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부사관 미래 밝다<14>학생 중심 참여형 교육이 답이다
병 훈련 교관으로 전투지휘·훈련지도 능력 배양 큰 성과 야전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능동적 대처…자신감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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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부사관학교는 부사관 양성교육은 물론 각종 보수교육과 대외 위탁교육, 나라사랑 병영체험 등 군 간부 교육기관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교육생들이 부사관으로서 당당하게 복무할 수 있도록 효과 중심의 교육훈련을 해 전투지휘 및 훈련지도 능력을 구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정해진 기간 내에 많은 교육생을 교육하다 보니 교육 방식은 교관 중심의 주입식 교육, 지식 축적 위주로 진행되기 쉬웠다.
미래 군 구조 개편에 따라 부사관 교육 소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이에 따른 여건은 소요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아직까지 일부 과목은 한 교실에서 한 명의 교관이 수십 명의 교육생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관이 교육한 내용을 부사관 교육생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야전에 배출될까.
미국의 저명한 교육학자 에드거 데일(Edgar Dale)은 ‘학습의 원추(cone of Learning)’라는 이론에서 교육 내용이 기억에 남는 비율은 읽고 듣는 경우가 20%, 보고 듣는 경우 50%, 말하기 70%, 말하고 행동하기가 90% 정도라고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교관의 일방향 교육보다 교육생들이 말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효과 중심의 학교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한 결과 지난해 말 교육사령부 예하 전 학교가 학생이 중심이 되는 참여형 교육을 확대 시행키로 했다.
이를 러닝 앤 티칭(Learning & Teaching) 기법(이하 L&T 기법)이라 한다. 쉽게 말해 교육생이 직접 교관이 돼 다른 교육생들을 가르쳐 보고 다른 교육생에게 배워 보면서 서로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다.
기존 주입식 교육을 받은 교육생들은 적 포탄 낙하 시 일단 정지 일제히 통과 우회 통과 등 교리에 명시된 범위 내에서만 판단하고 대응하는 수준이었다.
교리나 교범은 기본 원칙과 절차, 참고사항 등을 기술한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전장 상황에 대한 모든 대응 방법과 절차에 대해 답을 줄 수는 없다.
특히 육군부사관학교는 초급부사관을 양성해 전·평시 소부대 전투지휘자로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상황판단―결심―대응’을 할 수 있는 충분한 훈련과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L&T 기법을 적용해 교육생들 간에 끊임없이 상호작용과 자발적·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는 수렴적 사고능력과 주어진 지식·정보를 최대한 확장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 능력을 배양하게 했다. 외운 시나리오를 읊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어떻게 조치할지 스스로 고민하게 하는 것이다.
L&T 기법은 과거 일부 과목만 적용되다 최근에는 병기본 3개 과목(개인화기, 화생방, 구급법)과 경계, 분소대·중대 전투, 편제화기 등 그 범위를 확대해서 시행하고 있다.
강의를 줄이고 교육생들의 실습 횟수와 시간을 대폭 늘리는 한편, 강의식 교육도 교육생 발표 위주의 학생 중심 참여형 교육으로 방법을 바꾸었다.
그 결과 부여된 상황을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주도적 능력 향상은 물론, 병 훈련 교관으로서 부사관들의 전투지휘·훈련지도 능력 배양에 큰 성과를 거뒀다.
교육생들 스스로도 ‘야전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동국대 조벽 석좌교수는 그의 저서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에서 자신이 직접 한번 가르쳐 보면 99% 정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다른 어떤 교육방법보다 L&T 기법이야말로 교육생들이 배운 것을 99%까지 기억하고 야전에 배출될 수 있는 학교교육의 답이라 할 수 있다.
L&T 기법을 통해 육군의 학교교육이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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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 부사관 제도-부사관 역할·위상 제고해 강군 육성 초석 다져
육군은 미군의 훈련부사관(Drill Sergeant) 제도를 벤치마킹해 2000년 7월 육군부사관학교에 ‘훈련부사관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이 제도의 도입 배경은 교육과 훈육을 전담하는 전담교관을 육성, 교육훈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부사관의 역할과 위상을 제고해 강군 육성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것이다.
이후 훈련부사관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2011년 제도를 개선해 훈련부사관Ⅰ~Ⅲ형 등 3개 유형으로 구분, 연 1회 전 병과를 대상으로 우수자를 선발하고 있다.
‘훈련부사관Ⅰ형’은 중사(진), ‘Ⅱ형’은 중사 중 Ⅰ형 유경험자와 기타 지원자(해외 파병, 위탁교육 등), ‘Ⅲ형’은 상사 중 Ⅱ형 유경험자와 기타 지원자가 대상이다. 기존 제도를 포함해 현재까지 39개 기 2045명이 임명됐다.
훈련부사관Ⅰ형은 육군부사관학교에서 12주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는데 이수자는 육군참모총장 명의로 훈련부사관으로 임명되고 훈련부사관 휘장을 수여받는다.
훈련부사관이 되면 기본임기 3년(1년 단위 2년 연장)으로 신병교육기관, 육군부사관학교 등에 담임교관으로 보직돼 신병교육훈련 및 부사관 양성 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훈련부사관은 수여받은 휘장을 훈련부사관 임무 종료 후에도 계속 착용할 수 있다. 한 번 임명되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전원 장기로 임명되는데 제도 개선 후 유형 Ⅰ형은 2011년 75명, 2012년 92명 전원이 장기복무로 선발됐다.
근무평정은 1, 2차 절대평가를 받으며 각 계급 진급 시 일반부사관보다 우선권이 부여된다. 또한 ‘올해의 훈련부사관상’을 수상한 인원은 육군참모총장 표창과 함께 부부 동반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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