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ㆍ국정원 주관 화이트해커 선언식서 다짐 화이트햇 콘테스트로 보안의 중요성 인식 계기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2013 대한민국 화이트해커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조국의 사이버 안보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지난 1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화이트해커 선언식에서 김은수 씨를 비롯한 화이트햇 콘테스트 수상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선서문을 읽어내려 갔다.
화이트해커 선언식은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이 공동 주최한 제1회 화이트햇 콘테스트의 부대 행사 중 하나로 국민들의 사이버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서 마련됐다.
국방부는 “마침 한미동맹의 날(9월 30일)과 한미군사위원회회의, 국군의 날(1일), 한미 안보협의회의(2일) 등과 화이트햇 콘테스트 날짜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번 콘테스트와 선언식은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언식은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화이트해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군과 민간 보안 전문가들이 함께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 국방부의 기대다.
이번 선언식 행사로 민간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나 전문가적 소양을 지닌 청소년들의 사이버 윤리 의식을 높이는 효과도 거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래이해시 이승진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 일환으로 사이버 윤리강연을 하면서 “해킹 실력을 연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사이버 윤리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화이트햇 콘테스트의 부대 행사로 ‘국가사이버 위협의 심각성과 대응방안’을 주제로 열린 사이버정책 토론회도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이버정책 토론회도 제도권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인의 관점에서 사이버 위협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안을 논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특별한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충남대학교 류재철 교수는 “수준 높은 사이버안보 정책제안들이 많이 나와 놀랐다”며 “앞으로도 이런 토론의 장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열린 본 행사인 화이트햇 콘테스트도 장차 사이버 전사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 있는 화이트해커를 발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화이트햇 개인전 대상의 영광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김은수 씨가 차지했다. 단체전 대상의 영광도 역시 KAIST 소속의 KAIST GoN팀에게 돌아갔다. 화이트햇 개인전 청소년부 대상은 일산동고등학교의 진용휘 학생이 차지했다.
국방부 관계관은 “이번 콘테스트는 최근 3·20 사이버테러와 6·25 사이버 공격 등 사이버 안보 위협이 점차 고조됨에 따라 국가차원의 사이버 인재 발굴·육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며 행사 개최의 목적 중 하나가 인력 양성임을 분명히 했다.
화이트 해커(White Hacker) 혹은 화이트햇(WhiteHat)은 금전적 이득 등 개인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목적으로 정보 시스템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거나 정보시스템의 약점을 분석해 그 대응책을 구상하도록 돕는 선의의 해커를 의미한다. 미국에서도 화이트해커는 악성 해커 검거나 해킹 예방 등에 기여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이버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이번 화이트햇 콘테스트를 개최한 만큼 수상자들에게 상금 외에도 다양한 우대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다. 우선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은 이번 대회 수상자들에게 국군사이버사령부 입대와 국가정보원 지원 시 우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관으로 실시하는 ‘최정예 사이버보안 인력 양성프로그램’ 참가자격도 부여된다. 블랙햇, 데프콘 등 해외 유명 해킹콘퍼런스 연수비용도 일부 지원한다. 또 한국정보기술연구원(KITRI)에서 주관하는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프로그램(Best of The Best)’ 지원 시에도 우대할 예정이다.
행사를 주관한 국군사이버사령관 옥도경 준장은 “부국강병을 이룰 화이트해커를 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화이트햇 콘테스트와 화이트해커 선언식 등이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의 공동개최로 열린 것 자체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 정부가 부처 간 벽을 허무는 협업(協業)을 강조하는 가운데사이버 안보를 위해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이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국가안보를 위해 막중한 임무와 역할을 맡은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이 화이트해커를 선발하는 콘테스트를 함께 개최하는 것 자체가 사이버 안보의 중요성을 널리 인식시키는 데 효과가 크고, 장기적으로는 국가적 차원의 대응 속도를 높이는 데도 간접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김병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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