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해상 전투복ㆍ전투화 신규 보급을 기대하며

모세준 중령

입력 2013. 12. 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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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준 중령 해군본부 군수참모부



 등산ㆍ트레킹ㆍ캠핑 등 아웃도어시장이 확대되면서 아웃도어 의류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일었다. 신문이나 TV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아웃도어 전문브랜드 광고만 보더라도 그 양적ㆍ질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이처럼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ㆍ식ㆍ주 중에서 의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그 다양성과 가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된다. 특히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그에 적합한 옷을 착용하는 것은 그 일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때로 목적의 성패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해군의 주 전장은 바다이며, 주력(主力)은 함정(배)이다. 그런데 우리 해군에는 아직 함정에 적합한 전투복ㆍ전투화가 따로 없다. 그래서 함정 출동 시에는 근무복을 전투복 대용으로, 운동화를 전투화 대용으로 착용한다. 본래 근무복은 육상 근무에 적합한 피복이며, 운동화 역시 함 생존성 향상을 위한 소음통제와 쿠션 때문에 착용하고 있지만 함정근무 및 전투를 위한 최적의 의류는 아니다. 앞서 아웃도어 의류시장의 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가 발전하면서 우리가 입는 옷도 그 목적에 맞춘 정교한 변화ㆍ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평상복과 보통 운동화로도 등산을 했지만, 이제는 좀 더 편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등산을 위해 등산복과 등산화가 등장했다. 체온유지를 위해 땀도 빨리 마르고 통풍도 잘 되는 방투습 원단의 기능까지 갖추는 등 하루가 다르게 고기능성 의류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이제 우리 해군도 함정 근무에 적합한 해상 전투복과 전투화를 고려해야 할 때가 왔다. 함정 건조기술과 무기체계가 발전하듯이 여기에 근무하는 승조원들도 해상 전투복ㆍ전투화를 갖추고 전투력을 한층 더 높여야 한다.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 선진 해군은 이미 해상 전투복ㆍ전투화를 보급하고 있다. 함정의 전투력 유지와 장병 편의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해상전투복은 함정 내 좁은 공간에 적합토록 통기성이 우수하며, 화재ㆍ폭발 등에 대비한 난연(難燃) 기능을 갖추고, 함정에서의 중요한 과업인 정비업무를 위해 물과 기름에 쉽게 더러워지지 않는 발수ㆍ발유기능이 포함돼야 한다. 해상전투화 역시 통기성, 물과 기름에 대한 미끄럼방지 기능, 철판바닥을 고려한 쿠션기능과 대잠 작전을 위한 방음기능, 바다에 빠지더라도 쉽게 벗을 수 있는 사이드 지퍼 등을 갖춰야 한다.

 해군은 해상 전투복ㆍ전투화(가칭 함상복ㆍ함상화) 신규 보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016년 최초 보급을 목표로 국방부에 소요를 제기하고 우수업체를 통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기계획 예산에도 반영하고, 미 해군을 비롯한 선진국 사례를 확인해 보급 현실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해상 전투복ㆍ전투화가 보급되면 고속정 전투복, 잠수함 근무복, 해상병 전투복(샘브레이, 당가리) 등 함정용으로 제작된 각종 전투복을 통일함으로써 복제 단일화를 통한 효율적ㆍ경제적 군 운영에도 기여할 것이다. 또 미 해군처럼 육상 전투복도 해상 전투복ㆍ전투화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해군 보급장교로서, 머지않아 함정 근무자들이 최적의 해상 전투복과 전투화를 착용하고 전투임무에 매진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해군본부 군수참모부  모세준 중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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