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비 내리는 날 우산처럼… 포기 모르는 군인정신 나를 지켜준 가장 큰 보험

김보람

입력 2013. 11. 0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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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병영토크 만나고 싶었습니다-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과 육군52사단 210연대 김은호·김도완 상병


 청춘은 도전의 연속이다. 젊은 날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끊임없이 도전해 얻은 교훈들은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로움을 선물한다. 앞으로 수많은 도전을 통해 아름답게 비상할 육군52사단 210연대 김은호·김도완 상병이 ‘열정과 도전의 아이콘’인 에이플러스에셋 곽근호(58) 회장을 찾았다. 서울 강남 삼성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곽 회장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시작해 대기업 임원을 거쳐 금융회사 CEO가 되기까지의 인생 도전기를 상세히 들려주며 청년들의 궁금증에 열정적으로 대답했다.

 

군은 사회의 축소판…조직인으로의 자세·역량 키울 기회  기쁜 마음으로 배려·솔선수범하다 보면 멋진 사나이 돼

 

곽근호 회장은?

 1956년 대구광역시에서 태어나 영남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한 곽 회장은 ROTC 18기 군 장교 출신이다. 전역 후 1982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그는 신화적인 영업과 탁월한 마케팅 능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말단 신입사원에서 임원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 됐다. 삼성에서 25년간 근무하며 기획팀장과 법인사업부장을 거쳐 법인영업본부 담당임원(상무)으로 선임됐다. 이후 2007년에는 회사를 나와 특유의 추진력과 리더십으로 뜻을 함께한 금융인을 모아 자산관리 전문회사인 에이플러스에셋(A+에셋)을 창립했다. 곽 회장은 회사 설립 6년여 만에 5개 계열사에 6000여 명의 설계사를 갖춘 독립판매법인(GA·General Agency) 분야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에이플러스에셋의 곽근호(가운데) 회장과 육군52사단 210연대 김은호(왼쪽)·김도완 상병이 재테크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은호 상병 :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ROTC 출신으로서 군 경험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곽근호 회장(이하 곽 회장) : 군은 사회의 축소판이나 다름없어요. 아니 오히려 사회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체계화된 조직이지요. 우리는 거의 대부분 사회 초년생이 되기도 전에 군대라는 곳에 와 조직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자세와 역량을 배우게 됩니다. 저 또한 군에서 조직원으로서의 기본자세를 익히고 의사소통 능력을 키웠습니다. 저는 1980년에 임관해 장교 생활을 2년 동안 했어요. 초급장교로서 조직원들과 같이 호흡하고 어울리는 법과 윗사람을 모시는 법을 배웠죠. 조직원과 상사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조직의 중간자 역할을 경험해 본 것이죠. 이 값진 경험을 통해 초임 장교로서 갖춰야 할 리더십을 함양하고 상사를 모시는 자세와 상하 간 조율하는 의사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 사회에 나왔을 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김도완 상병 : 소위 ‘군대 다녀오면 철이 든다’는 얘기도 있는데(웃음)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셨나요.

 곽 회장 : 그럼요. 더 단단한 내면을 다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어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군인정신(?)이라는 것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정신 아니겠어요? 목표를 향해 승부 근성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더라고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상태에서 더 발전해 실패를 아예 생각하지 않는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도전정신은 저를 더욱 강인하게 만들었습니다. 군은 전쟁에서 늘 싸워 이겨야 되는 곳이잖아요. 목표 달성을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이 세상살이와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요. 저는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바로 ROTC를 했다는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그 정도로 군 생활은 제가 나만의 철학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 상당히 큰 도움을 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때 배우고 다짐했던 ‘기본’이 되는 이념들을 기억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은호 상병 : 군 생활을 하면서 특별히 목표로 한 것이 있으셨나요? 있다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곽 회장 : 저의 목표는 ‘참된 리더가 되자’는 것이었어요. 참된 리더는 조직의 미래와 목표를 정확히 인식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법을 고민하는 사람이지요. 이를 위해 조직원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그들의 고충을 제대로 파악해 해소해 주려고 노력했어요. 조직원 개개인이 먼저 즐겁고 행복해야 전 조직원이 합심해 공동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서는 군사학, 특히 전쟁사 부분에 관심을 갖고 많은 병법서를 읽었어요. 책을 통해 역사 속 리더들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대안을 찾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병사들과 함께하며 개인적인 고민도 들어주고, 선배이자 형의 마음으로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주곤 했어요.

 
 김도완 상병 : 그럼 지금 한창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에게 추천해 줄 만한 목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곽 회장 : 우리나라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 기본예절을 가르치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얼마나 큰 사회적 낭비입니까. 사실 사회생활을 하는 데 갖춰야 할 기본사항과 예절은 군대에서 조직생활을 잘하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장병들이 군 생활을 하며 정직한 사람, 바르고 예절 바른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서 정직함이나 성실함 대신 요령이나 눈속임을 먼저 배우게 되면 결국 사회의 악 같은 존재가 되고 말 겁니다.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듯 사회 초년생다운 정직함을 배우고 체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은호 상병 : 에이플러스에셋은 육군부사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군에 애정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곽 회장 : 군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입니다. 애정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지요. 또 튼튼한 안보가 바탕이 돼야 저와 같은 기업인이 마음 놓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겠지요. 저는 늘 군이 국가 번영의 초석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안보가 불안하면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도 모두 무너집니다. 우리 국민도 안보불감증에서 벗어나 국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실히 인지해야 합니다. 저는 국방 발전을 위해 군 조직의 중간 역할을 해 주는 부사관이 많이 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조직이든 중간 역할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군 조직 전체를 볼 때 병과 장교 사이 가교역할을 하는 조직이 바로 부사관입니다. 저는 이들의 비전이 높아야 군의 비전도 함께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부사관들이 스스로 ‘내가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구나’라고 생각하고 군 생활을 통해 보람을 느낄 때 군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부사관들을 응원하는 지원자가 많이 있다면 우리 군은 더 강해지겠지요. 군 전투력의 중추가 되는 부사관들이 정예 전투요원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김도완 상병 : 평범한 회사원으로 시작해 대기업 임원과 CEO까지.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이 있을까요.

곽 회장 : 삼성그룹 공채로 들어와 평범한 회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25년 동안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다 보니 어느덧 임원의 자리에도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금융판매사를 만드는 데 뜻을 같이한 지인들과 함께 회사를 창립하게 됐지요. 지금은 계열사 5개에 6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대형 금융회사로 거듭났습니다. 이 모든 결과는 우리 조직원 모두가 한 목표를 갖고 같은 방향으로 전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우리 회사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저의 생활 철학이자 좌우명이 있는데요. 8가지 덕목의 앞글자를 따서 “절인가솔 자잘감행”이라고도 합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인생을 즐겨라, 가장 중요한 것은 쓰레기 밑바닥에 있음을 알라, 솔직하라,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라, 잘못이 있으면 정중히 사과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행복을 예견하고 미리 준비하라’ 입니다.
 

 김은호 상병 : 부연 설명을 해 주신다면요.

 곽 회장 : 이 8가지 덕목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결국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아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장병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덕목은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일을 하다 안 좋은 조짐이 보이면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저는 그런 친구들에게 정말 힘들면 조금 쉬었다가 방향을 바꿔 다시 도전하는 게 어떠냐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목표를 정했으면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갖고 결과물을 창출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군 생활을 할 때도 즐거운 마음으로 전우들을 배려하고 솔선수범하면 어느 순간 모든 부대원이 인정해 주는 멋진 사나이로 거듭나게 될 겁니다.
 

 김도완 상병 : 돈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돈에 대한 회장님만의 철학이 있으신가요.

곽 회장 : 우리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만큼 돈은 중요한 존재입니다. 특히 정직하게 노력해서 번 돈은 정말 숭고한 것이지요. 돈을 잘 벌고 잘 쓸 줄 아는 자가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지요. 열심히 일하지도 않고 요령만 피면서 돈 잘 버는 사람들을 시기하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합니다. 바르고 정당하게 벌어서 보람 있게 잘 쓰는 사람이 ‘진짜 부자’라고 생각해요.
 

 김은호 상병 : 마지막으로 사회 초년생들에게 추천해 줄 만한 재테크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곽 회장 : 급여, 가정환경, 부양해야 될 가족 등 모두 각자의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방법을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재테크의 핵심은 ‘누가 먼저 시작하는가, 그리고 누가 먼저 미래를 잘 설계하는가’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친구들 중 가장 먼저 현금 1억을 모으는 사람이 향후 훨씬 더 큰 차이의 자본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초기 자본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순간부터 당장 절약하고 한 푼이라도 더 모아야 해요. 하루라도 빨리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습니다. 또 국방부 시계가 돌아가듯 시간도 인생도 생각보다 훨씬 더 금방 흘러가니 노후를 미리 준비하는 지혜를 갖춰야 합니다. 당장 내일이 아닌 30~40년을 먼저 보는 눈을 키우면 좋을 것 같아요.



 

김보람 기자 < rambo723@dema.mil.kr >
사진 < 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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