서 독도법을 통해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 팀당 20명이 함께 움직이며 각자 역할을 팀 내에서 정한 뒤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을 배치된 강사와 청소년 위원장이 점수를 매김. 일정을 마친 후 상호 간 평가 실시.
- 노하우: 불편해질 것. 편안한 삶 속에서 지내다 갑자기 배고프고 힘겨운 테스트를 받게 되는 상황에서 나 자신이 불편해짐으로써 모두가 좀 더 빨리 미션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2년간 군 생활을 한 나는 불편이 습관화돼 있어 테스트가 편했다. 한 가지만 기억하자! ‘나’다 싶으면, 달려들자!
▶준비 방법(개인 훈련 방법)
리더십·협동심·팀워크 등은 군인에게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왜냐! 이 모든 것들이 바로 군인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군 생활이 적응된 말년 병장들에겐 군대의 연장선이라 생각한다면 마음 편하게 면접을 치를 수 있을 것이다. 전역을 앞둔 그대들이여, 국가를 지켰던 그 힘으로 이제 세계의 오지를 누벼보자. 스스로 기회를 주는 자에게 숨겨진 지구 상의 오지가 주어질 것이다! Let’s go!!
■ 대한민국의 군인인 당신!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하라
▶ 히말라야 갈 수 있는 조건
* 내가 생각하는 히말라야 원정대원 조건은 건강한 생각과 바른 정신을 갖고 있으며,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무엇을 적극적으로 잘 해낼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누가 봐도 튼튼하다고 생각되는 자타 공인의 체력을 갖고 있는 젊은이, 그리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협동심과 남을 나처럼 생각하는 배려심(악·깡·체력·바른 정신)이 갖춰진 젊은이라면 선발 자격이 충분.
▶ 히말라야 가는 방법 (오지 탐사대 지원 방법 소개)
* 오지 탐사대 테스트 소개 (2013년 선발 기준)
주최: (사)대한산악연맹
후원: 문화체육관광부·코오롱 스포츠
탐사 내용: 현지탐사·문화교류·환경탐사·봉사활동 등
탐사지: 몽골 알타이·키르기스스탄 악수·중국 곤륜·에콰도르 침보라소·러시아 카프카스
참가비: 33만 원(탐사에 필요한 모든 경비·장비 지급)
1차 테스트:서류전형(3. 18~4. 14)
2차 테스트: 체력 및 면접(4. 28 턱걸이(남), 오래 매달리기(여), 윗몸일으키기, 오래 달리기(남:1600m/여:1200m) 장소:한국체육대학교)
3차 테스트:아웃도어 리더십 테스트 (5. 10~5. 12) 최종 선발된 인원 44명
종합훈련 5. 31~6. 2 (7월 12일 발대식)
탐사기간:7월 말~8월 초(약 20일간)
11월 1일 보고회 및 고회 발간
-오지 탐사대 사이트: www.globalexpedition.co.kr
-문의:02)414-275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